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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ecember 31, 2017

68세에 시작한 KFC 창업한 , 커넬 샌더스

KFC를 창업한 커넬 샌더스는 6살때 아버지를 잃고  
가난으로 일터에 나간 어머니 대신 6살때부터 어린 동생들을 위해 요리를 해야했다.

12살때 어머니는 그와 여동생을 버리고 재혼해 버렸다.

그는 거리에서 꽃과 과일을 팔았고
나이 들어서는 철도 소방원, 보험 세일즈맨, 유람선 청소부, 식당 종원원 등
갖가기 직업을 전전하며 65세까지 헐떡거리며 살았다.

65세의 나이에 그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닭 튀김을 만들자!" 
라는 한가지 목표로 다시 가게를 시작했다.

닭고기 요리 사업계획서를 들고 42개월 동안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무려 1,009번을 거절 당했다가 1,010번째 만난 식당 주인이 제안을 
수락했을 때 그의 나이 68세 때였다.

이렇게 출발한 KFC는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서 약 13,000여곳의
매장을 가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훌륭한 생각, 멋진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는 남들이 포기할 만한 일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포기 대신 무언가 해내려고 애썼습니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공부의 하나랍니다."
"현실이 슬픈 그림으로 다가올 때면 그 현실을 보지 말고"
"멋진 미래를 꿈꾸세요!"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가세요!"
"인생! 최대의 난관 뒤에는 인생 최대의 성공이 숨어 있답니다."

Wednesday, December 27, 2017

조선업의 '빅배스 3년'..진짜 고비가 온다.... 펌...대우조선 부채의 이자비용 월 1조원 ...파산만이 유일한 길 !!

삼성重·현대重도 4분기 대규모 손실 예고..부실 미리 털어도 내년 상반기 빈도크 우려

대우조선해양이 2015년에 시작한 '빅배스(big bath, 부실 털어내기)'가 3년이 지난 올해 말까지 조선업과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올 초 대우조선이 정부에 추가 3조원 지원을 요구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조선사들의 2차 부실이 현실화됐고 삼성과 현대는 사정이 다르다고 했지만 결국 연말에 이들은 '커밍아웃' 수준의 자금 부족 사실을 꺼내놨다.
현대중공업이 1조3000억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으로 세계 1, 2위 조선사가 예상한 내년 자금 소요만 적어도 3조원 수준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조선사들의 부실 끝이 어디까지인가를 두고 시장에선 공포심이 가중되는 것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밝힌 올해 4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3600억원과 5600억원으로 추산된다. 3분기까지 장부상 이익을 내던 두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진 것인지, 아니면 부실을 숨기다가 연말에 자기 고백을 하듯 증자 계획과 함께 스스로 매를 맞겠다는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올해 영업적자가 49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이와 표현방법만 다르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469억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700억원과 4086억원이다. 계산해 보면 두 회사는 4분기 각각 5600억원과 36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한 셈이다.
업계에선 숨기던 부실을 경영진 교체와 함께 털어버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빅 배스'는 최고 책임자 교체시기에 부실한 회계실적을 동일 기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것이다.
한 회계연도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이를 법적인 회계부정으로 몰아붙일 수는 없다. 하지만 부실 위험을 사전에 주주들에게 미리미리 고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외면할 순 없다.
이런 부실 털기는 대우조선이 전례를 보였다. 2015년 정성립 사장 취임 이후 2조원 이상의 회계부정을 고백하더니, 이듬해에도 수주절벽이 이어지자 지난해 말 회계상 부실을 모두 반영해 3조원대 부실을 다시 '커밍아웃'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 초 2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정부로부터 수혈받았다.
일각에선 고의 회계부정 문제가 있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두 조선사가 부실을 털어낸 규모와 구조 자체는 대우조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사 관계자는 "(수주) 영업이 최악이던 2016년 문제는 2년여가 지난 내년 상반기부터 실제로 야드(조선소 작업장)와 도크(건조 중인 배를 가둬두는 장소)가 비어있는 현실로 반영될 것"이라며 "현대와 삼성이 이런 공포가 현실화될 것을 예견하고 올해 회계에 문제를 선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조선사들은 '부실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과 현대는 2조8000억원 수준의 자본확충을 계획했는데 이 정도면 내년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하면 계열 내 조선 3사가 모두 순차입금을 해소하고 오히려 50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할 것이라 밝혔다. 더불어 증자 과정에서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가 120% 초과 청약을 할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장담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조선업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우선 삼성중공업이 내년에도 2400억원의 손실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중공업도 내년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시황회복은 내후년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만약 3번째 부실털기가 이뤄진다면 그 주인공은 올해 받은 지원금을 축내고 있지만 수주가 예상보다 더딘 대우조선이 될 것"이라며 "결국 추가 부실이 생기느냐 아니냐는 내년 수주실적에 달렸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Saturday, December 16, 2017

