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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ch 20, 2016

中·日에 치이는 韓조선, 1분기 수주 사실상 '제로' 선박5척 수주한 현대重 제외 1Q 수주 '0' 전망수주잔량 순위서 日·中 맹추격..삼성重 3위 뺏겨세계적 불황·새로 적용된 환경규제 등 여파"올해 상반기 관망세 전망..수주잔량으로 버틴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우리나라 대형조선사가 장악해 온 세계시장의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자국 정부의 지원과 구조조정 등으로 체질을 개선한 중국·일본 업체들이 맹추격을 하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우리 조선업계는 최악으로 치닫은 업황 탓에 올해 1분기 수주도 사실상 ‘제로(0)’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8조 5470억원에 달한 적자를 기록한 국내 조선업체는 확보해놓은 수주 잔량으로 보릿고개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지난 2월말 기준 분석보고서를 보면 우리 조선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은 204척, 882만 5000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해 세계 1위, 대우조선해양그룹은 139척, 884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이며 세계 2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의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하지만 수주잔량 3위는 일본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그룹(244척, 696만 4000CGT)이 차지했다. 3위 자리를 내준 삼성중공업은 101척, 508만 1000CGT를 기록해 4위에 머물렀다. 5위는 중국의 양쯔쟝홀딩스(130척, 331만 1000CGT), 7위와 9위도 모두 중국 업체인 상하이 와이가오치아오, 후둥 중화가 차지했다.
우리 조선업체가 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2844만CGT로 11년 6개월만에 2900만CGT 아래로 떨어졌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3769만CGT, 한국 2844만CGT, 일본 2182만CGT 순이다. 수주잔량은 조선업체가 수주 계약을 성사한 선박의 남은 건조 잔량을 말한다. 우리 빅3는 업체마다 약 2~3년치 수주잔량을 보유한 상태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우리 조선업체들은 매출의 98% 가량을 해외 수출에서 창출한다. 반면 중국이나 일본 업체들은 수주의 절반 가량이 국내에서 이뤄진다”며 “중국과 일본은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정부와 해운업체들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자료=클락슨리서치
더욱 심각한 것은 조선 빅 3 중 대우조선해양(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은 1분기 내 수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심한 해운업황 부진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보류하거나 관망하면서 분위기다.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삼호중공업만 지난달과 이달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과 대형 유조선 4척 등 약 5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도 당장 현금을 보유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이번 달과 다음 달 급하게 발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발주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선업계의 장기불황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 사업의 경제성 저하, 전 세계적인 경기악화 등 불황의 원인 외에도 새롭게 적용된 환경규제로 인해 선박 공급이 과잉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 선주들은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 1월부터 발효시킬 3차 규제(Tier3)를 회피하기 위해 선박 사재기를 해놓은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건조를 시작한 선박은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1킬로와트(kWh)당 3.4g으로 감소시켜야 하는 규제를 적용받는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얘기다. 하반기께 선박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돼야 그동안 우리 조선업체들이 개발한 △에코십 △스마트십 △LNG선박 등의 수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선(先)발주로 인해 올해 상반기는 관망세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시장 상황이 정상이 돼야 영업력을 키운다든지 기술력을 높인다든지 각자의 무기를 내세울 수 있지만 지금은 다같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우리 빅3들은 상당한 수주잔량을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보릿고개를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선 (bestgiz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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