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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24, 2016

한진해운 사태 4주..두 배로 오른 운임, 배불리는 외국 선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이후 예상대로 글로벌 선사가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국 지역 해상 물동량의 20%를 담당했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사실상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외국 선사들이 빈자리에 들어와 운임을 높이고 있다. 대안을 찾지 못한 수출입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된 운임을 지불하고 있다.
◆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한국~미국 노선 운임 2배…이익 챙기는 글로벌 선사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20일 기준 한국~미국 노선 평균 1 FEU의 운임이 2400달러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8월까지 같은 노선의 평균 운임은 1203달러였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중국 최대 해운사 코스코(COSCO)의 컨테이너선. /한진중공업 제공
중국 최대 해운사 코스코(COSCO)의 컨테이너선. /한진중공업 제공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운임도 폭등했다. 지난 8월 기준 755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유럽 운임은 최근 1300달러까지 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평균 한국~미국, 한국~유럽노선 1 FEU당 운임은 각각 1482달러, 620달러 수준이었다.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지난달 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9월 초부터 운임이 두 배로 올라 아직도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며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회사들은 타격이 크지만, 어찌해볼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는 "미주 노선과 유럽 노선 운임은 모두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운임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글로벌 선사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최근 "머스크, 하팍로이드, CMA-CGM 등에게 단기적으로 운임상승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라며 "상하이~LA, 상하이~뉴욕, 상하이~로테르담 노선 운임이 각각 42%, 19%, 39%씩 올랐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한진해운 제공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한진해운 제공
세계 1,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는 지난 15일부터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운영·확대하고 있다. 각각 4000TEU,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6척씩 투입했고 중국 코스코와 대만 양밍도 중국~부산~미주 노선을 증편했다.
◆ 현대상선, 대체 선박 투입했지만 한진해운 공백 메울 여력은 부족
물류대란 해결책으로 현대상선의 대체선박이 투입되고 있지만,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상선이 투입하기로 한 대체 선박은 한국~미국노선 4척, 한국~유럽노선 9척이다. 지난 9일 한국~미국 노선을 오가는 선박이 처음 투입됐고, 오는 29일 한국~유럽 노선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진해운이 컨테이너선 97척, 벌크선 44척 등 140여척의 선박을 운영했던 것을 고려하면 대체 선박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한국~미국을 오가는 기간이 약 4주, 한국~유럽노선 왕복 기간은 8~10주 정도"라며 "일주일에 한 척씩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최소한이 배가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세계 7위권 해운사로 외국선사를 견제하고 운임 상승을 막는 역할을 했지만, 법정관리 이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적 해운사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상선이 일부 공백을 메운다고 하더라도 운임 인상과 한진해운 물량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riday, September 16, 2016

사표 내고 유튜브 뛰어든 '평범한' 40대 남자 [1인기업 시대18] 영화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 김학

일자리가 사라진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기술의 발달은 우리 모두를 일자리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오래 전 끝났고, 100세시대 누구나 2~3번의 일(業)을 해야 생존한다. 국가도 사회도 답해줄 수 없는 문제, 결국 개인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내 일은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다. 직장을 다니면서, 또는 홀로서기를 통해 '1인기업'을 운영해온 이들에게서 답을 찾고자 한다. '직장 다닌다고 직업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찍 간파한 '1인기업가'들의 경험담을 통해 해법을 찾아본다. [편집자말]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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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빨강도깨비 채널을 운영하는 영화 콘텐츠 크리에이터 김학씨.
ⓒ 김학

11년간 건설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했다. 해외 프로젝트 사업성 평가를 위해 중동지역으로 출장을 자주 갔다. 술을 즐기지 않았기에 출장 기간 틈나는 대로 영화를 봤다. 단조로운 일상을 달래기 위해 영화에 관한 글과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고 2015년엔 영상 제작까지 뛰어들어 나이 마흔의 유튜버로 변신했다. 유튜브 구독자 20만 명, 누적 조회수 3500만 명의 영화 콘텐츠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 김학(41)씨 이야기다.

"2015년 4월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즈음에 A4용지 10장 분량의 콘텐츠를 준비했어요. 이전 작품들의 세계관과 비교 분석해서 나름 공들인 콘텐츠인데 제가 봐도 너무 길고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그때 유튜브에서 해외 영화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담았더라고요. 그날로 밤새 영상편집을 배워 한 달도 안 돼 첫 영상을 올렸어요."

한 달 만에 10만뷰 영상 3개 나와... 사표 내고 유튜브 세계 선수로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의 뒷얘기를 다룬 첫 영상은 사실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두 번째 영상을 업로드한 후 소위 대박이 났다. '가장 빠른 캐릭터 베스트3'를 소개한 영상인데 한 달 동안 반응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루 조회 수가 1000~2000클릭씩 올라가더니 단박에 10만뷰가 넘어버린 것이다. 

비슷한 '베스트 시리즈'를 잇달아 제작했고 두 달 만에 10만뷰가 넘는 영상이 3개가 나왔다. 이 '사건'은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진지하게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사업성을 평가했고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2015년 7월 사표를 던지고 유튜브 세계에서 직접 선수로 뛰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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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결심은 의외로 쉬웠던 것 같아요. 평생 그렇게 막연하지만 확신에 찬 적이 없었으니까요. 실패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물론 당장 수입이 크진 않겠지만 예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 수준을 회복하는 기준으로 3년을 잡았어요. 퇴직금에다 대출을 받아 3년 동안 버틸 만한 자금을 미리 마련했어요. 아내는 블로그 시절부터 생각을 공유했기에 제가 영상을 만들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의 구독자들이 영상광고를 볼 때마다 수익이 생긴다. 채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구독자 수가 많을수록, 동영상 조회 수가 많을수록 수익도 커진다. 퇴사 전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운영해 본 결과 당장의 수입은 물론 최소 3년 후 수입도 가늠이 됐다. 