오픈 전부터 손님들 ‘바글바글’…여성들이 열광하는 가게 연 80억 매출→길거리 노상→핫플레이스‥서현역 브러시 아저씨

서현역 브러시 아저씨, 안해상
무역업자에서 노점상 주인으로
"턱이 각져 있으니 (턱이 시작되는 부분을 브러시로 문지르며)여기를 깎아 주면 훨씬 갸름해 보여요. 그런데 화장은 안 하는 게 제일 좋아."

요즘 '핫'하다고 소문난 홍대의 한 브러시 가게에 들어갔다. 어떻게 셰이딩(얼굴에 음영을 넣는 화장법)을 하면 좋을지 묻자 기자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는 중년 남성. 브러시를 들고 얼굴형과 톤에 맞춰 직접 화장을 해준다. 거울 속 훨씬 갸름해진 얼굴을 보고 놀라고 있는데 화장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화장을 안 하면 브러시를 못 파는 거 아니냐며 되묻자 '허허' 웃는 사장님. 서현역 브러시 아저씨로 유명한 안해상씨다.

홍대에 위치한 15평짜리 안씨 가게를 찾는 손님은 하루에 300여 명 정도. 그중 100명~150명의 메이크업 상담을 직접 해준다. 그러다 보면 앉을 시간도 없이 하루가 간다. 지금은 작은 브러시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25년 전만 해도 연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무역업자였다.
안해상 씨
source : jobsN

연 매출 80억 무역업자


미술을 좋아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무역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에 해외 영업직으로 취업했다. 10년 정도 근무하다가 독립했다. 그동안 꿈꾸던 자신만의 무역회사를 차린 것. 미국, 이탈리아 등으로 뷰티·케어 제품을 수출했다.

"처음부터 잘 된 건 아니었어요. 3년은 고생했습니다. 빚내서 해외 박람회 참가하고, 경쟁 업체 속에서 우리 회사만의 시장을 개척하고 자리 잡는 데 3년이 걸렸어요. 이후 수출은 물론 샤넬, 시셰이도, 랑콤 등 유명 브랜드 OEM 제품도 생산했습니다. 연 매출 80억을 내는 무역회사로 성장했어요."

잘나가던 회사가 무너진 것은 2008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업을 하던 안씨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었다. 계약을 맺고 있던 바이어들이 하나둘씩 파산하자 매출이 점점 줄었다. 결국, 회사는 밑바닥까지 추락했고 안씨는 빈털터리가 됐다.

브러시 들고 길거리로


줄이고 줄인 사무실에는 수출하지 못한 제품들과 안씨만 남았다. "아침이 오는 게 싫었습니다. 눈 뜨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죠. 사무실 한쪽 구석에 앉아서 낮술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현실을 받아들였어요. 없으면 없는 대로 해보자 싶어서 사무실에 쌓여 있는 브러시를 차에 싣고 나갔습니다."

2014년 겨울, 잠실 새마을 시장에 좌판을 시작했다. 노점 단속반한테 물건을 빼앗기고 벌금을 내고 찾아오길 반복했다. 잠실을 떠나 화양역, 건대역 등을 떠돌다 서현역에 정착했다. "누가 길거리에서 브러시를 사겠어요. 하루에 2~3만원 벌면 많이 판 거였죠. 그때 손님들이 브러시를 사면서 특성이나 사용법을 물어보더군요. 무역을 하면 수출하는 제품의 기본적인 것은 알아야 합니다. 아는 내용을 최대한 알려줬죠. 더 많이 그리고 더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사무실에서 혼자 화장품 샘플로 직접 화장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친절한 안씨 모습에 점점 손님이 많아졌다. 2015년 여름부터는 노점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근처 편의점 사장님이 파라솔 하나를 내어 주기도 했다. 손님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까지 다양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데 멀리서 찾아와주는 손님들이 고마웠죠. 저도 먹고살려고 장사를 했지만 학생들한테는 코 묻은 돈 뜯는 것 같아서 이것저것 더 챙겨줬어요."

