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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3, 2017

[CES 2017]... AI 비서들의 대활약..로봇이 빨래 개주는 세상도 왔다

“(컴퓨터랑 사귄다고?) 그 애는 단순한 컴퓨터가 아니야.”
2013년도 개봉한 영화 Her에서 주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운영체제(OS)와 대화를 하는 모습 / 조선DB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자신의 인공지능 운영체제(OS)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실체가 없는 그녀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영화가 개봉한 2013년만 해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스토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고 가상현실(VR) 기기가 등장하면서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됐다.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의 중심 무대를 차지한 건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다. 4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올해 CES에서는 실제 대화가 가능한 다양한 AI 로봇들이 전시돼 관람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CES 2017 트렌드를 5가지로 정리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연구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지·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55.1%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규모는 2016년 80억(약 9조3000만원) 달러에서 2020년 470억 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① 인공지능 비서들의 대활약…SF영화 속 세상이 현실로
올해 CES에서는 구글의 ‘어시스턴트(Assistant)’, 아마존의 ‘알렉사(Alexa)’ 등 AI 비서들이 대활약하고 있다. AI 비서 서비스에는 인터넷 검색과 IoT 기기 제어부터 날씨, 음식배달 등 생활편의 서비스까지 다양한 첨단 기술들과 연결돼있다.
소니는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TV 기능을 갖춘 4K 스마트TV와 크롬캐스트를 내장한 스피커에서 구글의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는 말로 스피커나 TV를 동작하고, 각종 명령을 내린다. TV 화질 향상을 넘어 TV와 오디오 간 연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스마트 TV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내장한 스피커 ‘에코’의 모습 /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독일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기술을 공개한다. 구글 홈 사용자는 구글 홈과 연동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음성으로 자신의 벤츠 차량에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집 안에서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냉난방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다. 더이상 무더운 여름, 찜통같이 달궈진 차량을 탈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 밖에도 차량의 연료량 점검이나 차량 잠금 상태 확인도 가능하다. 벤츠는 이달부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주방가전업체 고미아(Gourmia)는 모델 셰프로 유명한 다니엘 그린을 초청해 자사 주방가전과 앱, 아마존 음성인식 AI 알렉사를 연동한 기술 시연을 펼친다. AI를 적용한 주방가전으로 주방이 얼마나 편리해지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음식을 하던 도중 조리법에 대해 궁금하면, 그 자리에서 말로 음식을 말하면 알렉사가 재료에서부터 레시피까지 모든 정보를 음성을 통해 전달해준다.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주요 호텔 중 하나인 윈(Wynn) 호텔은 모든 방에 아마존 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 스피커를 설치했다. 윈 호텔 투숙객은 방안 주요 기능을 말로 제어할 수 있다.
② 당신을 위로해주는 개인용 로봇
이번 CES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용 로봇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LG전자에서는 ‘허브 로봇(Hub Robot)’을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로봇이 아마존의 에코와 같이 AI 기반 음성비서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정원을 손질하는 로봇과 공항, 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고객의 편의를 돕는 로봇 등을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전액 출자한 벤처기업인 메이필드 로보틱스도 이번 CES에 홈로봇 쿠리(Kuri)를 내놓는다. 구글홈이나 아마존 에코처럼 음성을 인식하고, 소리와 조명, 로봇에 달려있는 큰 눈을 사용해 사용자에게 응답 반응을 보낸다.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를 이용해 쿠리를 제어할 수 있다.
소니는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TV 기능을 갖춘 4K 스마트TV와 크롬캐스트를 내장한 스피커에서 구글의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소니 제공
또 센서와 영상처리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도입된 로봇들도 CES에서 공개된다. 대표적으로 로봇 제작업체 런드로이드가 개발한 빨래 종류를 인식해 알아서 개주는 로봇(Laundroid, Foldimate)이다. 런드로이드라는 이름은 빨래를 뜻하는 `런드리`와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합성어다.
사용자는 런드로이드 바닥에 장착된 서랍에 마른빨래만 넣어두면 된다. 로봇이 옷 소재나 디자인 등을 자동으로 인지해서 갠 후 종류별로 정리한다. 심지어 짝을 맞춰야 하는 양말도 알아서 짝을 인지한다. 이 제품은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집안 곳곳을 순찰하며 지켜주는 홈 로봇(Buddy), 음식물 배달 로봇(Starship) 등이 있다. 또 시각장애인이 주변 환경을 더 수월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Airpoly) 등도 CES에 나온다.