"만 1년이 지났는데 수입은 아직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등락이 심한 편이라 월급보다 많이 들어온 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달도 있습니다. 원래 목표는 3년 안에 직장 다닐 때 받던 연봉을 달성하는 것인데 최근에 목표를 상향조정 했습니다. 대출도 갚아야 하니까요."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오던 남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10대들의 소통 플랫폼인 유튜브에 뛰어들었다는 점은 여전히 의아하다. 김씨 스스로도 1년 전만 해도 온라인 미디어나 유튜브엔 전혀 관심 없이 살아온 평범한 40대 남자라고 말한다.

대학 시절 광고에 관심... "블로그도 영상도, 내 콘텐츠 만들고 싶은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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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도깨비 김씨의 일은 일주일 단위로 이뤄진다. 아이템을 정한 후 자료조사와 적합한 영화 장면을 찾아내는 과정이 일의 절반이다. 이후 영화 장면을 보면서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녹음 후 그 위에 영상을 편집한다.
ⓒ 김학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광고에 관심이 있었어요.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이 취업준비를 할 때 광고학원을 다니고 소규모 광고회사에서 1년 정도 일한 적도 있었어요.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들어가서 제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는 일을 해왔지만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는 그때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영상을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제가 좋아서 해왔던 일이죠. "

김씨는 최근 영화 콘텐츠의 출발점이 됐던 블로그를 폐쇄했다. 영상을 시작하며 관리가 힘들어 1년 넘게 방치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똑같은 콘텐츠를 글로 쓰는 것보다 영상으로 만들 때 만족도는 훨씬 높아요. 이제는 글로 뭔가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부담감으로 다가와요. 물론 영상은 편집 등 따로 후반 작업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작업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오히려 글을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김씨의 일은 일주일 단위로 이뤄진다. 아이템을 정한 후 자료조사와 적합한 영화 장면을 찾아내는 과정이 일의 절반이다. 이후 영화 장면을 보면서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녹음 후 그 위에 영상을 편집한다. 편집은 하루 12시간씩 이틀 꼬박 작업해야 한다. 자막과 효과를 넣은 후 지인에게 미리 보여주고 오타 등 수정작업을 하면 한 편의 동영상이 완성된다. 최근엔 노하우가 늘어 하나의 아이템으로 2~3개의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사실 거창한 목표는 없습니다. 1인기업이니 일단은 제가 잘 먹고 잘살아야겠죠. 1인기업 체제로도 충분히 생계를 이어가고 삶의 질이 확보된다면 꼭 큰 기업으로 성장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10년 동안 조직의 비효율성을 겪었기 때문에 조직이 커진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월요일이나 화요일 아침에 혼자 영화를 보기도 하고 업무시간 배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점은 1인미디어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자유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콘텐츠의 반응이 안 좋으면 스트레스가 크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그중 하나다.

"극복 방법은 계속해나가는 것뿐입니다. 유튜브 영상은 언제 어떤 게 뜰지 아무도 모릅니다. 난다 긴다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봐도 다들 진짜 모르겠다고 해요. 그런 이유에서 크리에이터로서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는 꾸준함입니다. '1인 미디어 특성상 분명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는데 보통 젊은 친구들은 그런 시기가 조금만 길어지면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포기해버리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어도 최소 1년 이상은 꾸준히 영상을 올려보겠다는 각오로 시작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크리에이터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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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영화 콘텐츠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 김학씨.
ⓒ 김학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골방에서 혼자 하는 외로운 직업이라는 점도 어려움이다. 특히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 유형이 아닌 제작자 유형인 김씨의 경우는 브랜딩을 통한 홍보나 협찬 등 마케팅이 힘들다. 유튜브에서 채널을 운영하는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MCN(Multi Channel Network)에 소속돼 활동하는 이유다. 김씨 역시 지난해 9월 MCN 트레저헌터와 계약을 맺어 소속사를 통해 인터뷰나 행사에 나가기도 하고 다른 크리에이터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됐다. 

'영화'라는 범주 안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지만, 김씨는 스스로 자신만의 콘셉트와 지향점이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자부심이 있다. 중간에 막힘없이 술술 보게 되는 기승전결에 따른 완성도와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특유의 편집이 언젠가는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대부분의 영화 유튜버들이 슈퍼히어로 장르인 마블 영화로 재미를 봤죠. 신작 영화가 나올 때마다 조회율도 높고 세계관 등 관심이 많아서 뭘 만들어도 조회 수가 높습니다. 올해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경우 신생 채널에서 만든 영상도 100만 뷰를 훌쩍 넘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대중들이 슈퍼히어로 장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의외로 제 채널에서는 그런 영상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어요. 그동안 슈퍼히어로 장르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이제는 자유로워졌습니다. 제가 하고 싶으면 하겠지만 굳이 조회수나 흥행 때문에 억지로 하진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인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향해 김씨는 '남이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가 아닌 '크리에이터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를 당부했다. 

"콘텐츠라는 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입맛이 다 다르므로 하나로 정리할 수 없죠. 1인미디어는 누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그 하나를 찾아서 그것을 좋아할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보여드리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소통하죠. 최근 만든 영상 '영화 속의 활'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국궁의 역사부터 백과사전 수준의 댓글들이 1000개가 넘게 달린 걸 봤습니다. 제 영상을 계기로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토로하는 장이 된 것이죠. 그걸 보면서 제가 꼭 답을 내놓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영상으로 된 흥미로운 장난감을 만들어 놓으면 갖고 그걸 노는 건 시청자들이 하는 것이니까요."

