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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30, 2017

美유엔대사 "북한과 대화 위한 시간 끝났다" "결과 내지 못하면 안보리 긴급회의 할 시점 아냐"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30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탄도미사일 대응을 위한 유엔 안보리의 긴급회의 소집 여부와 관련해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면 긴급회의를 할 시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일부에서 우리가 안보리 긴급회의를 추진한다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실질적인 대북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은 최소한 현시점에서는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은 이미 수많은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이를 위반하고 있고, 모든 안보리 회원국이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현저하게 강화하지 않는 추가적인 안보리 결의는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헤일리 대사는 "그런 것은 북한 독재자에게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결정적으로(finally) 이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중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28일 ICBM급 미사일을 재차 발사한 상황에서 이미 안보리에서 논의 중인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조치가 담겨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이 협력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헤일리 대사는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면서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에 앞서 트위터 글에서 "중국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주문하는 한편, "(북한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조치를 강조했다.

"일자리 없어.." 자영업 몰리는 30대·고령층

작년 자영업자 수 증가 40.50대 자영업자는 감소.. 직업훈련 등 대안 필요

일자리를 찾지 못한 30대와 퇴직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자영업 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지난해 자영업 시장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은 모두 소득이 없다는 점에서 '생계형 창업'으로 볼 수 있으며 폐업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이들이 임금노동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자영업자 수는 557만명으로 2015년(556만3000명)에 비해 7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연령층과 청년층이 활발하게 자영업 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된다. 60대 이상이 144만4000명에서 149만명으로 4만7000명(3.2%)이나 늘었다. 30대 청년층에서는 1만명이 늘어났다.

반대로 40대와 50대는 지난해 자영업자가 감소했다. 50대는 172만8000명에서 169만9000명으로 줄었다. 40대 자영업자도 146만7000명에서 144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의 허리에 해당하는 장년층이 자영업에서 속속 이탈해 임금노동자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것과는 달리 양극단에 있는 청년.노년층은 자영업에 꾸준하게 진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들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들이 취업에 실패하거나 실직에 의해 떠밀리다시피 자영업자가 됐다는 점이다.

먼저 30대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 2006년 613만6000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1~2%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를 경험한 2009년에는 30대 취업자가 600만명 아래로 내려왔으며 지난해에는 564만명까지 30대 취업자 규모가 감소했다. 30대 취업자가 감소하는 동안30대 자영업자 수는 늘고 있었던 것.

60대 이상 고령층도 퇴직 이전 임금근로자로 있을 때 모은 돈을 가지고 소액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창업한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 4만7000명 중 2만8000명(60%)이 직원을 쓰지 않는 '나홀로 사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 아래 자영업의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전체 자영업을 기준으로 봐도 일인당 평균매출액은 2016년 기준 1억4300만원으로 0.8%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지난 2011년 이후 줄어가던 자영업자의 폐업건수도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됐다.

자영업 시장으로 진입한 이후 다시 임금노동자로 복귀가 어려운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원은 "자영업 사장으로 유입되는 것이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대부분이 도소매업이나 음식점을 여는 등 차별성이 없고 생산성이 낮아 자영업 시장 환경이 생존하기에는 나쁘다는 점이 문제"라며 "직업훈련을 통해 임금노동자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폐업 이후 복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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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23, 2017

文대통령, '14대그룹+오뚜기'와 이틀간 대화 '대표적 상생 모범기업' 오뚜기 벤치마킹하란 文대통령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7∼28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을 주제로 기업인과 첫 공식 간담회를 갖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 2개 그룹으로 나누어 이틀간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대화에는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대 그룹과 대한상의 회장,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 오뚜기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오뚜기그룹의 함영준 회장은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러받으면서 상속액의 50%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는가 하면, 협력업체들에게 제대로 납품가를 책정 지불해 SNS 등에서 대표적 상생 모범기업인으로 극찬을 받아왔다.

문 대통령이 14대 그룹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기업규모가 작은 오뚜기를 포함시킨 것은 재계에 오뚜기를 벤치마킹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는 셈이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참석 기업은 삼성·현대기아차·SK·LG·롯데·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KT·두산·한진·CJ·오뚜기이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도 참석한다.

박 대변인은 "기업인과의 대화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인들과의 첫 공식 간담회로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방미 시 경제인단과의 차담회에서 '조만간 경제인과 만남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 사람 중심 경제 등 새 정부 경제철학을 기업인과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정부와 기업 역할에 대해 상호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은 향후 노동계 및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과의 간담회도 별도로 개최하는 등 모든 경제주체와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aturday, July 22, 2017

서양인 배낭여행객들, 동남아서 잇단 구걸여행.."무개념" 논란

방콕 시내 관광지인 짜뚜짝 공원에서 젖먹이 딸을 데리고 구걸을 하는 서양인 여성. [타이비자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시아를 찾은 서양인 여행객들이 거리 구걸로 여행 비용을 충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최근 방콕 시내 관광지인 짜뚜짝 공원에서 젖먹이 딸을 데리고 구걸을 하는 서양인 여성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통해 확산했다.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이 여성은 길가에 좌판을 펼치고 '어떤 가격이든 좋으니 사달라'며 딸의 사진을 팔았다. 그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딸과 함께 귀국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구걸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이 여성은 달아났다는 '남편'과 함께 태국 북부 유명 관광지인 치앙마이 시내에서 다시 구걸하다 목격됐다.
태국 현지에서는 이들 역시 여행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구걸하는 '베그패커'(begpacking·구걸 여행자)에 불과했다면서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장거리 해외여행에 나설 형편이 되는 이들이 자신보다 가난한 현지인들을 속여 돈을 걷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아 발리 시내에서 독일 국적의 벤저민 홀스트(32)가 구걸을 하고 있다. [코코넛 발리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최근 들어 동남아에서는 이처럼 구걸 여행을 하는 서양인 관광객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여행 자금을 보태 달라며 길거리 공연을 하거나 엽서 등을 파는 서양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에는 싱가포르 당국이 한쪽 다리가 심하게 붓는 희소병을 지닌 30대 독일인 남성의 입국을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이 남성은 2014년 만리타향에서 걸인 신세가 된 것을 딱하게 여긴 방콕 시민들이 5만 바트(약 160만원) 상당의 성금과 독일행 항공편을 제공하자 그 자리에서 술값으로 탕진해 강제추방된 전력이 있다.
그는 이후에도 아픈 다리를 내세워 구걸하는 수법으로 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각국을 돌며 수년간 호화여행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이민당국은 외국인의 구걸 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올해 중순부터 자국에 입국하는 서양인 관광객들이 1인당 1만 바트(약 33만원) 이상의 현금을 가졌는지 단속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Friday, July 21, 2017