서현역에서 홍대로


노점을 하면서 다시 무역에 복귀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 보니 매장을 차려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이 있었지만 비싼 보증금과 월세를 충당하기엔 한 없이 모자랐다. 그때 사업하던 대학교 동창이 사정을 듣고 안씨 브러시 오픈을 도와줬다고 한다.
안씨가 마련한 손님 대기공간.(좌) 평일 오후 3시,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우)
source : jobsN
2017년 2월, 홍대 근처에 25평짜리 공간을 얻었다. 15평을 가게로 꾸몄다. "가게를 오후 2시에 여는데 30분 전부터 와서 줄을 서 있어요. 제가 테스트를 해주려고 손님들 손등에 파운데이션이나 섀도를 바르는데 얼음장처럼 차가운 겁니다. 그래서 나머지 10평은 대기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길거리 장사할 때 브러시를 사가던 고등학생 손님이 대학생이 돼서 찾아오고, 대학생이었던 손님은 취업을 해서 찾아온다. "서현역에서 브러시를 엄청 사가던 학생이 있었는데, 하도 사가니까 나중에는 그냥 줬어요. 나중에 찾아와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취직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다 기뻤습니다. 추운 날 핫팩이나 캔커피 사다 주던 친구들도 다 기억에 남아요."

욕심내지 않고 장사


안씨 브러시 하우스에서 파는 브러시만 200여 종. 가게가 좁아 아직 진열하지 못한 제품도 많다고 한다. 파운데이션과 컨실러용을 뺀 나머지는 족제비, 다람쥐, 산양 등 천연 모로 만들었다. 털, 핸들, 금속을 다 따로 주문해서 안씨가 운영하는 작은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한다.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상담을 해주고 손등과 얼굴에 직접 화장을 해준다.(좌) 가게 안에는 상담줄과 계산줄이 따로 있다. 상담줄은 항상 길다. 계산은 안씨의 둘째 아들이 맡고 있다. 그 역시 간단한 브러시 특징과 사용법을 설명해준다.(우)
source : jobsN
천연 모로 만든 브러시는 전문가용이다. 전문가용 브러시는 3만원을 훌쩍 넘는다. 안씨는 같은 전문가용을 1/3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화장품 제형, 피부유형 그리고 용도에 따라 브러시를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브러시라도 본인한테 맞는 걸 사야합니다. 직접 가게에 와서 만져 봐야해요. 그래서 우리는 포장을 해놓지 않습니다. 와서 만져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저한테 물어보고 맞는 걸 사야 만족할 수 있겠죠?"

소문을 듣고 가게를 찾는 건 손님뿐이 아니다. 많은 화장품 회사에서 입점 요청을 했지만 거절했다. 가게를 확장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게 그의 이유다. 지난 10월 한 유명 화장품 가게와 1000여 점 정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이 전부다. "입점하면 대량생산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질이 떨어지게 돼요. 좋은 제품을 파는 게 중요하지 많이 파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로 장사하는 것만 해도 감사해요. 다만 무역을 하던 사람이라 전 만큼은 아니지만 무역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전에는 OEM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했다면 이제는 자체 브랜드로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Monday, December 4, 2017

꼴찌 수준인 사법부 신뢰 회복, 적폐청산이 답이다 [김창룡 칼럼] 국민을 분노의 화신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법부 개혁은 시급하다

사랑하던 아들이 비참하게 살해를 당했다. 가해자들은 체포돼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재판부에 신뢰를 잃어가던 아버지는 마침내 직접 ‘심판하리라’ 결심했다.


