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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31, 2017

전기자전거 타고 비상하는 中, 몰락하는 韓...-한국 전기자전거 세계시장 점유율 0.1%…중국은 90% 넘어

-한국 전기자전거 세계시장 점유율 0.1%…중국은 90% 넘어
-불합리한 규제와 기술 인프라 부족 해결해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전 세계 자전거 시장이 융복합 전자제품(전기자전거)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중국의 비상과 한국의 몰락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정부ㆍ정치권이 주도하는 관련 기술개발 지원사업과 제도개선 작업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반면, 중국은 전기자전거 분야의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실적 악화의 수렁에 빠진 국내 자전거 업계는 “불합리한 규제와 인프라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정부의 ‘자전거ㆍ해양레저산업 육성방안 및 성과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기자전거 제조업체는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만도, 파워라이드 등 총 6개로 대부분 생산거점을 중국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생산을 하고 있는 곳은 만도가 유일하며 나머지 5곳은 전량 수입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체 연간 투자 규모는 4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5년 기준 수출입 통계에서도 전기자전거 수입액은 2415만3000달러에 달한 반면 수출액은 90만 4000달러에 그쳐 심각한 수입 의존도를 보였다.
국내 전기자전거 사업이 내수시장의 토양을 잃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실제 국내 업체의 전기자전거 생산량은 연간 1만여대 수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이 연평균 8% 이상씩 성장해 올해 약 4000만대, 2020년 약 4400만대(11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사양화(斜陽化)’다. 

이에 반해 중국은 2014년 기준 총 3400만대의 전기자전거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전기자전거 구입 시 소비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한편 시속 20㎞, 무게 40㎏ 이하의 전기자전거는 원동기 면허증이 없어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다.
문제는 전기자전거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업계의 실적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자전거 시장의 쌍두마차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겪었다. 획기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알톤스포츠가 지난해 총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천리자전거 역시 지난해 4분기 48억원의 영업손실과, 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자전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업계는 “불합리한 규제와 기술ㆍ인프라 부족사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정부가 지난 2011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자전거ㆍ해양레저장비 기술개발지원사업’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해당 정책 지원을 받아 개발한 관련 기술의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6곳이다. 총 26개의 수혜기업 중 24%에 불과한 수치다. “정부가 지원하는 기술개발 자금이나 설비구축 등 사업화 자금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기자전거 기술개발 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원동기 면허를 취득해야만 전기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자전거도로에서는 전기자전거를 탈 수 없도록 한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법은 ‘사람의 힘으로 페달을 움직이는’ 제품만을 자전거로 규정한다. 최대 시속이 20~25㎞에 불과한 전기자전거가 자동차 도로로 내몰리는 이유다.
자전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전기자전거 이용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확충하는 등 관련 사업 육성 의지가 크다”며 “국내서도 불합리한 규제가 빨리 완화돼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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