Monday, September 12, 2016

잠자는 달러예금 63조원..운영 마땅찮아 은행 '골치'(종합) 8월 달러화예금 569억달러 사상 최대외은에 예치하거나 외화증권 투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 상승 기대감에 은행권 달러 예금으로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워낙 금리가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싼 비용에 달러를 조달하는 셈이지만, 문제는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달러 예금 운용에 대한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달러예금 사상 최대…은행 달러 넘쳐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달러화 예금은 569억2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로 63조2000억원 가량의 달러가 시중은행 예금계좌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달에 비해 11억8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증가분 중 68%인 8억1000만달러가 개인 달러화 예금에서 불었다. 기업보다 개인이 투자목적으로 달러화 예금에 가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연준 이사들이 잇달아 금리인상 여건이 마련됐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덕이다. 게다가 현재 원·달러 환율은 KEB하나은행 고시 기준 1110원으로 올해 2월 기록한 고점 1241원에 비해 12%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지금이 달러화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은에 예치하거나 외화증권에 투자
문제는 은행들이 외화 예금으로 몰리는 달러화를 어떻게 운용할지다. 상반기(1∼6월) 은행들은 외화예치금과 외화유가증권을 집중 공략했다.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외화유가증권이다. 은행의 보수적인 투자성향상 기존에는 선진국 국채에 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등 금리가 높은 신흥국 채권으로도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기업 등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외화증권 평균 잔액은 15조5866억원으로 작년 연간 평잔 대비 52.2% 증가했다.
A 은행 자금담당자는 “외화 여유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외화 유가증권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주요 선진국 금리는 마이너스인 곳이 많아 신흥국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에 다시 예치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외화예치금 평균 잔액은 12조4620억원으로 작년 대비 6.1% 늘었다. 외화예치금은 은행 명의로 다른 은행에 달러를 예치하는 것으로 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 계좌가 대상이다.
B 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요즘은 주로 중동계와 중국계 은행이 달러 예금을 받아주고 있다”며 “중동은 유가 때문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고 중국은 여전히 확장국면이다 보니 유럽계나 미국계 은행보다는 달러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화 예치는 중간에 달러 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달러화가 아니라 이종통화로 예치하는 경우도 있다.
◇마진은 낮아
달러예금 조달비용이 워낙 낮아 웬만해서는 이익이 나고 있지만 원화 예대마진에는 못 미친다는 점은 고민이다.
현재 달러 정기예금은 1개월 회전식 예금에 보통 가입하는데 금리가 연 0.2~0.3% 수준이고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1.4% 안팎이다.
이렇게 조달한 달러화를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외화증권에 투자하거나 외은에 예치하면 그만큼 금리차이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상반기 은행권 외화예수금 평균 이자율은 0.2~0.69% 수준인 반면 외화증권 수익률은 1.10~2.26% 수준이었다. 대략 0.9~1.5%포인트 안팎의 마진을 얻는 셈이다. 또 외은에 예치하면 외은에 따라 금리가 다르지만 3개월 기준으로 달러예금 금리 대비 0.1~0.15%포인트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7월 말 잔액기준 원화 예대금리 2.17%를 밑도는 수준이다.
C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호재까지 겹쳐서 지금 한국계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넉넉하다 못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높은 외화증권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리스크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수출 '뒷걸음' 내수는 '절벽'.. 한국경제 '시계제로' 2%대 중반 성장도 '먹구름'.. 비상 걸린 정부



한국 경제 앞길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한가위를 앞두고 불거진 돌발 악재에 실물과 금융 모두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수출과 소비, 설비투자 등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상고하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 이럴 경우 올해 2%대 중반 성장률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수출·내수 동반침체 조짐

8월 플러스로 반전되면서 희망의 빛을 보였던 수출이 다시 위태로워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35억3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6%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달 조업일수가 적기 때문에 수출액이 다소 줄어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 차질 등이 가시화되고 있고,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의 후폭풍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적신호인 것만은 분명하다. 8월 수출도 냉정하게 보면 플러스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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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1991.4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8% 떨어져 올 들어 4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남제현 기자
LG연구원은 8월 통관수출 금액이 작년 동기보다 2.6% 늘면서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조업일수 증가와 선박 수출 등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지난달 수출단가가 6.1%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수출물량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는 분석이다.

내수도 불안하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10월 ‘소비 절벽’ 우려도 여전하다.

기획재정부 핵심관계자는 “김영란법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등 본격화되는 조선·해운분야 구조조정이 대량실업 등 사회 문제로 비화하면 위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는 “수출도 반짝 회복세였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민간소비는 가계부채로 여전히 부진하고 소비와 투자, 지출 모든 측면에서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선·해운 구조조정 문제로 불거진 기업들의 구조조정 국면으로 사람들이 투자를 하기는커녕 줄이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투자 수요 위축”이라고 우려했다.


◆2%대 성장도 위태

전문가들은 하반기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연말까지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면서 경기 하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최근에 수많은 악재들이 등장해서 한국 경제는 상고하저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기업 투자심리 회복 없이는 2% 중반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안 좋은데 우리 내부 사정도 안 좋은 게 맞물리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2.7% 경제성장률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2.3% 수준 정도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급한 일은 재정지출을 확대해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은 진행 중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에 물가하락) 문제”라며 “디플레이션 아래에서 성장률 반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의 근원은 정부”라며 “정부가 위기시에 선제적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추경이라도 빨리 처리하는 게 답”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조 개혁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진해운발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현대상선의 첫 대체선박 현대 포워드호가 9일 부산항 신항에 입항하고 있다. 이 선박은 부산에서 출발해 광양을 거쳐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 “추석 전 추경 70% 이상 집행”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추석 이전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70%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중앙정부 집행 기준으로 추경 집행관리 대상인 8조6000억원 중 71%인 약 6조1000억원을 추석 전인 13일까지 집행하기로 했다.

