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차, 노동경쟁력 세계 1위 비결 파업 투표 때 정부가 선관위 역할 노조 집행부 지나친 선동 관행 막아 임협 땐 정부 지원 독립기구가 중재 노사 양측의 불합리한 요구 차단 매출 대비 인건비 영국 6% 한국 13% 고정비용 적어 R&D 투자 여력 커져
━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 <하>
영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복스홀자동차의 엘즈미어포트 공장에서 조립 중인 아스트라. 복스홀자동차는 2개의 영국 공장에서 300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 복스홀자동차]
영국 정부는 자동차 제조국의 노동 현황을 조사하면서 한국의 노동경쟁력이 크게 낮다는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이들의 평가에 따르면 노동경쟁력은 25개 자동차 제조국 중에서 영국은 1위, 한국은 24위였다. <중앙일보 2017년 12월 8일자 1면>
중앙일보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의 3개사(복스홀·재규어랜드로버·닛산영국법인)와 한국 3개사(현대차·기아차·한국GM)에 최근 5년치 실적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모든 항목에서 한국 자동차 공장의 노동경쟁력은 영국에 상당히 뒤처졌다.
특히 한국의 인건비 비중이 컸다. 현대차 등 국내 3사의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2.8%다. 하지만 영국 공장(복스홀·닛산영국법인)의 경우 이 비율은 6.1%로 한국의 절반도 안 됐다. 1000만원짜리 차를 팔 때, 영국 기업이 인건비로 61만원을 쓴다면 한국 기업은 128만원을 투입한다는 뜻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건비 비율이 높을수록 가격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인건비가 많이 들어갈수록 연구개발(R&D)비 등 미래차 기술 확보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한다는 점에서 인건비 비율이 높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근로자 1인당 매출액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는 1명의 근로자가 연간 6억4400만원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복스홀자동차(24억1000만원)와 비교하면 27%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 근로자가 자동차 1대를 만들 때 복스홀자동차는 4대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 밖에 노동자 1인당 연평균 자동차 생산량 등 다른 노동생산성 지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린 배경엔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가 자리한다. 시계추 중재(pendulum arbitration)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중재위원이 노사 양측 주장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중재 제도다.
임금인상률을 두고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때 영국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독립기관인 자문조정중재위원회(ACAS)에 시계추 중재 권한이 주어진다. ACAS는 노사 양측에 각각 원하는 임금인상률과 그렇게 제시한 근거를 요구한다.
국가별 자동차산업 경쟁력
예컨대 노조가 5% 인상, 사측이 1% 인상을 요구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자문조정중재위원장은 양측 주장 중 딱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적절히 3%를 인상하라고 결정할 수는 없다. 이는 노사 양측이 비이성적인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는 관행을 제거했다.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인상률을 제시하면 중재위원장은 상대편의 주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밀균형(secret balance) 제도도 있다. 영국은 노조가 파업을 위한 무기명 찬반투표를 할 때 정부가 일종의 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한다. 과거 노조에 선거를 맡겼을 때의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시 선동적인 노조 집행부가 당선되면 파업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일부 공장은 파업 찬성을 유도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은근히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
노동자들이 정말 파업을 원하는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직접 무기명 찬반투표를 주도한다. 최근 10년 동안 영국 24개 완성차 공장이 딱 한 차례만 파업했던 제도적 배경이다. 또 단일노조협정(single union agreement)이란 것도 노사 화합에 일조했다. 이는 1개 공장마다 하나의 노조(one single union)만 설립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정이다.
공장조장책임제도(foreman system)도 벤치마킹할 만하다. 이 제도는 공장 생산라인의 현장감·조립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생산라인에서 불량품이 발생하거나 생산성이 하락하면 실수한 개인 근로자가 전적으로 책임졌다.
이에 비해 공장조장책임제도는 생산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조장이 원하는 근로자를 직접 뽑아 자신의 조에 배치하면 자신이 맡은 설비 생산성이 하락할 경우 책임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조장은 생산성을 끌어올리려고 조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교육을 지속하게 된다.