삶의 의지를 잃은 아버지는 암시장에서 수류탄을 구입, 재판정에 가서 그것을 터뜨렸다. 가해자 3명 중 한 명은 절명시키고 나머지는 부상을 입혔다. 자신도 목숨을 바쳤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재판부에 대한 절망감은 평범한 아버지를 ‘분노의 화신’으로 몰아갔다. 아들을 따라간 아버지의 법정폭탄사건은 최근 외신으로 전세계에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경제선진국(OECD) 회원국 42개국 가운데 사법부 신뢰도가 꼴찌를 기록한 나라다. 국민 12%만이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이지만 남의 나라일 같지 않다.

한국 역시 경제선진국 42개국 가운데 사법부 신뢰도 수준이 39위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딱 두 나라, 콜롬비아(26%), 칠레(19%)뿐이다. 한국 국민은 27%가 사법부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콜롬비아보다 1% 앞서고 있을 뿐이다. 

OECD 전체 사법부 신뢰 평균치가 54%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그 절반 수준인 셈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절대 다수는 사법부가 사회 정의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 대법원 직원이 정의의 여신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 대법원 직원이 정의의 여신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국민의 사법부 불신에 대해 한국의 사법부는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이 오해하고 있거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오판하고 있다고 부정하는 곳이 바로 한국의 사법부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전관예우’는 안된다고 주장해도 사법부는 그런 것은 없다고 강변한다. 신뢰 최하위 수준에 대해 수치스러움도 상실하고 검사, 판사,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심지어 대법원장도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국제사회에서 이 정도로 초라한 수준의 성적을 내는 분야는 사법부 외에는 드물다. 문제는 국제사회에서조차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한국의 사법부를 개혁하려는 개혁주체들은 개혁의지를 보이지 않거나 개혁한답시고 ‘셀프개혁’이나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국격에 걸맞는 사법부 신뢰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국민은 또 다시 실망과 좌절에 빠지게 될 것이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조사한 결과, 사법부 신뢰 상위 1~3위는 덴마크(83%), 노르웨이(83%), 스위스(81%)로 모두 유럽국가들이 차지했다. 핀란드 74%, 독일 67%, 인도 67%, 일본 65%, 호주 60%, 영국 60%, 미국 59% 등이다. 사법개혁 없이 선진국은 없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최근 대법원장과 현직 부장판사의 발언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서울중앙지법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구속 피의자를 구속적부심에서 연이어 석방하자 국민적 불만이 높아졌다. 이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일 정치권과 소셜 미디어에서 신광렬 부장판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점을 우려하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9월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9월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 대법원장은 국민적 불만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표현하며 ‘법치주의 이념’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 불만, 비판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이념’이 아니라며 근엄하게 꾸짖었다.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법원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었다.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론을 제기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법관 생활 19년째인데 구속적부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특정한 고위 법관이 서울시 전체의 구속 실무를 손바닥 뒤집듯이 마음대로 바꿔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광렬 형사수석부장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가 최근 구속적부심에서 ‘정치 댓글 공작’ 혐의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정책실장 등을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연이어 석방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 발언을 두고도 “(재판부의 석방 결정을) 비판하는 것이 왜 정치 행위라는 식으로 폄훼돼야 하는가”라며 “벌거숭이 임금님을 향해 마치 고상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은 유보하더라도 이렇게나마 법원내부의 소통망이 살아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사법부 신뢰회복은 국민이 할 수 없다.

신뢰회복 주체는 판사, 대법관, 대법원장, 사법부 모두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런 움직임 없이 거꾸로 국민을 탓하는 대법원장의 발언은 현실감이 없어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법은 상식의 집합체다. 상식선에서 법이 집행되고 그 대상에 가림이나 차별이 있어선 안된다. 1심 판결이 2심으로 가면 집행유예로, 감형으로, 솜방망이 처벌로 약화되는 것이 공식이어서는 안된다. 재벌 2·3세는 술을 마시고 변호사 뺨을 때리고 난동을 부리고 공공기물을 파손해도 기소유예, 집행유예, 선고유예를 받는 식으로 법의 특혜를 베풀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국민을 향해 ‘개돼지’라고 모욕을 주고 계급의식을 강화하는 비뚤어진 고위교육공무원을 파면해도 사법부가 ‘봐주기식’으로 판결을 내리는 한 어떤 법리를 들먹여도 사법부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검사, 판사들이 밟고사는 땅이 대중이 발을 딛고사는 땅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 선민의식이나 특권의식이 체질화돼 사고방식이나 현실인식이 국민과 동떨어져 있다면, 특권층과 어울리기만 한다면 법은 강자온정주의에 빠지고 신뢰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사법부 적폐청산, 개혁은 시급하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0119#csidxdc4a480d31c372483707fb43f4a0f16 