추경 집행관리대상은 총 11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 중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으로 반영된 회계기금 간 거래 2조2000억원과 목적예비비 2000억원을 제외한 것이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 속에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38일이 걸렸지만 신속한 집행으로 추경 효과를 연내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직후 금융시장의 급변동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 동향 점검에 들어갔다.

김라윤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skylee@segye.com

Friday, September 9, 2016

대란 키우는 한진.. '해운 600억 지원' 또 결론 못내 주말 물류대란 중대 고비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이 이번 주말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8일에 이어 9일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가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 안건을 확정치 못하면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 압류를 막기 위한 미국 내 절차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이 스스로 내놓은 ‘생색내기’ 지원조차 늦추는 통에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두고 논의했지만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초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자금을 빌려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날 열린 이사회가 진통 끝에 하루 연기된 뒤 이틀 연속 결정이 나지 않았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10일 오전 회의를 속개하고 자금 지원 안건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투입된 첫 대체 선박인 현대상선의 ‘현대포워드호’가 9일 오후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부두의 PNIT터미널에 접안해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 현대포워드호는 이날 밤 11시에 출항해 전남 광양을 거쳐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시스
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투입된 첫 대체 선박인 현대상선의 ‘현대포워드호’가 9일 오후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부두의 PNIT터미널에 접안해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 현대포워드호는 이날 밤 11시에 출항해 전남 광양을 거쳐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시스
이사회의 결정이 지연되는 것은 그룹 손을 떠난 한진해운에 대한항공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내부의 반감 때문이다. 법원의 회생자금 지원 요청을 채권단과 정부가 거절한 상황에서 굳이 대한항공이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자칫 이사회의 배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터미널 매각에 시간이 걸리면 대출금 조기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금 집행 지연이 미국 법원의 스테이 오더(압류금지명령) 최종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법원은 지난 7일 스테이 오더를 잠정 승인하며 미국 내 채권자 보호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한진해운이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기한은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9일 오후 11시)까지다. 법원은 자금조달 계획안을 받으면 추가 심리를 거쳐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다만 대한항공 이사회 연기 등으로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 제출이 늦어지면서 잠정 승인된 스테이 오더가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정부가 정한 거점항만 8곳 중 3곳이 롱비치·시애틀·뉴욕 등 미국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내 입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거점항만이 있는 독일이나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들도 한진해운 입항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미국 법원이 압류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으면 물류대란이 급속히 악화될 전망이다. 한진해운 71개 컨테이너 노선 가운데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28%(20곳)로 가장 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지원안 자체를 미국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며 “빠르게 집행해도 위험할 판에 지원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번 주말 물류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다만 조양호 회장이 사재로 출연키로 한 400억원의 경우 오는 13일까지 집행하기로 이날 확정했다. 이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충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식 1054만344주(17.81%)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 실린 물건 안온다" 美·홍콩업체들 아우성

[화물 90%가 외국 물품, 물류대란 글로벌 이슈로 번져] - 월마트 등 피해 호소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목 앞둬 의류 등 수송 지연에 전전긍긍 "이러다간 시장점유율까지 폭락" 운임도 50%이상 급등 이중고 "하역비 낼테니 선박 억류안되게" 삼성전자 등 美 파산법원에 요청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의 연례 '유통업 콘퍼런스'. 보통 유통업의 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올해만큼은 '한진해운 물류 대란'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블랙 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금요일에 진행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앞두고 한국·중국 등에서 들어올 의류·장난감 등의 수송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국 전자제품 생산 업체인 휼렛 패커드(HP) 관계자는 "한진해운 선박에 컨테이너 500개가 넘는 물건을 실었는데, 로스앤젤레스(LA) 항구 등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가는 시장점유율마저 폭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명품 업체인 '마이클 코어스'의 조 파슨스 사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해운 운임이 급등해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판매 이익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발(發) 물류 대란이 글로벌 이슈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한진해운이 처리한 460여만 TEU 가운데 한국 물품은 10.7%에 불과하다.
정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한진해운 물량 중 한국 비중이 작아 국내 업체 피해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뒤집어 말하면, 90%가 중국·미국·일본 등 외국 물품이라는 말이다. 하명신 부경대 교수는 "해운업은 특성상 수십개 국가의 수천개 기업이 관련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피해도 전 세계로 확산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홍콩 의류업체 '에스켈그룹'도 한진해운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애초 중국에서 생산한 의류 자재를 한진해운을 통해 홍콩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진해운 선박이 중국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의류 자재도 발이 묶였다.
대체 선박을 수소문해 간신히 홍콩까지 실어 온 자재들을 긴급 수배한 트럭으로 생산 공장까지 실어 날랐다. 에스켈그룹의 켄트 테 부문장은 "생산 공정이 일주일이나 늦어졌다"며 "납기일에 맞춰 완제품을 미국·유럽까지 보내려면 비행기를 써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짐 싣고 LA로 - 한진해운의 대체 선박으로 투입된 현대상선의‘현대포워드호’가 9일 부산 신항에 입항하고 있다. 이 배는 한진해운 선박을 대신해 수출 화물을 싣고 부산을 떠나 오는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화물 대부분은 삼성·LG전자의 가전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호 기자
현대상선, 한진해운 짐 싣고 LA로 - 한진해운의 대체 선박으로 투입된 현대상선의‘현대포워드호’가 9일 부산 신항에 입항하고 있다. 이 배는 한진해운 선박을 대신해 수출 화물을 싣고 부산을 떠나 오는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화물 대부분은 삼성·LG전자의 가전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호 기자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를 앞두고 제품 수송이 늦어지면서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해운 운임마저 50% 이상 급등하면서 유통·제조업체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마트와 JC페니 등 대형 유통업체가 회원인 미국 소매업지도자협회(RILA)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물류 차질과 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나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노력해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수많은 국가가 얽히면서 '물류 대란' 해결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농림부는 7일 "한진해운으로 인한 항만 운영 차질이 해소되는 데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면서, 화주들이 개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등은 미국 파산법원에 "한진해운이 내야 할 하역비를 직접 부담할 테니, 선박이 항구에 접안하더라도 억류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파산법원은 9일(현지 시각) 한진해운의 '파산보호신청'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심리를 진행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진정 변호사는 "1986년 미국 해운사인 '유에스(U.S.) 라인' 파산 때는 최종 해결까지 3년이 걸렸다"며 "여러 나라의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aturday, September 3, 2016

