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경제 위기 속에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는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강력한 경제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엘시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대통령 리더십 프로그램 포럼'에 참석해 "이집트인들은 혹독한 경제조치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가는 지금 정부와 대중 간 신뢰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민이 혹독한 경제조치를 채택하도록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필요한 정부 보조금이 국가 재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는 이 보조금이 당연히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이집트 정부가 현재 카이로를 방문 중인 IMF 사절단과 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는 도중 나왔다.
따라서 이번 언급은 이집트 정부가 IMF의 금융 지원을 앞두고 국내 보조금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이집트의 재정적자 규모는 유가 하락, 수출 감소 등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집트 정부는 다음 회계연도에서는 새 예산의 전체 보조금을 14%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연료비 가격을 올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집트는 30년간 장기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2011년 이후 IMF와 몇 차례 구제협상을 벌이고도 모두 정치적 논란 등으로 실무진급에서 무산됐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가 최근 부가가치세(VAT)를 올리려 하고 있고 정부 보조금 일부를 삭감하는 등 이미 여러 경제조치를 취하고 있어 IMF와 협상이 비교적 순조로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집트는 이번에 IMF로부터 3년에 걸쳐 120억 달러(약 13조4천억 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대신 IMF가 요구하는 각종 경제 프로그램 실행 여부, 이행 방안, 세부 사항 등을 협상하고 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