세계 최초도 무너지는 산업계.. '붉은 여왕 효과' 극복 못하면 아웃

“앞으로 가려면 2배 빨리 달려야”
동화 “~엘리스” 인물서 따온 효과
최고 기업도 혁신 멈추면 무너져
한국 산업계도 中 추격에 흔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 도시바 사이에 최근 몇 가지 공통점이 생겼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개발한 백열전구로 시작한 GE가 유서 깊은 전구 사업을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세계최초로 노트북PC를 상품화한 도시바도 PC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GE는 125년 전 최초로 전구를 상용화했고 도시바는 1989년 ‘다이나북’이란 노트북을 처음 출시했다. ‘세계 최초’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제패했지만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경쟁력을 상실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세계 최초란 타이틀은 이전에 없던 제품에 붙기 때문에 혁신성은 기본이고 동종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쉽다. 하지만 세계 최초가 영원한 최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991년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해 ‘워크맨’을 히트시킨 소니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을 일본 휴대폰 부품회사 무라타에 팔았다. 1975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이후 축적해온 원천기술과 특허까지 모두 넘겼다. 실적 부진과 이미지센서 등 주력 사업 집중이 매각의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치가 급등한 메모리반도체 D램은 1970년 미국 인텔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인텔은 D램 독주 시대를 열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자 1985년 D램 시장에서 철수했다. 1983년 처음으로 상용 휴대폰 ‘다이나택’을 출시한 모토로라, 1992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사이먼’을 선보인 IBM도 지금은 휴대폰 업계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 최초로 개발한 도시바도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준지 오래다.
국내에서는 1999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의 몰락이 꼽힌다. 한때 가입자 3,000만명에 도토리로 연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완패했다. 2015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한 뒤 올해 삼성벤처투자의 투자를 발판으로 재기를 모색 중이다.
학계에서는 선발 주자가 주저앉는 이유를 ‘붉은 여왕(레드 퀸) 효과’로 설명한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레드 퀸은 체스판 위에서 아무리 빨리 달려도 같은 자리에 있는 앨리스에게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하고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산업계에 대입하면 최초ㆍ최고라도 경쟁자나 후발주자에 맞서 끊임없이 품질을 개선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자산업 등에서 최초 기록을 세우고 1위를 찍은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과 미국의 기업들이 삼성ㆍLG 등 한국 기업의 무서운 추격에 절감해야 했던 레드 퀸 효과를 이제는 중국 기업들이 우리에게 실증해 보인다. 액정표시장치(LCD)는 이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고 반도체와 휴대폰 등도 추격이 거세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상이 바뀌는 것보다 더 빨리 변해야 1위 자리를 지키고 생존할 수 있는데, 혁신 레이스에서 뒤지면 원조라도 버틸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Friday, November 10, 2017

트럼프는 중국이 무슨 선물 준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궁전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금융 산업 분야에서 기념비적 조치를 취했다. 외국 기업의 은행산업 지분율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중국은 금융 산업 분야에서 외국인의 지분율을 49%로 제한했었다. 금융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해 외국인 대주주를 허용치 않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10일 금융 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지분율을 51%로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금융 산업에서 외국인 대주주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세계 금융권이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소식이다. 외국인이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할 중국 금융권이 대외에 개방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모두 2500억달러(279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양해각서(MOU) 형태로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다. 따라서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빛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주중 멕시코 대사를 지냈던 호르세 구아자르도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과거에 체결된 MOU를 재포장 하는데 '달인(master)'"이라며 "중국은 똑같은 MOU를 10번이나 팔아먹는다"고 언급했을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 날인 10일 그동안 미국이 꾸준하게 요구해 온 금융권 외국인 지분율 상한을 51%로 올리며, 향후 3년 내에 이를 완전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외국인 대주주를 인정한다는 것은 금융 산업을 외국에 완전히 개방한다는 의미다.
이 같이 엄청난 조치임에도 미국은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은 중국을 떠나기 전 백악관 명의로 중국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를 정리한 1392자에 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성명에 이번 조치는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이번 조치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만약 알고 있었다면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랑 질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와 관련된 고위 인사를 인용, 중국은 트럼트 대통령이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더라면 중국을 방문하고 있을 때, 이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중국을 떠난 후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자국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은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현격하게 줄었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중국 제조업에 대한 서방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금융 산업 분야를 개방함으로써 FDI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측의 따뜻한 환대와 무역, 북한 문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금융 산업 개방 조치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그가 무슨 선물을 받았는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다.
sinopark@

