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가기 가장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따져봐야 할 것은 많다. 무엇보다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지, 생활비는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야 한다. ‘삶의 질’이나 치안, 교육, 복지 여건, 언어·문화의 차이, 현지 주민들 태도 등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하지만 통계나 뉴스, 지인의 조언 등은 외국에서의 실제 삶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
회원 수만 230만명인 세계 최대 국외 거주자 네트워크인 인터네이션스(InterNations)가 최근 타국에서의 삶이 실제 어떤지를 일러주는 흥미로운 평가 결과를 내놨다. 이름하여 ‘2016 국외거주자들 선호 국가 순위’이다. 삶의 질, 정착의 용이성, 개인 재정 여건, 일자리, 가족의 삶 등 크게 다섯가지 항목에 맞는 통계자료와 회원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평가했다.
조사대상 67개국 가운데 국외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만족하는 나라는 대만이었다. 대만은 여가생활 선택권, 행복감, 보건, 치안 수준에 관한 삶의 질에서 세계 1위, 일자리(직업 안정성과 근무 여건, 월급 등) 부문은 세계 2위, 가족의 삶(아이 교육·건강의 질, 교육 수준 등) 세계 8위, 정착의 용이성(이웃들의 우호적 태도, 친구 사귀기, 언어 차이 등)은 세계 10위였다.
2위는 지중해 섬나라 몰타였고 에콰도르, 멕시코, 뉴질랜드가 3∼5위에 올랐다. 6∼10위는 코스타리카, 호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체코였다. 베트남(11위)과 캐나다(12위), 싱가포르(13위), 독일(17위), 태국(18위)도 20위안에 랭크됐다. 국외거주자들에게 여러모로 최악이고 인기가 없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63위), 브라질(64위), 나이지리아(65위), 그리스(66위), 쿠웨이트(67위)였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67개국 가운데 27위다. 삶의 질 부문에서 11위, 가족의 삶에선 19위로 10위권에 들었다. 일자리 부문 22위, 개인 재정 23위였지만 정착 용이성은 5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의 질 세계 4위, 가족 웰빙과 직업 안정성 지표는 11위였지만 생활비 35위, 일과 가정의 균형 41위, 경력에 이로운 일자리 수 42위 등의 지표는 낮았다.
인터네이션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출신들은 해고와 임금 수준 등에 대해서는 만족했지만 노동 시간과 물가에 있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며 "한국에 대한 만족도는 76%로 홍콩(77%)과 대만(79%), 싱가포르(86%) 등 ‘아시아의 네마리 용’ 중에선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2007년 설립된 인터네이션스는 2014년부터 이같은 보고서를 펴냈는데, 한국은 2014년 61개국 가운데 13위, 2015년 64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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