브라이언 카탄자로(Bryan Catanzaro) 엔비디아 부회장은 “2017년은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들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첫해가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시대도 ‘성큼’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자동차 회사 BMW와 공동 회견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 로드맵도 소개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AI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돼 있는 구글 홈. 구글 홈 사용자는 자신의 벤츠 차량에 음성으로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 구글 제공
자율주행차는 인텔이 최근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간 통신과 도로 위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 기능이 필수적이다. 인텔은 차세대 IoT용 프로세서를 통해 디지털 계기판, 모바일과 연동된 엔터테인먼트 장치, 차세대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인텔은 CES 2017 개막 직전인 3일(현지시간) 지도 서비스 업체 ‘히어(here)’의 지분 15%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이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지도를 손에 얻으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히어는 노키아가 설립한 지도 서비스 업체로 지난해 30억달러에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등 독일 자동차 업체 컨소시엄에 매각된 바 있다. 히어의 ‘HD 라이브 맵’은 실시간 교통상황 안내를 할 수 있어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여러 IT 업체들이 탐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산업에 대해 기조연설을 한다. 스티브 몰렌코프는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반도체 기업 NXP 인수를 계기로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한 반도체 업계의 노력에 대해서도 집중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 기존 통신보다 1000배 가량 빨라진 5세대(G) 통신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혁신적이고 광범위한 영향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데 필요한 4대 기술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 Data), IoT 등이 꼽힌다”며 “이러한 기술은 막대한 투자와 축적해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오랜 기간 기술 주도권을 보유했던 선진 업체들에 유리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CES=전자쇼 ‘NO!’…의류에서 선박까지 융복합 활발
CES 2017은 다양한 산업의 융합과 연결성이 주요 특징이다. 지난해 폴크스바겐, GM 등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 참여해 융합, 연결성에 불을 지폈다. 새해는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의류, 선박 회사 CEO까지 총출동해 산업의 경계를 파괴하고 융합을 본격적으로 띄운다.
런드로이드가 개발한 빨래 개는 로봇. 사용자는 런드로이드 바닥에 있는 서랍에 마른 빨래만 넣어두면 로봇이 옷 소재나 디자인 등을 자동으로 인지해 갠 후 종류별로 정리한다. / 런드로이드 제공
CES의 변화는 기조연설자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ES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기조연설자로 총 9명을 공개했다. 엔비디아, 퀄컴, 닛산, 화웨이, 언더아머, 카니발코퍼레이션, 미디어링크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부터 완성차업체, 선박회사까지 사업영역과 연설주제도 다양하다.
언더아머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의 미식축구 선수였던 케빈 플랭크가 1996년 설립한 기업으로 고기능성 스포츠 의류, 신발 등을 만드는 업체다. 플랭크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술이 어떻게 운동선수 능력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기술로 인해 변화할 현재와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발표한다. 언더아머는 이미 CES 2016에서 자사의 개인 맞춤형 건강모니터링 패키지 ‘헬스박스’를 선보이며 사물인터넷(IoT)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세계 최대 선박 기업을 소유하는 아놀드 도널드 카니발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카니발코퍼레이션은 10개의 세계적인 크루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1100만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선박 기업이다. 아놀드 도널드는 이번 강연에 나서 IoT를 활용해 크루즈 선박 이용자의 각각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익스피리언스’에 대해 강연한다.
⑤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혁신
올해 CES에는 150개국에서 38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다. 최근 2~3년간 CES가 AI, IoT 등 첨단 기술을 연결고리로 전자·IT와 자동차, 통신, 여행, 레저, 헬스케어, 스포츠의류 등 타 산업간 이종융합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새로 참여하는 업체만 850개에 달한다. 850개 업체에는 바이두, 빙, 카니발, 컴캐스트, 이베이, 포뮬러 E, 히스토리 채널, 마그네티 마렐리, 닛산, 타임, 트위터, 샤오미 등과 성장의 초기 및 중간 단계에 있는 신생업체도 적지 않다.
5년 안팎의 신생 기업도 대거 참가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혁신 물결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호주의 스타트업 ‘블리탭(Blitab)’은 세계 최초로 촉각을 활용한 태블릿을 선보인다. 액체를 활용해 모든 종류의 문자와 그래픽, 기하학적 형상 등 시각장애인에게 중요한 각종 콘텐츠를 표현할 수 있다. 센서가 장착된 팔찌 ‘아바(Ava)’는 임신한 여성을 위해 제작했다.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살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경고음이 울린다.
메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헤드폰 전문 스타트업 ‘온보컬(OnVocal)’에서는 아마존 알렉사와 대화가 가능한 무선 이어폰을 결합했다. 소노스(Sonos)와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도 알렉사 기능을 탑재한 무선스피커와 테이블 램프를 공개한다. “알렉사 음악 틀어줄래”, “알렉사 조명 좀 꺼줄래”라고 말하면 제품들이 명령어에 맞춰 동작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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