"목에 빨대 10개가 꽂혀 있어요" '29만9000원 여행'에 담긴 노동착취

[인터뷰-상] 최초 '해외 한인가이드 노조' 결성, 박인규·전중길씨
[오마이뉴스 글:소중한, 편집:박순옥]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의 박인규 본부장이 노조 결성 전 과도한 업무로 인해 병원 신세를 졌을 당시의 사진.
ⓒ 박인규 제공
메꾸다 : 부족하거나 모자라는 것을 채우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이 단어에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패키지 해외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한인 가이드가 그들이다. 우리가 '왜 이렇게 싸?'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선택한 '29만 9000원 초특가 상품'은 한인 가이드의 '메꾸기'가 있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그들은 "빨대 10개가 목에 꽂혀 피 빨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 안 되지만, 패키지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손님이 돈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만난 태국 현지 한인 가이드 박인규·전중길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털어놨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우리도 손님들과 정말 즐거운 여행을 보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놈의 메꾸기 때문에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토로했다.
도대체 메꾸기가 뭐길래 '손님=돈'이란 공식이 이들의 머리를 떠나지 못하는 걸까.
"여행사=비행기 좌석판매 대행업체"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의 전중길 사무처장이 19일 인천공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소중한
태국의 경우, 비수기 저가 상품 가격이 25만 원대까지 책정된다. 이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인터파크 등 한국의 여행사들이 정하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 25만 원에는 가이드 임금은 물론 숙박·식사 등 이른바 '지상비'라고 불리는 현지 비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그 25만 원은 딱 왕복 비행기 값일 뿐이다.
"한국의 여행사는 여행사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비행기 좌석판매 대행업체죠. 비행기 대부분의 좌석을 점유한 뒤, 성수기·비성수기 여부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합니다. 그리고 손님을 태국으로 보내죠. 그러면 끝입니다. 그때부터 우리의 메꾸기, 무료봉사가 시작됩니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에서 손님을 모집하는 여행사는 '갑'의 위치에 서 있고, 그 손님을 받는 태국 현지 여행사(한인 가이드들은 이를 '랜드사'라고 불렀다)는 '을'의 위치에 놓여 있다. 그리고 랜드사를 통해 일을 받는 한인 가이드들은 '병'의 위치에 몰릴 수밖에 없다.
지상비가 없는 '제로투어(zero tour)'에서 랜드사와 한인 가이드들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쇼핑, 그리고 옵션으로 불리는 선택관광뿐이다. 미리 연결된 쇼핑센터와 관광지에서 커미션(수수료)이 나오면 이 돈으로 메꾸기가 진행된다.
"대개 손님 1명당 30만 원의 구멍이 생깁니다. 평균 25명이 한 팀이니까, 한 팀을 받으면 대략 750만원(30만 원×25명)을 메꿔야 합니다. 이윤이 나는 경우가 드물죠. 열 팀 정도를 받으면 대략 2, 3팀 정도 이윤이 난다고 보면 됩니다. 그 이윤은 가이드와 랜드사가 5:5로 나눠 갖습니다."
성수기가 되면 같은 상품이어도 90만 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메꾸기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메꿔야 할 금액은 25만 원짜리 상품이든, 90만 원짜리 상품이든 똑같다. 성수기라 비행기값이 오르기 때문에 상품 가격이 올랐을 뿐, 지상비는 상품 가격에 한 푼도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상품에 지상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상비가 포함된 상품이 있지만, 숙박·식사의 질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메꾸기를 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다. 더욱이 이러한 상품의 경우 '노(no) 옵션, 노 쇼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메꾸기를 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개처럼 쇼핑센터로 끌고 다닌다? 억울합니다"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의 박인규 본부장(왼쪽)과 전중길 사무처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오전 한국노총에서 문군현 한국노총 부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박 본부장과 전 사무처장을 비롯한 태국 한인가이드 248명은 지난 달 30일 태국 현지에서 노조를 결성한 뒤 지난 7일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 소중한
어쨌든 지상비가 없는 상품이 주를 이루는 구조 속에서 한인 가이드는 오해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쇼핑 시키고, 쓸데없는 관광지에 보내서 고국 여행객들 등쳐 먹는다"와 같은 시선이 그것이다.
"누군가 저에게 '가이드가 손님을 개처럼 끌고 다닌다'라고 말하더군요. 우리는 그 상품에 적힌 대로만 움직입니다. 쇼핑 5회짜리 상품이면 딱 5회만 진행합니다. 더도 덜도 하지 않아요. 만약 5회 쇼핑짜리 상품인데 4회만 진행하면 한 군데 안 간 곳에서 발생한 손해는 고스란히 가이드가 떠안게 돼요. 결국 한국 여행사가 비행기 좌석값밖에 안 되는 비정상적인 상품을 판매해 태국에 내려 보내는 구조가 잘못된 거죠. 저희 가이드는 억울합니다."
이들은 메꾸기의 규모가 더 커지는 원인으로 한국 여행사의 '킵백(keep back)'을 꼽기도 했다. 두 사람이 설명하는 킵백은 가격 부풀리기를 통해 한국 여행사가 이익을 취하는 구조였다. 이들은 킵백을 거론하며 "한국 여행사가 한인 가이드들의 목에 빨대를 꽂아놓고 피를 빨아먹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유적지 티켓 가격이 1만 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근데 그 유적지에 가면 바우처라는 것과 함께 총 1만5000원에 티켓을 사야 합니다. 그럼 그 5000원이 한국 여행사로 가는 거예요. 이게 유적지뿐만 아니라 호텔, 식당, 심지어 과자까지 현지에서 하는 모든 것에 킵백이 적용돼요. 빨대 한 개도 아니고 열 개를 목에 꽂고 있는 심정입니다."