상조서비스 줄폐업 폭탄 터지나..4조원 맡긴 419만 가입자 긴장 "200곳 중 40여 곳만 남을 것" 소문에 업계 분위기 '흉흉' 업체대표 구속·자살..부도시 낸 돈 절반 받으면 다행

"200곳 중 40여 곳만 남을 것" 소문에 업계 분위기 '흉흉'
업체대표 구속·자살…부도시 낸 돈 절반 받으면 다행
(전국종합=연합뉴스) 신민재 장영은 김소연 기자 = 인천에 사는 회사원 김 모(52) 씨는 얼마 전 우편으로 한 통의 안내문을 받았다.
팔순 노모가 돌아가실 때를 대비해 8년간 월 2만원씩 꼬박꼬박 내온 상조업체가 부도로 문을 닫았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업체가 가입된 공제조합 측은 김 씨에게 이미 낸 돈 198만원 중 99만원만 받고 회원 자격을 포기하든지 다른 상조업체 8곳 중 한 곳을 선택해 갈아타라고 했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지 불안을 느낀 김 씨는 결국 낸 돈의 절반을 돌려받고 해약했다.
김씨가 가입한 상조업체는 회원 수가 8만7천 명에 달하는 업계 15위권 이내의 중견업체였다.
하지만 올해 7월 초 갑자기 폐업했고 사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달 말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4일 "노모가 살아 계신데 보험처럼 여겼던 상조업체가 먼저 망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그동안 부은 돈이 아깝고 억울하지만 따질 데도 없다"고 말했다.
◇ 4년 새 100곳 넘게 문 닫아…업체대표 구속·자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5월 전국적으로 307개에 달했던 상조업체는 지난해 말 223개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17곳이 폐업하거나 등록 취소됐다.
올해 3월 기준 상조업체 회원 수는 총 419만명으로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증가세가 멈췄다. 이들이 상조업체에게 맡긴 돈은 4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상조업계는 회원 수가 5만명 이상인 23개 업체가 전체 가입자의 77%를 차지하는 구조다.
정부는 영세 상조업체가 난립해 소비자 피해가 커지자 올해 1월부터 강화한 할부거래법을 시행했다.
상조업체의 최소 자본금 요건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올렸고 폐업한 상조업체의 회원을 넘겨받은 업체가 원래 업체의 해약 환급 의무를 지게 했다.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의무화해 불법·부실업체를 걸러내는 장치도 강화했다.
문제는 개정 법률 시행 이전에 인수·합병된 상조업체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이들 중 상당수 업체는 자신들이 인수한 회원이 해약을 요구하며 표준약관에 따라 총납부금의 85%를 돌려달라고 해도 "이전 업체에 낸 돈은 우리가 책임 못 진다"고 버텨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울산에서 지난해 등록 취소된 한 상조업체는 1만2천여 명의 회원에게 해약 환급금 47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대표가 구속기소 됐다.
환급금을 지급하라는 울산시의 시정명령도 이행하지 않은 업체대표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 업체는 가입자로부터 받은 회비 중 20%만 공제조합에 담보금으로 납입해 놓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50%를 예치했다고 허위광고를 했다.
◇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작년 4분기 이후 신규업체 '0'
정부는 상조업체 자본금 요건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진입 장벽을 높이면서 기존 업체들에는 3년 유예기간을 줬다.
업계에서는 기존 업체에도 강화된 자본금 요건이 적용되는 2019년 1월까지 현재의 200개 업체 중 절반이 훨씬 넘는 업체가 문을 닫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의 줄폐업에 따른 고객 피해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3년 유예기간이 지나면 40∼50개 업체만 남을 것이란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정상적으로 신규 회원이 계속 가입 중인 업체는 30곳이 안 된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4분기 이후에는 새로 등록한 상조업체가 한 곳도 없다.
상조업체가 새 가입자를 모집하려면 회사가 영업사원에게 고객이 한 달에 내는 회비 2만∼3만원의 3배에 달하는 '선(先)수당'을 주는 등 영업비용이 필요한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나머지 업체는 기존 회원들이 내는 월 회비와 장례를 치르는 회원들이 추가로 낸 비용으로 겨우 유지만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조서비스 가입자에게 장례 대신 웨딩이나 크루즈 여행을 권유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결국,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 경영이 어려워진 중소업체들이 계속 폐업하면 이미 낸 돈을 절반 이상 날리는 가입자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상조업체 간 인수·합병이 비일비재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 업체가 4∼5번씩 바뀌는 고객도 있다"면서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10여개 이상의 상조업체는 무리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라며 했다.
◇ 무심코 가입하면 돈 떼인다…"꼼꼼히 따져야"
상조업체 가입자가 낸 회비(선수금)는 공제조합, 은행예치, 은행지급 보증 등을 통해 보전된다.
부도가 났을 때 공제조합이 회원 선수금의 절반이나마 보장하는 상조업체는 60여 곳이다.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 중에는 은행예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갑작스러운 업체 폐업이나 퇴출로 낸 돈의 절반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상조업체를 고를 때 재무 건전성과 선수금 지급 여력 비율, 지급보증 체결기관 등을 확인하도록 조언했다.
공정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년 2차례 상조업체를 포함한 선불식 할부 거래 사업자에 대한 이런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강난숙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당국에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하고 법정 예치금 비율을 준수 여부와 재무 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60∼70대 중에는 인터넷 활용에 익숙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계약서, 회원증서, 약관,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해 분쟁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보호단체들은 폐업한 상조업체 회원의 경우 본인이 낸 회비 누계액을 선수금 보전기관에 확인해 차질 없이 피해 보상을 받도록 권고했다.
smj@yna.co.kr