Thursday, November 9, 2017

283조원 선물 챙긴 트럼프 "중국 무역 불공정 비난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과 미국이 9일 2535억 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올 한 해 한국 예산 401조원의 71%에 이르는 거액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날 황제 투어에 이어 화끈한 선물을 선사한 것이다. 
이날 정오 베이징 인민대회당 2층 동대청에서 미·중 기업가 대화 폐막식을 겸해 열린 체결식에는 미·중 양국 15개 정부·기업 대표가 참석해 15개 항목의 협정을 체결했다. 2시간30여 분에 걸친 회담을 마치고 참석한 양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370억 달러(41조원) 규모의 보잉 여객기 300대 구매 계약을 비롯해 120억 달러(13조3000억원) 상당의 퀄컴사 부품을 샤오미·오포 등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가 구매하는 계약 등이 체결됐다. 


"장사 잘해 이익 본다고 탓하면 되나
무역 불균형은 오바마 정부의 잘못"

한국 예산 70% 달하는 무역협정
보잉기 300대, 퀄컴 부품 판매 계약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 미소를 띠며 서명 장면을 흡족한 듯 바라봤다. 

이어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무역관계를 바꾸겠다”고 한 뒤 “그러나(but)”를 세 번 연달아 말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을 이용한다고 중국을 비난하지 않겠다”며 “커다란 신뢰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액의 계약을 성사시켜 준 시 주석에 대한 만족감의 표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의 공동 목표와 이익을 토론했다”며 “무역과 상업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무역 관계를 공정하고 상호 호혜 관계에 이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사를 잘해서 이익을 본다고 탓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전 정부(오바마 정부)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는 시 주석을 “무척 특별한 사람”으로 부르며 “하지만 우리는 더 공정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모두에게 엄청난 일”이라고 격찬했다. 

중국 해관(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보다 12.2% 늘어난 266억 달러로 올 10월까지 총 223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 2014년 11월 중국 베이징 옌치후 APEC 회의장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영접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014년 11월 중국 베이징 옌치후 APEC 회의장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영접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시진핑 주석은 연설에서 “올해는 미·중이 상하이 커뮤니케를 발표한 지 45주년”이라며 “45년 동안 미·중 무역 관계는 역사적 발전을 이뤘으며 양국 국민이 이로 인해 많은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경제의 장기 전망은 밝고, 개혁·개방 정책은 명확하며, 미·중 경제협력 전망은 광활하다”고 강조하며 양국 경제 갈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통상은 상호 인의 도리이며, 상호 이익의 도리(通商者 相仁之道也 兩利之道也)”라는 청말의 사상가 담사동(譚嗣同)의 말을 인용해 무역의 상호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9일 중국 베이징의 반창 초등학교를 찾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왼쪽)와 펑리위안 여사(왼쪽에서 둘째)가 학생들로부터 ‘복(福)’ 자가 쓰인 손글씨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분홍색 꽃자수가 들어간 롱드레스를, 펑 여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수하게 차려입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9일 중국 베이징의 반창 초등학교를 찾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왼쪽)와 펑리위안 여사(왼쪽에서 둘째)가 학생들로부터 ‘복(福)’ 자가 쓰인 손글씨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분홍색 꽃자수가 들어간 롱드레스를, 펑 여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수수하게 차려입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우선 정책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그는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로 14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양국 기업가들의 2500여억 달러 협약 체결은 양국이 윈-윈(win-win)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본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중 기간 체결한 양국의 경제합작 규모 2535억 달러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이 상호 협력하는 것이 관계 발전을 위한 바른 선택이며 공통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DA 300