이들은 "심지어 한국 여행사에서 현지에 식당을 만들어놓고, 그곳으로만 가게 지시한다"라며 "일반 식당의 도시락이 4500원인데, 한국 여행사가 지정한 식당은 7000원이다. 그런데도 (지정 식당의 품질이) 더 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 여행사는 지정된 식당에 가지 않으면 '팀(손님)을 주지 않겠다'고 우리를 협박한다"라고 덧붙였다.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의 박인규 본부장과 전중길 사무처장은 지난 17일 <오마이뉴스>를 만나 "한국 여행사에서 현지에 식당을 만들어놓고, 그곳으로만 가게 지시한다"라며 "일반식당의 도시락이 4500원(사진 위쪽)인데, 한국 여행사가 지정한 식당은 7000원(사진 아래쪽)이다. 그런데도 (지정 식당의 품질이) 더 질이 떨어진다"라고 강조했다.
ⓒ 박인규·전중길 제공
앞서 소개했듯, 여행 상품에 한인 가이드들의 임금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그들이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책정돼 있는 '가이드 팁(약 40달러)'도 이름만 가이드 팁이지 그들의 손에 들어오지 못하고 메꾸기를 위해 사용된다. 메꾸기를 못한 데 따른 손해는 주로 랜드사가 떠안게 되지만, 한인 가이드들 역시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다.
"태국에서 물 한 병에 대략 500원 정도입니다. 손님 25명에게 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물을 사서 드려야 해요. 그리고 때에 따라서 과일도 사서 서비스로 드리고요.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식당에 가면 '가이드, 밥 먹는데 소주 한 잔 안 줘?'라는 요청도 수시로 들어옵니다. 태국에선 한국 소주가 1만 원이 넘어요.
아무튼 그렇게 서비스하면 대략 40만 원 정도 씁니다. 이렇게 서비스하는 이유는 가이드 팁이란 이름의 40달러 때문이죠. 또 그래야 손님들 기분도 좋아지고, 쇼핑갈 때 조금이라도 할 말이 있고요. 근데 메꾸기를 하지 못하면 10원도 못 벌고 끝나는 거예요. 내 돈 40만원 쓰고, 한 푼도 벌지 못한 채 집에 들어가는 길…. 눈물 뚝뚝 떨어집니다."
"노조 조끼 입은 이유, 10년 후에도 똑같으면 안 되니까..."
각각 20년, 21년 경력을 갖고 있는 박씨와 전씨는 "1년에 2000만~2500만 원 정도를 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담뱃값 외엔 돈 들어갈 곳이 없다. 다른 취미 생활도 없이 20년 동안 일만 했는데 지금 16평 월세에서 아내, 두 아이와 살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태국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5년 전부터는 사정이 더욱 안 좋아졌다. 그런 와중에도 두 사람은 "저희는 경력이 있는 부장급이어서 그나마 벌지, 과장·대리·사원들은 말도 안 되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원은 사실상 수입이 없다고 봐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가 한국인인 아이가 급식을 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조금씩 얻어먹는 걸 태국인 교사가 봤나 봐요. 그래서 가정방문을 해봤더니 냉장고 안에 있는 게 고추장 하나가 전부였다는 거예요. 그 아버지가 한인 가이드였죠."
두 사람은 "한 달 동안 쉬는 날이 거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달 평균 4~5개 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다. 성수기 때는 6~7개 팀을 상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동일 팀이라고 하더라도 손님 별로 태국 입국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 종일 수차례 공항을 오가다 보면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최근 박씨는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틀 동안 3~4시간 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버스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머리가 멍해요. 코피도 쏟아진다니까요."
▲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의 박인규 본부장이 태국에 두고 온 딸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박씨와 전씨가 일터를 버리고 한국으로 온 까닭은 노조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30일 태국 현지에서 노조를 결성한 두 사람은 지난 1일 입국 후 7일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두 사람과 함께 태국 한인 가이드 248명이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한국통역가이드연합본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한인 가이드들이 노조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와 전씨는 각각 본부장과 사무처장을 맡았고, 현재 인천공항과 국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 여행사를 향해 ▲ 메꾸기 금액 축소 ▲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노동시간 보장 및 초과근무수당 인정 ▲ 가이드 팁 정상화 ▲ 노조 가입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두 사람은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호주, 유럽 등에서도 노조 결성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새롭게 일을 하러 오는 후배들에게 제가 이야기합니다. '이 일 하지 말라'고요. 그래도 하겠다면 '그래, 몇 개월만 해봐라'라고 말합니다. 몇 개월이요? 딱 두 팀 받으면 일 그만두고 그냥 떠납니다. 그들이 떠나면서 '선배님, 편의점 알바가 백 배 낫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런 상황이에요. 제가 노조 조끼를 입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제 나이가 이제 오십이에요. 제 인생은 그렇다 치고 외국에 나와서 고생하는 가이드 동생들, 이들의 미래가 제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5년 후, 10년 후에도 똑같으면 안 되잖아요."
☞이어지는 기사 : [인터뷰-하] 3층에서 뛰어내리고 맨몸으로 추방당하고...

