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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2, 2016

수출 '뒷걸음' 내수는 '절벽'.. 한국경제 '시계제로' 2%대 중반 성장도 '먹구름'.. 비상 걸린 정부



한국 경제 앞길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한가위를 앞두고 불거진 돌발 악재에 실물과 금융 모두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수출과 소비, 설비투자 등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상고하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 이럴 경우 올해 2%대 중반 성장률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수출·내수 동반침체 조짐

8월 플러스로 반전되면서 희망의 빛을 보였던 수출이 다시 위태로워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6%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달 조업일수가 적기 때문에 수출액이 다소 줄어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 차질 등이 가시화되고 있고,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의 후폭풍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적신호인 것만은 분명하다. 8월 수출도 냉정하게 보면 플러스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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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1991.4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8% 떨어져 올 들어 4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남제현 기자
LG연구원은 8월 통관수출 금액이 작년 동기보다 2.6% 늘면서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조업일수 증가와 선박 수출 등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지난달 수출단가가 6.1%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수출물량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는 분석이다.

내수도 불안하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10월 ‘소비 절벽’ 우려도 여전하다.

기획재정부 핵심관계자는 “김영란법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등 본격화되는 조선·해운분야 구조조정이 대량실업 등 사회 문제로 비화하면 위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는 “수출도 반짝 회복세였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민간소비는 가계부채로 여전히 부진하고 소비와 투자, 지출 모든 측면에서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선·해운 구조조정 문제로 불거진 기업들의 구조조정 국면으로 사람들이 투자를 하기는커녕 줄이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투자 수요 위축”이라고 우려했다.


◆2%대 성장도 위태

전문가들은 하반기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연말까지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면서 경기 하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최근에 수많은 악재들이 등장해서 한국 경제는 상고하저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기업 투자심리 회복 없이는 2% 중반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안 좋은데 우리 내부 사정도 안 좋은 게 맞물리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2.7%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2.3% 수준 정도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급한 일은 재정지출을 확대해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은 진행 중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에 물가하락) 문제”라며 “디플레이션 아래에서 성장률 반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의 근원은 정부”라며 “정부가 위기시에 선제적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추경이라도 빨리 처리하는 게 답”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조 개혁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진해운발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현대상선의 첫 대체선박 현대 포워드호가 9일 부산항 신항에 입항하고 있다. 이 선박은 부산에서 출발해 광양을 거쳐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 “추석 전 추경 70% 이상 집행”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추석 이전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70%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중앙정부 집행 기준으로 추경 집행관리 대상인 8조6000억원 중 71%인 약 6조1000억원을 추석 전인 13일까지 집행하기로 했다.

추경 집행관리대상은 총 11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 중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으로 반영된 회계기금 간 거래 2조2000억원과 목적예비비 2000억원을 제외한 것이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 속에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38일이 걸렸지만 신속한 집행으로 추경 효과를 연내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직후 금융시장의 급변동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 동향 점검에 들어갔다.

김라윤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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