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 주자인 구글 미국 본사에서 맹활약하는 한국인이 있습니다. 아이 낳고 뒤늦게 자신의 길을 찾은 그녀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최현정 팀장을 비디오머그가 만났습니다.
<기자>
너무 노는 거 좋아하고 그래서 공부를 정말 안 했고 49등 한 적도 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이제 끝났다 내 인생은.
'코리안 구글러를 만나다 1편'
"나는 한국에선 49등 하던 꼴찌" 구글 전산언어학자 최현정.
제이름은 최현정이고요.
저는 구글에서 현재 전산언어학자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요.
저희 팀이 35개 언어 정도 개발을 담당하고 있고.
"기계한테 어떻게 언어를 가르치는 거예요?"
기계 언어도 알아야 되고 사람 언어도 다 공부를 한 다음에 사람의 언어를 가르치는 법을 기계 언어로 잘 짜서 기계한테 넣어주는 거예요.
제가 자주 이용하는 예가 있는데 <태양의 후예> 보면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A or B로 "사과하세요" 이렇게 말하거나 "고백하세요"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 내면엔 정말 여러가지 사람의 감정과 배경과 콘텍스트(맥락)가 다 만나서 정확한 대답을 줘야 되는 게 대화잖아요.
사람이 어떻게 언어처리를 하지, 어떻게 알아 듣지를 잘 연구를 해서 그럼 기계한테 이걸 어떻게 잘 전환해서 전달해주지 고민하는 게 저희 역할인데 5년 이내에는 어느 정도 굉장히 편리한, 말을 잘 알아 듣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나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학교 다니실 때는 공부 잘하는 똑똑한 아이였나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정말 놀았어요.
한번 꽂히면 무조건 되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노는 걸 너무 열심히 한 거예요.
고3 때 1년 공부를 하루에 진짜 1시간 자면서 성적을 막 이렇게 올려 가지고 대학을 간 케이스고 대학 막 졸업하고 애를 낳았는데 되게 막 우울하기도 하고 나는 이제 끝났다 내 인생은 그 때는 정말 너무 암울했지만 근데 한 가지 그때 비로소 제가 저한테 되게 많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지, 내가 뭘 잘하지?
공부를 한 번 시작해보고 이게 잘 안 맞으면 딴 거 하지 뭐.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 국문과 대학원에 갔다.
우연히 '음성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거의 박사할 때까지 한 5년 6년을 정말 밤 새면서 매일 애 모유수유 하면서 애 키우면서 유치원 보내고 같이 학교를 다닌 거예요.
구글에서 단기 프로젝트에, 연구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할 한국어 음성인식개발 참여할 연구자를 찾고 있다고 해서 되게 우연한 기회로 구글하고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많이 도움이 됐던 게 한국인만의 악바리 근성있잖아요.
인공지능 기술이 너무 빨리빨리 변해서 그런 특성이 맞아요.
중국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이나 한국 사람은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기 힘들지 않을까 우리끼리 막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가 기술력이 달리거나 우리의 지식이 달려서 그런 게 아니라 200명 자리에서 되게 멋있게 얘기해야 되는데 너무 내 영어는 약간 직선적이라고 해야되나?
'난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얘기하는… 그니까 요즘에도 되게 도전이에요.
구글이 되게 잘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실패를 굉장히 박수쳐주는 문화.
네가 이거를 정말 새로운 거, 누구나 하고 싶지 않았던 거를 네가 시도 했을 때 실패했어 네가 우리한테 큰 레슨을 줬어, 우리가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어, 다시 한번 해보자.
그 동안 저희 손들고 정답을 얘기 해야 되는 그런 (한국의) 교육 문화? 그런 것들이 많이 바뀌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
글로벌 회사에 취업을 원하시는 분들은 더 특히 유학 가고 이런 건 진짜 중요한 거 같지 않아요.
모르는 대학에서 오는 사람도 너무 많고 학력도 되게 중요하지 않고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실력, 색깔? 또 자기 전문 분야? 그리고 자기의 흥미를 나타낼 수 있는 스펙?
현재 있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자.
내가 뭘 잘할 수 있지? 뭘 할 수 있지? 그거에 대해서 되게 물어보는 시간이 오래 있었던 것 같고.
저는 서른이 넘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걸 찾은 거 같아요.
(취재 : 김수형·정윤식, 구성 : 김수형, 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옥지수, 연출 : 이주형)
이주형 기자joo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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