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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23, 2015

IMF 때와 지금 삼성 비교해보니..한발 앞선 구조조정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현금확보 등 다른 대기업에 앞서 위기 대비 체제 구축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계열사 매각, 인력감축, 현금확보 등 다른 대기업에 앞서 위기 대비 체제 구축]
“앞으로 수년 뒤 경제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계열사 매각, 인력 재배치 등은 이를 미리 대비하면서 잘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하기 위함이다.”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을 기점으로 지난 10월 삼성정밀화학 등을 롯데에 매각하기까지의 구조조정을 한 이유에 대해 삼성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같은 삼성의 선제적 조치는 1997년 IMF 외환금융위기 1년 전인 1996년에도 유사하게 진행된 사례가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6년 멕시코 티후아나 전자복합단지를 방문하던 중 미국 샌디에이고로 긴급히 사장단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열었다.
1994년 최고조에 달했던 반도체 호황이 마감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
1995년 매출 16조100억원에 영업이익 4조2820억원(영업이익률 26.4%)였던 것이 이듬해엔 매출 15조8750억원, 영업이익 1조4470억원(영업이익률 9.11%)으로 떨어졌다. 매출은 1% 가량 줄었는데 이익은 66% 가량 급락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가 조금 팔려 이익이 난다고 자만에 빠져 있다"고 질책하며 장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경비절감을 지시했다. 비상경영의 시작이었다.
삼성그룹은 경영 전 분야에 걸쳐 3년 동안 원가 및 경비의 30%를 절감하겠다는 ‘경비 330운동’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이익이 나지 않는 이천전기와 같은 한계기업을 모두 팔았고 유휴 부동산도 정리했다.
삼성이 비상 경영에 돌입한 지 1년 뒤, IMF 외환위기가 터졌고 삼성은 현금확보를 위해 계열사와 자산을 처분했다.
반도체 부천 사업장을 미국 페어차일드에 4억5500만달러에 팔았고 삼성중공업은 발전설비, 지게차 사업부, 중장비 사업부 등을 스웨덴 볼보와 미국 클라크 등에 각각 매각했다. 오디오 사업과 냉장고 사업 등은 조직을 슬림화했다.
삼성전자는 1998년 1000명의 명예퇴직을 접수하는 등 계열사별로 명예퇴직을 비롯해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복리후생도 줄였다. 그 결과 1996년말 국내외를 포함해 8만5000명에 달하던 인력은 1999년말 5만4000명으로 36% 가량 감소했다.
인텔로부터 반도체 투자 재원으로 1억 달러를 조달하고 애플과 델로부터 LCD 공장 투자를 위해 3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 돈으로 차세대 사업에 대한 투자의 끈은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최근 수년간의 상황도 1996년 위기 직전과 비슷한 대목이 적지 않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매출은 2013년 228조6927억원에서 2014년 206조206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조7850억원(영업이익률 16.1%)에서 25조250억원(영업이익률 12.1%)으로 32% 가량 줄었다.
올 3분기까지의 매출은 147조33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조4758억원에 못 미친다. 환율효과로 영업이익이 19조7366억원에서 20조2706억원으로 늘었지만 2013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삼성은 IMF 때와 마찬가지로 잘할 수 없거나 이익이 나지 않은 분야부터 손을 댔다.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 삼성SDI의 케미컬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은 롯데에 팔아 현금도 쌓아 뒀다.
삼성생명 본사 사옥 등 부동산 매각을 시도 중이며 지난해 금융계열사의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삼성전자의 인력재배치, 삼성물산과 중공업 등의 희망퇴직 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내년 경비도 30% 가량 줄이기로 하는 등 '위기 전야'의 모습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렇지만 IMF 당시처럼 그룹의 미래 먹거리에는 비축된 자금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택공장 반도체 라인증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공장, 삼성SDI의 배터리 라인 확대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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