Friday, September 2, 2016

한진해운 사태 "정부 뒷북 치나?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운다" "부산항 무너지면 광양항·인천항도 죽는다. 제조업까지...국가위기"

- 한진해운 종사자만 1만 명 
- "한진 망하면 부산 망한다" 과언 아냐 
- 제1선사 한진해운, 하나 키우는 데 40년 걸려 
- 조양호 책임 제일 커. 이제라도 성의 보여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 


◇ 정관용>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죠. 지금 세계 각지에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절반 이상이 억류 등으로 지금 정상 운항 못하고 있고 운임도 폭등하고 물류대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 부산항이라고 해요. 항만업계 전체가 이미 피해를 보고 1만 여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가 흔들린다. 그래서 한진이 망하면 부산이 망한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고 하는데요.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 연결해 봅니다. 박 대표님 나와 계시죠? 

◆ 박인호> 네,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 

◇ 정관용> 부산항에서 한진해운 관련 일하는 분들이 정말 1만명 가량 됩니까?

◆ 박인호> 한진 관련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입니다. 선종품이라든지 물 공급이라든지 관련 계열 회사 합해서 원래는 2300명인데 전부 관련 계열 회사까지 수리, 조선, 부품까지 합하면 전부 다 1만 1천명이 됩니다. 

◇ 정관용> 1만 1천명이 한진과 직접 연결된 일을 합니까?

◆ 박인호> 네. 직간접적으로 다 연결된다는 거죠. 

◇ 정관용> 아. 지금 부산항에 한진해운 선박들이 아예 없어요?

◆ 박인호> 지금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한 대도 못 들어오고 있습니까? 

◆ 박인호> 네, 못 들어오고 있고 작업을 못하고 있고요. 지금 일부 체불 때문에 또 파업을 하고 있고요. 현재 그런 상태입니다. 


◇ 정관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그러니까 우선 왜 못 들어오는 것이고.

◆ 박인호> 들어와도 래싱업체라는 데가 있는데 그것은 한 16억 정도 임금이 체불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일을 못하게. 그분들 아니면 접안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배가 접안을 못하는 거죠. 외국에서 지금 들어올 배들이 전부 외국에서 가압류가 되어 있기 때문에 53대가 지금 벙벙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 배도 지금 못 들어오고 있죠. 

◇ 정관용> 그렇게 가압류가 되거나 또 지금 못 들어오는 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을 돈들이 있는데 그걸 받기 전까지는 일 못 한다. 이래서 못 하는 거죠?

◆ 박인호> 받을 희망도 없고 일단 법정관리로 간다는 것은 그 사람들은 청산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서 다른 지역과 달라서 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바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미 부산항에 한 11000명가량의 분들은 손을 놓고 계시겠네요?

◆ 박인호> 일부 계약직은 해고가 되고 있죠. 110명 정도가 먼저.

◇ 정관용> 해고 됐다고요, 이미? 

◆ 박인호> 네, 해고 통과됐죠. 계약직들입니다, 항운노조의.

◇ 정관용>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일을 안 하고 계신 것 아니겠어요?

◆ 박인호> 앞으로 일을 할 수 없죠. 일할 수 없고, 직접 2400명은 일할 자리가 없고 간접 피해가 예상되는 선용품 회사가 부산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다음에 수리, 물, 쌀 공급업체들. 참 이런 데가 다 피해를 보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진이 부산이 모항이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우리 정관용 앵커님 말씀처럼 제일 크다는 거죠, 부산항이.

◇ 정관용> 그래서 ‘한진이 망하면 부산이 망한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

◆ 박인호> 네, 그 말은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 박인호> 아닙니다. 저희들은 예상하지 않았고 또 못 했습니다.

◇ 정관용> 법정관리로 가지 않을 거라고 보셨어요? 

◆ 박인호> 적어도 국적 제1선사고 한진해운을 하나 키우려면 40년 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운동맹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국가신임도라든지 이런 걸 봐서 결코 법정관리까지는 가지 않겠다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법정관리 가버리니까 저희들은 막막합니다.

◇ 정관용> 어떤 대책을 지금 요구하고 계십니까? 

◆ 박인호> 저희들은 무대책인데 일단 법원에서 다행히 청산가치보다는 회생가치를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부산에서 일단 자금을 한 3000억 정도를 지금 모금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우리가 성의를 보이니까. 부산항만공사가 아직까지 청산된 건 아니니까.

8월 31일 오후3시 부산항 북항 신국제여객터미널 5층에서 해운항만업계,기관.단체 등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진해운 살리기 시민대회 모습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우리가 살릴 테니까 해고, 특히 계약직 같은 것은 어렵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가지 말라는 이야기이고. 저희들은 또 정부에 대해서도 지금 금융위가 지금 꼼짝하지 않고 있는데 금융논리만 가지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금융논리 가지고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국가물류대란이 일어나는데 그리고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뒷북을 치고 앉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제라도 성의를 다하라는 겁니다. 

