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등장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거래소로 알려진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이유로 끝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을 노린 악성코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이 가진 시스템에 오류가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마운트곡스의 관리소홀에 대해 맹비난하면서도 비트코인 생태계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암호값(해시값)으로 이뤄진 가상화폐가 여전히 존재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달 28일 마크 카펠레스 마운트곡스 최고경영자(CEO)는 "75만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며 일본 금융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거래소는 약 3주전 "비트코인 시스템에 버그가 발견됐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출금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트랜잭션의 가변성(Transaction Malleability)'이라는 버그 때문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마치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거래내역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최대거래소가 결국 비트코인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파산을 신청한 것이다. 아직 어떻게 비트코인이 유출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앞서 말한 버그는 이미 2011년에 발견됐으며 다른 거래소는 이미 보안적인 조치가 끝났다고 주장한다. 관리소홀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을 노린 악성코드도 대중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이 경우 비트코인 자체를 탈취한다기보다는 사용자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몰래 돌리는 수법이 악용돼 왔다. 좀비PC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하는 대신 비트코인 채굴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3일 코인데스크 비트코인 가격지수(BPI) 기준 1비트코인에 67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1천100달러까지 거래됐으니 거래가격이 38% 폭락한 셈이다. 하지만 그전까지 반토막이었던 것에 비하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이고 이 점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비트코인 전문 보고서를 작성했던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마운트곡스 사태로 인해 그동안 비트코인이 자랑해 온 시스템의 완벽성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고, 여전히 보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가격동향을 보면 의외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도 비트코인을 떠받치고 있는 수요자들이 탄탄하게 구성돼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마운트곡스 사태로 인해 당장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들은 해당 거래소의 손실된 DB를 복구해 진상규명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내역이 블록체인이라는 온라인 거래 장부에 공개적으로 기록된다.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스미싱 사기보다도 빠르게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외신에서는 마운트곡스 사태에 대해 차분하게 다루고 있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운트곡스 사태는 온라인 상에 존재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보장이 없는 가상화폐는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점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누군가 비트코인을 훔쳐갔다고 하더라도 다른 통화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피해자들은 비트코인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은 자넷 엘런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미국 내 비트코인 금지령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엘런 의장은 "비트코인이 은행 시스템에 직접 개입되지 않는 이상 가상화폐를 제재할 권한은 없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영국 국세청(HMRC)은 비트코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존에 부과하던 부가가치세(VAT)를 폐지하는 대신 법인세만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에 상품권처럼 분류됐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이 세금을 이유로 영국에서 거래하기를 꺼리면서 등장한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상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테크크런치는 이메일에 빗대 비트코인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이메일은 공짜로, 빠르게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유통될 수 있으며 한 개 회사나 국가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오픈 프로토콜이다. 비트코인도 이메일처럼 오픈 프로토콜로서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물론 비트코인을 둘러싼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마운트곡스 사태는 앞으로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특정 거래소에만 집중하지 않고 분산투자를 유발하는 생태계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국, 체코 등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전용 지갑, 거래소 해킹 사건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비트코인 생태계가 활성화 될수록 익명성을 악용해 암거래 시장에서 마약, 총기 등을 거래하는 일도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완책이 꾸준히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든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5년 간 기록한 성장세는 놀랍다. 비트코인 전문 블로그인 코인데스크가 펴낸 2014년 비트코인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3년까지 비트코인 평균거래 가격은 56배가 늘었다. 벤처캐피털이 비트코인, 라이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금은 9천800만달러에 달하며, 비트코인 지갑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는 코인베이스의 경우 2천500만달러 펀딩을 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2만4천개 매장에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회사 징가, 유통회사인 오버스톡 등이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 비트코인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반등했다. |
비트코인 최대거래소가 결국 비트코인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파산을 신청한 것이다. 아직 어떻게 비트코인이 유출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앞서 말한 버그는 이미 2011년에 발견됐으며 다른 거래소는 이미 보안적인 조치가 끝났다고 주장한다. 관리소홀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 비트코인 거래가격 추이. <자료=코인데스크> |
비트코인 전문 보고서를 작성했던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마운트곡스 사태로 인해 그동안 비트코인이 자랑해 온 시스템의 완벽성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고, 여전히 보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가격동향을 보면 의외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도 비트코인을 떠받치고 있는 수요자들이 탄탄하게 구성돼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 비트코인 생태계 주요 서비스들. <자료=코인데스크> |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영국 국세청(HMRC)은 비트코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존에 부과하던 부가가치세(VAT)를 폐지하는 대신 법인세만 부과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에 상품권처럼 분류됐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이 세금을 이유로 영국에서 거래하기를 꺼리면서 등장한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상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 비트코인 세계지도. 노란색은 투자가 활발한 곳, 주황색은 찬반논쟁이 있는 곳, 빨간색은 적대적인 곳, 회색은 알려지지 않은 곳을 나타낸다. <자료=코인데스크> |
비트코인이 5년 간 기록한 성장세는 놀랍다. 비트코인 전문 블로그인 코인데스크가 펴낸 2014년 비트코인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3년까지 비트코인 평균거래 가격은 56배가 늘었다. 벤처캐피털이 비트코인, 라이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금은 9천800만달러에 달하며, 비트코인 지갑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는 코인베이스의 경우 2천500만달러 펀딩을 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2만4천개 매장에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회사 징가, 유통회사인 오버스톡 등이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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