Friday, July 14, 2017

적자 이어져도 LG가 스마트폰 포기 못하는 이유는

스마트가전·스마트카 등 미래 기술과 시너지 효과 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 규모가 2억원에 그치면서 회생의 기대감도 있었지만 2분기에는 다시 적자 규모가 1천억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적자는 2015년 3분기부터 9분기째 계속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7'에서 "MC 사업은 단독으로도 그렇지만 가전의 복합화, 스마트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군"이라고 말했다.
적자를 보는 한이 있어도 버릴 수는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우선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전자제품과 달리 한 사람이 한 대를 쓰는 데다 통신 인프라의 발달과 더불어 사실상 필수품에 가까운 지위를 갖게 됐다. 제품 교체 주기도 1∼3년으로 짧은 편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스마트 가전, 사물인터넷(IoT) 시장과의 연계성이다. IoT 시대를 맞아 각종 가전제품이나 가스·전기·수도 등 가정의 인프라는 무선통신을 통해 제어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런 IoT 시대에 스마트가전·스마트홈을 제어할 허브로 유망한 품목이다. 스마트폰으로 가전을 끄고 켜거나 상태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처럼 음성 인식형 인공지능(AI) 스피커도 스마트홈의 허브로서 유력하긴 하지만 아직 시장의 헤게모니가 어느 한 쪽으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LG전자는 가전이 또 다른 주력사업인 회사다. IoT 가전을 개발할 때 스마트폰의 통신 기술은 기반기술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자사의 스마트폰과 연계된 IoT 가전을 내놓으면서 제품 판매에서도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다.
자동차 역시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 카 등 통신과 AI를 접목한 스마트 카로 기술의 진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역시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켜거나 끄고, 차문을 열고 잠그는 등의 서비스가 상용화돼 있다.
여기에 더해 전자업체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집의 조명이나 냉난방을 통제하고, 가전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로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가전이나 전장사업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의 메이저가 못 되더라도 스마트폰의 기반 기술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언제쯤 흑자 전환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벌여온 사업구조 개선, 체질 개선 등이 거의 마무리된 만큼, 단기간에 하지는 못하더라도 머지않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Thursday, July 13, 2017

檢, '제보조작' 이준서 사흘째 소환..박지원 조사 필요성 검토

김인원·김성호 주말께 부를듯..'부실검증' 압박할 증거확보 주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혐의로 구속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왼쪽)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오른쪽)이 12일 오후 한 호송차를 타고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7.7.12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14일 '주범'인 국민의당 이준서(구속) 전 최고위원을 소환해 공명선거추진단의 부실 검증 경위를 집중 조사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강정석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주범' 이준서(구속) 전 최고위원을 사흘째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조작된 제보 자료를 넘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캐물을 예정이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 공개 사흘 전인 5월 1일 조작된 카카오톡 제보를 휴대전화 메신저 '바이버'로 박지원 전 대표에게 보내고 전화한 경위와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둘은 이날 오후 36초간 통화했다.
국민의당 측은 당시 박 전 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이 보낸 카카오톡 제보를 보지 못했으며, 통화에서는 '바이버로 보낸 것을 확인해달라'는 말만 들었고 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당초 이주 중반 김 전 의원 등을 부른다는 방침이었던 검찰은 현재는 이 전 최고위원이 혐의를 여전히 완강히 부인하는 마당에 무리하게 속도를 낼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최고위원과 참고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 등으로 관련 진술과 증거를 더 확보한 뒤 주말께 김 전 의원 등을 부른다는 방침이다.
김 전 의원에 대한 소환은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 나아가 박 전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수사 확대의 신호탄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들을 확실히 압박할 '재료' 확보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 의원 보좌관 김모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김 전 의원, 김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메시지 내역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이들은 모두 제보 검증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검찰은 공명선거추진단 인사들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 소환 필요성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14일 조작을 실행한 당원 이유미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기소 할 예정이다.
ahs@yna.co.kr

또 이메일 해킹 '무역사기'.. 계좌 바꿔 대금 가로채

경찰, 일당 추적나서
기업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업체에 결제계좌를 바꾸라는 메일을 보낸 뒤, 돈을 가로챈 일당을 경찰이 쫓고 있다. 이메일 무역사기 조직인 이들은 악성코드를 심은 업체의 이메일을 훔쳐보며 대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남부경찰서는 13일 국내 해운대리업체 A사의 해외 거래업체로부터 대금을 가로챈 일당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쫓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기단이 범죄에 활용한 계좌의 주인인 30대 나이지리아 남성도 추적 중이다. 해당 남성은 지난 3월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올해 초 울산 남구에 위치한 A사 이메일 계정으로 스팸 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A사 해외 거래업체인 포르투갈 국적 B사 이메일의 경우 현지 경찰 조사 결과 악성코드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일당은 A사와 같은 영세업체들이 비용 때문에 악성코드를 걸러내는 백신프로그램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A사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일당은 A사가 해외 거래업체와 주고받은 메일들 중 대금 송금 관련 메일을 집중적으로 확인하며 범행에 나설 때를 기다렸다.
이들은 지난 4월 초 B사가 A사에 보낸 메일을 주목했다. 한국에 있는 선장에게 대금을 전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이를 확인한 사기단은 곧바로 A사 행세를 하며 메일을 보냈다. B사의 의심을 사지 않고 결제계좌변경을 요청하기 위해 A사 이메일과 유사한 이메일 계정을 만들었다. 본래 A사 이메일 계정이 ‘123@chollian.net’인데 ‘123@chollain.com’으로 알파벳 하나만 앞뒤로 바꿔 상대가 가짜 메일임을 눈치 채지 못하게 했다. 또 한번 메일을 주고받으면 다음부터는 메일주소를 직접 입력하지 않고 회신 기능을 사용한다는 점도 노렸다.
B사는 지난 4월 중순쯤 사기단으로부터 계좌변경요청을 받고서는 아무런 의심 없이 같은 달 21일(현지시간) 대금 2만1855달러(한화 약 2500만원)를 송금했다. 일당은 이 돈을 고스란히 가로챘다.
이들은 또 대금을 받고 바로 잠적할 경우 상대의 의심을 살 수 있다고 판단해 1∼2주간 B사와 업무 관련 일상적인 메일을 주고받기도 했다. 대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깨달은 B사는 지난달 19일 국내 한 법무법인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고소장을 울산남부지방검찰청에 접수했다.
울산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지난달 23일부터 수사를 시작했다”며 “카드사용 내역이 있어서 어디서 사용됐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카드사에 대한 영장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메일 무역사기’는 근절되기는커녕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메일 무역사기로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사건은 2013년 44건, 2014년 88건, 2015년 150건이었다. 지난 4월에는 이메일 무역사기 제안을 받고 인출책으로 가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글=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Wednesday, July 12, 2017