◇ 정관용> 정치권이 뒷북친다고 하는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박인호>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끝나고 나니까... 

◇ 정관용> 부랴부랴 얘기하는데. 

◆ 박인호> 부랴부랴 금융위 위원장 만나고 있어봐야 소용 있습니까?

◇ 정관용> 정치권에서 세울 수 있는 대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인호> 지금 제가 보기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지원책, 저희들은 그게 아니고 살리라는 겁니다. 

◇ 정관용> 한진해운을 다시 살리는 것. 

◆ 박인호> 다시 회생을 시키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부산항도 시민모금을 하고 항만공사도 돈을 내고 부산시도 채권 발행해서 살려야 된다. 안 살리면 결국 부산항뿐 아니라 광양항도 인천항도 죽게 돼 있단 말입니다. 이게 국가위기로 나가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채권단들에서 금융기관에서 추가 자금지원 못 하겠다 해서 지금 법정관리로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필요한 추가자금을 지금 부산항에서 3천억 정도 모금하시고 부산시도 채권 발행해서 돈을 내자 이거군요? 

◆ 박인호> 한진의 조양호 회장도 조금 더 성의를 표시해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 사람이 제일 큰 책임자니까요. 

◇ 정관용>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되게 된 제일 큰 책임은 어디 있다고 생각하세요?

◆ 박인호> 일단 그건 한진입니다. 한진의 조양호 회장이 책임질 겁니다. 그 사람은 대한항공을 생각을 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든지 살릴 의지가 있었다면 결국은 지금 금융위가 볼 때는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 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법정관리로 간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것은 한진 회장의 책임이 제일 큽니다. 그리고 정부도 이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죠. 결국은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불태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집 전체를 불태우는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지금?

◇ 정관용> 우리 부산항도 이렇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습니다만 해외 각국의 우리 물건 수출하는 업체들도 큰 피해를 본다고 하지 않습니까? 

◆ 박인호> 지금 LG, 삼성도 마찬가지고요. 단순한 해운업체만 관계되는 게 아니고 제조업체까지 파급됩니다. 물건을 지금 이미 컨테이너 하나당 500불이 올랐어요. 그렇다면 우리 한국 전체에, 우리가 지금 1천만 개인데 2천만 개 가까이 되어 가는데 500불이면 얼마입니까, 국익 손실이.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제조비 수지가 맞겠습니까, 그렇게 내고? 이런 걸 예상했더라면 어떻게든 살려야죠. 

◇ 정관용> 이런 제조업체의 피해라든지 이런 것들은 어디 보상받을 방법도 없죠?

◆ 박인호> 방법이 없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뜩이나 어려운데 제조업체까지 간다면 결국 이건 국가경제 전체로 안 퍼지겠습니까? 단순히 부산항의 문제가 아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부산항의 직접 피해 보시는 분들도 사실 보상 받을 방법이 없는 거고.

◆ 박인호> 없습니다. 

◇ 정관용> 제조업체도 마찬가지고. 

◆ 박인호>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무슨 수를 쓰든지 한진 측에서 먼저 자구안을 더 내고 정치권에서 이걸 회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이 말씀입니까?


◆ 박인호> 대통령께서 결심을 해달라는 겁니다.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가 ‘좀 살려줘야 되겠다’. 부산항만의 피해 같으면 별개의 문제인데 결국 국가 전체의 제조업까지 가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와 결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인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였습니다.

‘테러’는 정세균 아닌 새누리당이 하고 있다 국회의장 개회사 전문 분석해보니, 새누리당 지적은 억지 국회의원 의무 다 한 것으로 봐야

지난 1일 열린 정기국회에서 국회의장 정세균이 낭독한 ‘개회사’에 대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정치적 테러’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당 대표 이정현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마디로 민생을 볼모 잡고 국회를 인질 잡고 예상되는 피해를 다 감안한 정치 테러”라고 단언한 뒤 “누구보다 국회법을 잘 알고 입법 취지를 잘 아는 분이 즉흥연설이 아니고 원고를 써서 수 차례 독해를 거쳤을 게 뻔한데 이렇게 했다는 것은, 준비된 테러를 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회고 국민이고 무시하고 정치 야욕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테러”라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염동열은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의장, ‘균’이라고 하는 것은 동식물에 기생해서 부패를 일으키는 단세포 동물이다, 이렇게 규정돼 있다”고 운을 뗀 뒤 “저희가 의장을 뽑을 때는 좋은 발효균이 되라고 뽑았다. 그런데 악성균, 테러균, 그 테러균은 이제 추경파행균으로, 민생파괴균으로, 이제 지카(바이러스)보다 메르스보다 더 크게 국민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여기서 이번 ‘개회사’ 문제를 발단으로 국회의장 정세균이 테러를 한 것인지, 아니면 새누리당이 테러를 한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보기로 하자. 먼저 정세균의 ‘개회사’부터 살펴보겠다. 그가 개회사에서 특히 강조함으로써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을 하고 ‘정기국회 전면 거부’를 선언하게 만들었다고 여러 언론매체들에 보도된 부분들은 아래와 같다.

“제 개인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라 생각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최근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논란은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국민의 공복(公僕)인 고위공직자,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제재와 남북 긴장상태 고조, 그리고 이에 맞선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시위로 동북아 전체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핵 문제는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 우리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당사국으로서 우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도 우리가 먼저 만들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화나 행동도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파국을 막을 수 있고, 또 북핵 문제를 넘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의 이니셔티브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 과정이 생략됨으로 해서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응분의 제재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이 극단으로 치닫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정세균이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권고’하는 대목을 듣고 새누리당 의석에서 항의하는 고함이 터졌다고 한다. 그리고 ‘사드 배치’에 관한 비판이 끝나기도 전에 원내대표 정진석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제히 퇴장해버렸다.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 수십여명은 그날 밤 11시쯤 국회의장실로 찾아가서 고성을 질렀다. 친박계 의원 이장우는 정세균을 향해 “진보좌파를 대표하는 의장이냐”고 소리쳤다. 몇 명은 집기를 집어던졌으며, 의원 한선교는 국회의장 경호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정세균이 2일 오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오전 1시쯤 의장실을 떠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을 실질적으로 ‘감금’했다고 비판했다.