35년 동안 자동차 산업을 컨설팅한 이언 헨리 오토어낼러시스 대표는 영국 노사 제도를 소개하면서 “네 가지 제도가 영국 자동차 산업에 안착하면서 노사관계를 혁신하고, 한때 하락했던 노동생산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햄스테드(영국)=문희철 기자, 서울=김도년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이코노뉴스=김문철 기자] 경남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지청장 노정환)은 불법으로 제조한 담배를 ‘명품 수제담배’라고 광고하며 전국에 판매한 4개 조직을 적발, 업체 대표 2명을 구속기소 하고 소매점주 등 1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담배제조업 허가 및 소매인 지정을 받지 않고 직접 또는 소매점 점주들과 공모해 담배 제조 및 경고문구 미표시 상태로 판매한 업체 대표 A(35)씨와 B(59)씨를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 검찰이 압수한 불법 수제담배제조기계/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너구리타바코, 스타타바코 대표로 가맹 소매점이 총 60개에 이르고, B씨는 인천의 몽키타바코, 캣타바코 대표로 가맹 소매점이 총 138개에 달한다.
특히, 업체 대표 B씨와 C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수제담배는 유해 화학물질이 없다. 피워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입안이 개운하다. 가래가 생기지 않는다' 등 내용의 흡연 유도성 광고로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수제담배는 안전성 여부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음에도 이른바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좋은 ‘명품’으로 광고하고, 담뱃갑에는 유해성을 설명하는 경고 문구조차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영지청 김지연 1부장검사는 "최근 들어 수제담배 업체들이 ‘담뱃잎 판매점’으로 가장하고, 담뱃잎을 구입한 손님이 점포에 비치한 기계로 담배를 제조하면 합법이라고 말하면서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제담배 시장 규모는 전체 담배 시장의 약 2%인 연간 약 9000만 갑으로, 시가 4500원짜리 일반 담배는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건강증진기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09원 등 합계 3324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수제담배는 ‘담뱃잎 판매’로 가장하여 1갑당 2500원에 판매되는 까닭에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어 가맹점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의 ‘로비 관계망’을 분석한 결과 체계적으로 로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KBS가 보도했다.
2일 KBS에 따르면 2009년 김관진 전 실장의 미국 유학 당시 사업가 이모씨는 아파트 계약, 차량 렌트 등 초기 정착 비용을 챙겼다.
이후 이씨는 김 전 실장에게 재미교포 권모씨를 소개한 것으로 국군기무사령부는 파악했다.
권씨는 1억원 지원 뿐 아니라 김 전 실장에게 각별한 대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란틱 시티의 카지노 방문, 고급 골프장 이용, 요트 낚시 등을 챙겼으며 20일간 남미여행을 함께 했는데 모든 비용을 권씨가 부담했다고 기무사는 보고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김 전 실장의 ‘로비 관계망’에는 미국 생활 편의를 직접 챙긴 사업가 이씨, 금품 1억원을 제공하고 호화 접대를 한 재미교포 권씨가 등장한다.
또 권씨로부터 돈을 받아 전달한 정모씨와 정씨가 속한 로비업체 리빙스턴 그룹이 나오며 정씨의 어머니는 이상득 전 의원 부인과 여고 동창생으로 드러났다. 이상득 전 의원이 미국에 갈 때면 항상 정씨 어머니 집에 머무르는 등 각별한 친분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씨가 김관진 전 실장의 국방장관 부임 전후로 무기 사업에 손을 댄 정황도 포착됐다.
예비역 장성은 KBS에 “권씨가 고위 장성 출신들이 워싱턴이나 뉴욕에 오면 가까이 지낸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다”며 “남미 쪽으로 무기거래를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빙스턴 그룹은 록히드마틴 뿐 아니라 사드 레이더 제작사 레이시온의 로비 대행사였고, 지금도 대형 방산업체 로비가 주 업무이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리빙스턴 그룹은 주요 고객이 미 국방부, 국토안보부, 미 공군 등이 다수 클라이언트 고객으로 들어와 있다”며 “무기 구매 계약, 수출, 방위산업 기술 판매, 시험평가 등 미 국방부의 무기 획득에 관해 상당히 중요한 로비를 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미국 군 관계자들, 국방부 관계자들 많이 알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김관진 전 실장과 수월하게 연결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시 이런 정도의 미국 조야의 로비스트 도움을 받아 활동한 사람은 김관진 한 사람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실장의 국방장관‧국가안보실장 재임 시절 록히드마틴의 무기계약 규모 급증에 대해 김 의원은 “날아다니는 큰 무기들은 거의 다 록히드마틴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록히드마틴 한 회사와 체결한 금액이 11조 원이 넘는다”며 “우리나라 한해 무기 도입 금액 전체를 합쳐도 나올까 말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주요 무기의 거의 절반 이상을 록히드마틴 한 회사가 장악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