전투기 성능 뺨치는 T-50, 동남아 넘어 미국 하늘 넘본다

수출 전선 넓히는 KAI 훈련기
정밀유도확산탄 포함 경무장 가능
필리핀 반군 토벌 과정서 성능 입증
속도·가성비 등 경쟁 기종 앞서
18조 미 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기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생산 중인 T-50. T-50은 훈련과 경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전천후 고등훈련기다. 마하 1.5로 날며, 최대 4.5t의 무장을 할 수 있다. 비싼 가격임에도 성능이 뛰어나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정부가 사들인 FA-50은 축하비행에만 쓰이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6월 푸념을 늘어놨다. 필리핀 남부지역의 이슬람 무장 반군단체를 토벌하려면 헬리콥터나 수송기가 나은데 엉뚱하게도 전투기를 들여왔다는 생각에서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고등훈련기 T-50에서 파생된 경공격기다. 그러나 올 1월 첫 실전 배치 뒤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FA-50이 반군단체 거점 공습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서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FA-50은 매우 뛰어나고 정밀했다. 국가 방위 행사엔 물론 실전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지난 4일 ‘필리핀 공군 70주년 기념식’에서 FA-50의 성능에 만족감을 표하고, 추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
FA-50과 이 기종의 모체인 T-50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KAI는 태국과 T-50 8대를 79억 바트(약 2660억원)에 판매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29일 계약을 체결한다. KAI는 2015년에 태국에 같은 기종 4대를 수출한 바 있다. T-50은 이라크와 인도네시아에도 각각 24대, 16대가 판매됐다.
KAI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1997년부터 10년간 2조원을 들여 개발한 T-50은 무엇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등훈련기 중 가장 빠른 마하 1.5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기체 중량은 6.47t로 F-16의 77% 수준으로 가볍고, 제너럴일렉트릭(GE)이 생산한 ‘F404-GE-102’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FA-18에도 사용된다. 최신식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해 F-35나 F-22 등 최신예 전투기의 훈련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대 항속거리는 2592㎞. 2005년부터 2011년 5월까지 3만1000여 시간 무사고 비행을 기록하는 등 안정성도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훈련기이면서도 뛰어난 경공격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T-50에는 공대지·공대공 미사일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개량형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정밀유도확산탄(SFW) 등 최대 4.5t까지 무장을 할 수 있다. 또 전자전 방어능력과 야간 작전 능력을 갖췄으며, 육·해군 간에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다. 필리핀 실전 투입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배경이다.
KAI 완제기수출실의 최상열 상무는 “훈련기부터 공격기까지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T-50은 F-22·F-35 등 차세대 전투기 훈련을 위한 최적의 훈련기로 평가 받고 있다”며 “현재 세계적으로 T-50 200여 대가 운용 중이며 성능과 안정성이 입증 됐다”고 말했다.
한 때는 뛰어난 성능이 오히려 수출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훈련기로서 성능이 과도하게 좋고, 대당 2500만 달러(약 280억원)인 가격도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수출에 고배를 들이키기도 했다. 그러나 전투기 구입에 큰 예산을 쓰기 어려운 동남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경공격이 가능한 훈련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주가 늘고 있다. KAI로서는 틈새 시장을 발굴한 셈이다.
T-50의 경쟁 기종으로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M-346, 러시아 야코블레프의 YAK-130, 중국 훙두(洪都)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한 L-15 등이 꼽힌다. 하나같이 쟁쟁한 상대이다. 이탈리아와 러시아가 합작개발한 M-346은 이스라엘과 폴란드·싱가포르에서 T-50을 꺾고 고등훈련기로 채택된 기종이다. 하강시 아음속(음속보다 약간 느린 속도)을 내고, T-50과 마찬가지로 경공격기로 쓸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11월 페르시아만에서, 2012년 2월 이탈리아 쿠네오 인근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다.
Yak-130은 M-346의 원형인 모델로 구 소련 시절 개발이 시작돼 1996년에야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러시아 군과 알제리·리비아·베트남 등이 사용하고 있다. Yak-130 역시 경공격기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추진력과 무장 용량이 떨어진다. L-15 역시 Yak-130 기술에서 탄생한 고등훈련기로 중국이 자체 기술로 보완 발전시킨 모델이다. 최대 속도 마하 1.5로 T-50에 육박하지만 비행 안정성은 T-50이 한수 위다.
KAI 홍보실의 오동훈 차장은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전투기 개발 경험이 많은 까닭에 한동안 T-50이 M-346에 고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군 관계자들은 물론 항공기 제조사 사이에서도 T-50의 평가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KAI는 T-50을 들고 미국으로 간다. 최근의 수주 성과와 시장의 좋은 평가를 토대로 미국 상공을 두들기기 위해서다. 미국은 올해 말 18조원 규모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을 추진 중이다. 1차 사업 규모만 350대에 달한다. T-50은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가 개발 중인 기체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Monday, July 10, 2017