먼저, 온갖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가 사퇴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정세균이 가장 먼저 한 것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물론이고 대다수 언론매체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도 논설과 기사로 강하게 요구한 것이다. 그러니 정세균이 개회사를 통해 그런 주장을 한 일을 ‘정치적 테러’라고 몰아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가장 흥분한 것은 정부가 국민적 합의도 없이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비판이었다. 정세균은 ‘동북아 전체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 우리의 문제’라는 전제 아래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도 우리가 먼저 만들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화나 행동도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정치적 테러’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서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는 말이 ‘정치적 테러’인가? 정세균은 입법부의 대표로서, 박근혜 정권이 사드 배치를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을 비판하면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이 혼란스러워 하는’ 현재 상황을 걱정했을 뿐이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정세균이 ‘개회사’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야당의 편에 선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공격했다.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자유겠지만 국회의장의 의무에 관해서는 국회법에 명시된 것이 없다. 제10조(의장의 직무)는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불문율이라고 주장한다면 헌법 제42조 2항(“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을 읽어보라고 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세균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서 국회에서 합법적 선거를 통해 뽑힌 국회의장이다. 이와 동시에 그는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국회의 대표이고 국민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적으로 ‘국가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의사당이라는 공석에서 읽은 개회사를 ‘정치적 테러’로 몰아붙이는가 하면 인물 자체를 “동식물에 기생해서 부패를 일으키는 단세포 동물”이라고 비하하는 새누리당의 행태야말로 ‘정치적 테러’이자 ‘보컬(말로 하는) 테러’의 극치를 보여준다. 또한 그가 어떤 ‘정치적 야욕’ 때문에 그런 개회사를 낭독했다는 주장을 하려면 명백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장 박원순은 지난 1일 밤 SNS 생방송 ‘원순씨 X 파일’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사퇴 결의안을 낸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누가 볼까 부끄럽다. 깽판.”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새누리당의 행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박정희와 김종필이 만든 민주공화당, 전두환과 노태우의 민주자유당, 그 뒤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지금의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수구보수정치집단은 반세기 가까이 한국의 헌정 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거나 위기에 빠뜨리는 행태를 계속해 왔다. 그들은 이번에 국회의장의 공개적 발언을 ‘정치적 테러’라고 공격함으로써 그런 ‘정치적 유전자’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입증한 셈이 되었다.

· 이 글은 <뉴스타파>에도 함께 실립니다.

이민 가기 가장 좋은 나라는?.. 한국은 세계 몇 번째?

이민 가기 가장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따져봐야 할 것은 많다. 무엇보다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지, 생활비는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야 한다. ‘삶의 질’이나 치안, 교육, 복지 여건, 언어·문화의 차이, 현지 주민들 태도 등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하지만 통계나 뉴스, 지인의 조언 등은 외국에서의 실제 삶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

회원 수만 230만명인 세계 최대 국외 거주자 네트워크인 인터네이션스(InterNations)가 최근 타국에서의 삶이 실제 어떤지를 일러주는 흥미로운 평가 결과를 내놨다. 이름하여 ‘2016 국외거주자들 선호 국가 순위’이다. 삶의 질, 정착의 용이성, 개인 재정 여건, 일자리, 가족의 삶 등 크게 다섯가지 항목에 맞는 통계자료와 회원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평가했다.
조사대상 67개국 가운데 국외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만족하는 나라는 대만이었다. 대만은 여가생활 선택권, 행복감, 보건, 치안 수준에 관한 삶의 질에서 세계 1위, 일자리(직업 안정성과 근무 여건, 월급 등) 부문은 세계 2위, 가족의 삶(아이 교육·건강의 질, 교육 수준 등) 세계 8위, 정착의 용이성(이웃들의 우호적 태도, 친구 사귀기, 언어 차이 등)은 세계 10위였다.

2위는 지중해 섬나라 몰타였고 에콰도르, 멕시코, 뉴질랜드가 3∼5위에 올랐다. 6∼10위는 코스타리카, 호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체코였다. 베트남(11위)과 캐나다(12위), 싱가포르(13위), 독일(17위), 태국(18위)도 20위안에 랭크됐다. 국외거주자들에게 여러모로 최악이고 인기가 없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63위), 브라질(64위), 나이지리아(65위), 그리스(66위), 쿠웨이트(67위)였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67개국 가운데 27위다. 삶의 질 부문에서 11위, 가족의 삶에선 19위로 10위권에 들었다. 일자리 부문 22위, 개인 재정 23위였지만 정착 용이성은 5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의 질 세계 4위, 가족 웰빙과 직업 안정성 지표는 11위였지만 생활비 35위, 일과 가정의 균형 41위, 경력에 이로운 일자리 수 42위 등의 지표는 낮았다.

인터네이션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출신들은 해고와 임금 수준 등에 대해서는 만족했지만 노동 시간과 물가에 있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며 "한국에 대한 만족도는 76%로 홍콩(77%)과 대만(79%), 싱가포르(86%) 등 ‘아시아의 네마리 용’ 중에선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2007년 설립된 인터네이션스는 2014년부터 이같은 보고서를 펴냈는데, 한국은 2014년 61개국 가운데 13위, 2015년 64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