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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2, 2016

잠자는 달러예금 63조원..운영 마땅찮아 은행 '골치'(종합) 8월 달러화예금 569억달러 사상 최대외은에 예치하거나 외화증권 투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 상승 기대감에 은행권 달러 예금으로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워낙 금리가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싼 비용에 달러를 조달하는 셈이지만, 문제는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달러 예금 운용에 대한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달러예금 사상 최대…은행 달러 넘쳐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달러화 예금은 569억2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로 63조2000억원 가량의 달러가 시중은행 예금계좌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달에 비해 11억8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증가분 중 68%인 8억1000만달러가 개인 달러화 예금에서 불었다. 기업보다 개인이 투자목적으로 달러화 예금에 가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연준 이사들이 잇달아 금리인상 여건이 마련됐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덕이다. 게다가 현재 원·달러 환율은 KEB하나은행 고시 기준 1110원으로 올해 2월 기록한 고점 1241원에 비해 12%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지금이 달러화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은에 예치하거나 외화증권에 투자
문제는 은행들이 외화 예금으로 몰리는 달러화를 어떻게 운용할지다. 상반기(1∼6월) 은행들은 외화예치금과 외화유가증권을 집중 공략했다.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외화유가증권이다. 은행의 보수적인 투자성향상 기존에는 선진국 국채에 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등 금리가 높은 신흥국 채권으로도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기업 등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외화증권 평균 잔액은 15조5866억원으로 작년 연간 평잔 대비 52.2% 증가했다.
A 은행 자금담당자는 “외화 여유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외화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주요 선진국 금리는 마이너스인 곳이 많아 신흥국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에 다시 예치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외화예치금 평균 잔액은 12조4620억원으로 작년 대비 6.1% 늘었다. 외화예치금은 은행 명의로 다른 은행에 달러를 예치하는 것으로 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 계좌가 대상이다.
B 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요즘은 주로 중동계와 중국계 은행이 달러 예금을 받아주고 있다”며 “중동은 유가 때문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고 중국은 여전히 확장국면이다 보니 유럽계나 미국계 은행보다는 달러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화 예치는 중간에 달러 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달러화가 아니라 이종통화로 예치하는 경우도 있다.
◇마진은 낮아
달러예금 조달비용이 워낙 낮아 웬만해서는 이익이 나고 있지만 원화 예대마진에는 못 미친다는 점은 고민이다.
현재 달러 정기예금은 1개월 회전식 예금에 보통 가입하는데 금리가 연 0.2~0.3% 수준이고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1.4% 안팎이다.
이렇게 조달한 달러화를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외화증권에 투자하거나 외은에 예치하면 그만큼 금리차이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상반기 은행권 외화예수금 평균 이자율은 0.2~0.69% 수준인 반면 외화증권 수익률은 1.10~2.26% 수준이었다. 대략 0.9~1.5%포인트 안팎의 마진을 얻는 셈이다. 또 외은에 예치하면 외은에 따라 금리가 다르지만 3개월 기준으로 달러예금 금리 대비 0.1~0.15%포인트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7월 말 잔액기준 원화 예대금리 2.17%를 밑도는 수준이다.
C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호재까지 겹쳐서 지금 한국계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넉넉하다 못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높은 외화증권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리스크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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