文대통령,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 통보. 야권 반발 민주당 요청 받아들여 임명시기만 2~3일 늦추기로. 경색 장기화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영무 국방장관, 조대엽 노동장관 후보 임명을 강행하기로 했다. 단지 더불어민주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야당 추가설득 노력 차원에서 2~3일 임명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영무-조대엽 후보에 대해 보수 야3당은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이며 진보 정의당조차 조대엽은 '불가', 송영무는 '판단 보류'여서 임명 강행시 정국경색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저녁 청와대가 정무수석을 통해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에 대한 임명 입장을 전해왔다"면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끝났기 때문에 부득이 두 분을 내일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면서 임명 강행 통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저는 고심 끝에 국회에서 추경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노력을 다하도록 대통령께 며칠 시간을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며 "야당의 발목잡기·연계전략 등 무리한 요구로 정상화가 될 기미가 안 보이니 하루빨리 내각 인선을 완료해 국정을 정상화하자는 청와대 입장을 이해지만 국회 협조 없이는 청와대 성공이 어려우므로 좀 더 참고 기다려주실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늘 임명하기보다는 2∼3일 정도 시간을 가지고 야당에 더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기류"라며 "그러나 2∼3일 지나서 지명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통령께서는 인선과 추경을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정확하게 갖고 있다"며 임명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보수 야3당은 이같은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 방침에 강력 반발하며 추경 등 국회일정 보이콧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의 우군인 정의당의 노회찬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송 후보자는 고액자문료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더 분명한 소명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고, 조 후보자는 음주운전, 불투명한 사외이사 등재 등 도덕성 문제는 물론, 전문성과 현장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지명이 철회돼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정치적 거래대상이 아니라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나타난 도덕성, 전문성, 개혁성을 기준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며 국회정상화-임명철회 빅딜에 반대하면서 "문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맥도날드 근무자들 "패티 덜 익을 수 있다" 맥도날드 "고객에게 전달될 확률 낮다" 가능성 일축

최근 4세 아동이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가족들이 주장하는 가운데 회사 해명과 달리 '패티가 덜 익을 수 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전·현직 맥도날드 근무자들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할 때 종종 덜 익은 패티가 나왔다"며 "체크리스트에 조리 상태가 정상으로 기록되고 수백개가 정상이더라도 일부 패티는 덜 익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체크리스트가 정상으로 기록됐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맥도날드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최근 맥도날드 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어린이 가족이 검찰에 맥도날드를 고소하자, 맥도날드 측은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2004년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부점장까지 10년간 근무한 전직 직원 박모(33·여)씨는 "형식적 체크리스트만으로 패티가 덜 익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없다"며 맥도날드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매일 아침 그릴과 패티의 온도를 측정하고 체크하지만, 온종일 그 온도가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부 직원은 체크리스트를 대충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근무 기간 덜 익은 패티 때문에 고객의 교환 요청을 받거나 제품을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고기 패티 속이 덜 익어 교환을 요청하는 고객이 있어 교환해준 적이 있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패티가 덜 구워졌다'고 보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리기가 오류가 나거나 패티가 그릴 밖으로 삐져나올 수도 있고, 패티와 그릴 바닥 사이에 틈이 생기기도 한다"며 덜 익은 패티가 나오는 경위도 설명했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직영점 직원인 A씨 역시 "미숙한 아르바이트생이 패티를 넣다 보면 그릴 틀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며 "손님이 바쁜 시간에는 패티 일부가 안 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매니저가 맨눈으로 패티를 확인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며 "체크리스트에 정상으로 표기됐다는 것이 패티가 덜 익을 가능성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11년간 맥도날드에서 일하며 지점 매니저까지 맡았던 B씨는 "패티가 덜 익어서 폐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기계로 조리하다 보니 완벽하게 다 구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패티가 덜 구워질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덜 익은 패티가 고객에게 전달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패티가 안 익으면 맨눈으로 빨갛게 보이고, 패티가 덜 익혀졌을 경우 폐기하라는 교육도 한다"며 "조리기의 열과 압력으로 굽다 보니 겉이 익었는데 속이 안 익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中日 덩치키울 때, 韓은 구조조정..해운지도 바꾼 극과극 3國정책

中 국유 해운사 코스코, 7.3조 들여 OOCL 인수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로 발돋움..2위 MSC 위협
日 3개 선사, 컨테이너 부문 합병해 'ONE' 출범
규모 경제 나서면 운임 하락..정부차원 대책 절실
코스코 컨테이너선. 코스코 홈페이지.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국내 해운선사들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세계 해운시장이 초대형 선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해운선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 청산 이후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한국’이란 이름이 자취를 감춘 반면 중국과 일본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는 ‘해양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하루 빨리 금융지원은 물론 민·관, 산업간 협력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中 코스코, OOCL 인수키로..세계 3위 도약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유 해운사 코스코(원양해운집단공사)는 최근 홍콩 OOCL(오리엔탈 오버시스)을 63억달러(약 7조2500억원)에 인수한다.
317척의 선대를 운영 중인 코스코의 선복량은 총 175만5365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대)로 세계 4위다. 여기에 세계 7위인 OOCL의 선복량 66만6136TEU가 더해져 코스코는 242만1501TEU(420척) 규모의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로 올라선다. 특히 코스코와 OOCL이 현재 주문해놓은 선복량이 각각 53만여TEU와 10만여TEU에 달해 이를 인도받는다면 300만TEU를 넘어 2위 MSC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코스코는 앞서 지난 2015년 10월 국유 해운사였던 차이나시핑을 합병하면서 세계 4위로 올라선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수년전부터 해운업 장기 불황에 맞서 자국 해운사들에 수십조원의 금융지원을 펼쳤고 규모의 경제를 위해 통합 코스코를 출범시키는 등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스스로 쪼개고 붙인 日..6위 선사 ONE 출범
일본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합종연횡에 앞장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해운사를 만들었다. NYK, MOL, K라인 등 일본 해운 3사는 작년 10월말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발표한 지 8개월만에 이번에는 새 회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를 설립했다.
30만~50만TEU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던 이들 3사가 하나로 뭉쳐 총 143만6502TEU로 늘어나게 됐다. 현재 6위인 대만 에버그린(104만7584TEU)을 가뿐히 제치는 수준이다. ONE의 발주 물량 27만여TEU가 인도 완료되면 톱5 해운사로 올라설 수 있다. 산업은행 자회사로 새출발한 현대상선(011200)(34만4301TEU)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규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3분기 해운 성수기에 운임 회복 여부가 중요한 관건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이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에 나설 경우 또 다시 치킨게임이 펼쳐질 우려가 있다”며 “하반기 해운업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지 좁아진 韓..“새 정부, 지원책 조속 추진해야”
인근 중국과 일본의 해운선사들이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사이 한국은 정부의 소극적인 해양정책과 업계의 전문성 결여가 오히려 해운시장에서 입지를 좁힌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해운업계에 지원을 약속했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는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이전 정부와는 분명히 다르다 ”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하루 빨리 관련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관건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달 취임 직후부터 앞장서서 설립을 지휘하고 있는 해양진흥공사는 이르면 이번 주 설립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들이 가장 필요한 금융지원 창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후 선박에 대해 조기 폐선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물론, 대형 컨테이너선사·벌크선사 육성을 위한 대책, 컨테이너 화물의 국적선 적치율 제고 방안 등도 활발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오는 1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마리타임코리아포럼을 개최하고 정부 정책의 진행상황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에 있던 내용들이 대부분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가 있다”며 “조속히 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Friday, July 7, 2017

투자하겠다며 잠자리 요구 .. 여성의 '지옥'이 된 혁신 천국

면접 뒤 "고용할지 작업걸지 .." 문자
신고한 피해자가 되레 회사 떠나
우버 추문 이후 성희롱 폭로 잇따라
경험 없고 소수인 여성 창업자 약점
권력·돈줄 쥔 벤처 투자자들 횡포
우수 인재 빠져나가면 생존 힘들어
추한 마초문화 바꿀 계기 될 수도
━ ‘성희롱밸리’가 된 실리콘밸리 #2014년 세라 쿤스트(31)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투자회사 500스타트업에 취업하기 위해 면접을 봤다. 유명 벤처투자자인 데이브 매클루어가 공동창업한 회사다. 어느 날 새벽 3시 매클루어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을 고용해야 할지, 당신에게 작업을 걸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다.” 쿤스트는 메시지를 회사 관계자에게 언급했고, 이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유명 투자자인 저스틴 칼드벡은 2015년 여성 창업자 린지 메이어가 세운 회사에 개인 돈 2만5000달러(약 2890만원)를 투자했다. 이후 업무와 무관한 문자를 자주 보냈다. 자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느냐, 왜 그 남자친구를 만나느냐 같은 내용이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여성 엔지니어 수전 파울러는 지난해 직속상관으로부터 ‘함께 섹스할 여성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사내 메신저 대화를 캡처해 인사 부서에 신고했다. 성희롱은 분명하지만 처음 저지른 실수인 데다 우수 성과자이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그 부서에 남거나 선택할 수 있는데, 남을 경우 매니저가 낮은 고과를 줘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울러는 퇴사를 선택했다.
최근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 등 언론이 보도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계의 성희롱·성차별 사례다. 여성 창업가와 엔지니어들이 투자자나 직장 상사로부터 당한 성추행과 성희롱을 잇따라 폭로하면서 실리콘밸리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발단은 지난 2월 불거진 ‘우버 사태’였다. 우버를 퇴사한 수전 파울러는 개인 블로그에 ‘우버에서 보낸 매우, 매우 이상한 1년’이라는 글을 올려 우버의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폭로했다. 가죽점퍼에 관한 일화가 인상적이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가죽점퍼를 나눠줬는데, 여성 엔지니어들은 받지 못했다. 숫자가 적어 남성처럼 대량 구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파울러를 성희롱한 직속상관은 상습범이었다. 다른 피해 여성들도 그를 인사 부서에 신고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처음 저지른 실수라고 인사 부서가 거짓말한 게 들통났다. 여론이 들끓자 우버는 법무장관을 역임한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해 종합 감사를 맡겼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캘러닉과 임원진의 부적절한 행동도 밝혀졌다. 캘러닉 일행은 한국 출장길에 단체로 룸살롱(karaoke-escort bar)에 가서 여종업원을 옆에 두고 유흥을 즐겼다고 한다. 동석한 여성 임원이 인사 부서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묵살당했다. 내부 감사 결과 성희롱·성차별 사건이 200여 건에 달했다. 캘러닉 CEO와 최측근은 사임했다. 회사는 조직 정비를 다짐했다. 내부 고발로 달라지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은 여성들이 실명으로 성희롱을 폭로하는 계기가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자 매클루어는 투자를 빌미로 여성 창업자 6명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복수의 여성은 투자자 칼드벡이 강제로 몸을 더듬거나 키스했다는 증언을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매클루어와 칼드벡은 사과하고 CEO에서 사퇴했다. ‘우버 효과’ 덕분이다.
성희롱·성차별은 비단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어느 산업, 어느 사회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실리콘밸리의 성희롱 폭로가 충격적인 건 첨단 기술과 미래지향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경쟁하는 스타트업이 전통 기업보다 더 후진적인 조직문화를 가졌다는 점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진보를 이루겠다는 포부, 자유와 도전정신을 중시하는 이미지와 다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여성 2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0%가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른 사람이 성차별받는 것을 목격했다는 응답은 90%였다. 응답자의 66%는 중요한 네트워킹 자리에서 소외된 적이 있다고 했다.
가장 참신해야 할 스타트업 업계에 성차별이 만연한 이유는 뭘까. 실리콘밸리에는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경험과 자본이 없는 예비 창업자들이 모여든다. 창업자들은 자기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현하기 위해 모든 걸 감내하려고 한다. 벤처투자자는 자본을 투입해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 CNBC는 “돈과 권력을 쥔 나이 많은 남자들과 순진하고 젊은 창업자들 간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자금줄을 쥔 벤처투자자가 갑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뜻이다. 여성 창업자는 더 약자일 수밖에 없다. 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여성 창업가가 지난해 받은 투자금은 15억 달러지만 남성이 유치한 금액은 582억 달러다.
스타트업은 작고 민첩해 속도감 있는 게 장점이지만 성숙한 리더십과 조직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건 단점이다. 짧은 시간에 수익을 내라는 압박을 투자자들로부터 받기 때문에 기술개발과 사업 확장을 우선시한다. 자연히 인사 부서 같은 조직 구축은 등한시하기 일쑤다.
여성 임직원 숫자가 너무 적은 것도 마초 문화를 강화한다. 커리어 정보업체 페이스케일에 따르면 미국 기술기업 CEO의 여성 비중은 21%로 다른 산업(36%)보다 적다. 여성 고위직도 대부분은 비기술직인 인사·법무·재무 등에 포진해 있다. 젊은 남성 엔지니어들이 매니저급으로 수직 상승하며 마초 조직문화가 만들어진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회사 파트너 가운데 여성은 7%에 불과하다.
사무실에 공짜 음식과 공짜 술을 제공하고 오랜 시간 일하는 문화도 한몫한다. 회사 밖 개인 사생활이 거의 없고 회사에서 먹고 자고 일하다 보니 대학 남학생 사교 클럽(fraternity house)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 ‘브로그래머(Brogrammer·브라더+프로그래머)’ 문화가 왜곡되면서 성차별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피해 사례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실리콘밸리 내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사 정보 포털인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최근 품위서약 운동(#DecencyPledge)을 제안했다. 벤처투자자와 창업자의 관계를 직장 내 상사와 직원의 관계처럼 엄격히 규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튜브 CEO 수전 워츠치키는 더 많은 여성을 고용하는 것이 조직문화 개선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를 세우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건 기본이다. 벤처투자자 밥 코셔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이 견고한 문화와 가치를 정립하지 않으면 경쟁사보다 빠르게 혁신하고 더 나은 인재를 유치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우수 인재가 이탈하고, 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감수할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CNBC는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지, 이번에도 바람으로 끝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고질적인 관행을 돌아볼 기회가 된 건 분명하다”고 전했다.
■[S BOX] “나는 못난 놈” 사과에 “그걸로는 부족” 추가 폭로
「벤처투자회사 500스타트업의 데이브 매클루어 창업자는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되자 실리콘밸리다운 방식으로 사과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후 24시간 만인 지난 2일 오전 트위터에 짧은 두 문장을 남겼다. “나는 못난 놈이다. 사과한다(I’m a Creep. I’m Sorry).”
사과는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말레이시아의 창업가 셰릴 여는 2011년과 2014년 매클루어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추가로 폭로하며 “권력을 남용해 성적·신체적 접근을 시도한 투자자는 ‘못난 놈’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일갈했다. 매클루어는 이틀 뒤 다시 트위터를 통해 사퇴를 알렸다.
벤처투자회사 로어케이스캐피털의 크리스 사카는 사과를 잘못해 또 사과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보도 하루 전 선수를 쳤다. 실리콘밸리에 만연한 성차별에 자신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사과하지만, 그간 다양성을 위해 여성과 백인이 아닌 창업자에게도 두루 투자했다는 취지였다.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던 셈이다.
사카는 비난이 쏟아지자 이틀 뒤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해명을 다시 올렸다. 사카는 인스타그램·우버 등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해 억만장자가 된 벤처투자업계 거물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Thursday, July 6, 2017

"애플, 아이폰8 3D 낸드 부족난으로 삼성에 S.O.S"

아이폰7S 시리즈에도 탑재..SK하이닉스·도시바 수율 낮아
아이폰8 컨셉 이미지(사진=폰아레나)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아이폰 10주년작 '아이폰8'를 준비 중인 애플이 '3D 낸드 플래시' 부족난에 삼성전자에 S.O.S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아이폰8·아이폰7S·아이폰7S 플러스 출시일을 맞추기 위해 SK하이닉스와 도시바에 이어 삼성전자를 공급업체 명단에 추가했다고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대만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애플은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낮은 수율 탓에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할 3D 낸드 플래시 부족난을 겪고 있다. 3D 낸드 플래시는 정보 저장을 위한 부품으로 메모리 용량을 좌우한다. 애플은 아이폰7부터 3D 낸드 플래시를 사용해왔다. 애플은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8·아이폰7S·아이폰7S 플러스 등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그런데 3D 낸드 플래시의 낮은 수율이 애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애플은 삼성전자로부터 3D 낸드 플래시 부족분을 공급받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3D 낸드 플래시 생산 수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타임즈는 "3D 낸드 플래시 생산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더라도 애플은 이를 공급할 '돈'이 있어 극복 가능하다"며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3D 낸드 플래시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3D 낸드 플래시 수율은 2018년에 이르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8는 아이폰 최초로 곡면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베젤리스 디자인을 갖췄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센서 탑재를 포기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8에 유사 기술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RBC 캐피털의 투자자 노트를 인용해 OLED 디스플레이와 지문센서 등 공급 체인 문제로 아이폰8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