이날 체결된 협정은 식료품과 에너지 개발 등 여러 분야를 망라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JD)닷컴은 향후 3년간 미국산 쇠고기와 식료품 20억 달러(2조2000억원) 수입을 약속했다.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중국투자유한공사 등은 미국 알래스카주 정부와 430억 달러(48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미국 측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이끄는 29명의 경제계 인사에 GE와 반도체 기업 퀄컴 경영진을 포함시켜 120억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요령을 발휘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은 쉽게 해소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5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에 비하면 이번에 얻은 성과는 무척 적다”며 “불균형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요인을 볼 때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283조원 선물 챙긴 트럼프 "중국 무역 불공정 비난 않겠다"

Wednesday, November 8, 2017

형제에 주던 왕권, 아들 주려다.. 사우디판 '이방원의 난'

[오늘의 세상]
절대왕정 국가서 피의 숙청 왜
- 62년만에 바꾼 왕위 계승법
現 7대 국왕까지 형제 연장자順.. 시간 지날수록 취임 나이 높아져
형제 상속 전통 끊고 아들 세대로
- 32세 왕세자 빈살만이 휘두르는 칼
국왕 2명 배출 수다이리派 출신
사촌형의 왕세자 자리 빼앗는 등 단번에 경쟁 위치의 왕자들 제압
트럼프 사위 쿠슈너와도 친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른두 살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이달 초부터 자신보다 서른 살 많은 사촌형 등 유력 왕자 최소 11명과 수십 명의 전·현직 장관, 종교인을 긴급 체포하는 등 숙청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평소 헬기를 잘 안 타는 왕자가 의문의 헬기 추락사를 당하고 왕자 일가족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등 전례 없는 일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조선왕조 태종 이방원이 일으킨 피의 숙청을 방불케 하는 사우디판 '왕자의 난'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932년 건국 이래 왕위 승계를 둘러싼 잡음이 거의 없었던 사우디에서 '왕자의 난'이 벌어지는 이유로는 왕위 계승 원칙의 변경이 꼽힌다. 그동안 예외 없이 지켜져 온 사우디의 왕위 계승법인 '형제 계승'이 '아들 계승'으로 바뀐 것이다. 처음으로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에서 손자 세대로 왕위가 넘어가면서 '권력 이양의 규칙'이 달라지자 왕자 간 분쟁이 터졌다.
사우디 국부(國父)인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는 1953년 숨을 거두기 전 "왕위를 형제끼리 연장자 순으로 상속하고 아들에겐 물려주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건국 과정에서 아라비아반도의 부족들을 통합하기 위해 20여개 부족장의 딸과 혼약을 맺었고, 이들 사이에서 왕자만 44명을 낳았다. 첫째 아들과 막내아들의 나이는 웬만한 부자지간 이상으로 벌어졌다. 압둘아지즈는 한 왕자가 왕위를 받아 자신의 아들에게 세습하는 식으로 가면 삼촌이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한 '왕자의 난'이 끊이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낸 대안이 '형제 계승'이다.
이에 따라 압둘아지즈가 죽고 2대 국왕은 장남 사우드(재위 1953~1964)가 됐다. 이어 3대 국왕은 사우드의 이복동생 파이살(1964~1975), 4대는 칼리드(1975~1982), 5대는 파흐드(1982~ 2005), 6대는 압둘라, 7대인 현 국왕은 살만이 됐다. 초대 국왕의 아들끼리 왕위 계승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형제 계승'에는 문제가 있었다. 왕위가 한 세대에서 수평 이동을 하다 보니 국왕의 나이가 점점 많아졌다. 2대 국왕 사우드가 취임할 때 나이는 51세였는데, 3대 파이살은 58세, 4대는 62세, 5대는 61세, 6대는 81세에 왕좌에 올랐다. 왕이 되기를 기다리다 먼저 죽는 왕세제가 나왔다. 사우디 왕실에 '노인 정치(gerontocracy)'라는 별칭도 붙었다.
살만은 2015년 1월 80세의 나이로 국왕에 오르면서 자신을 마지막으로 형제 상속의 전통을 끊었다. 취임 직후에는 왕세제로 자신의 이복동생 무크린을 책봉했지만, 석 달 뒤 그를 실각시켰다. 대신 자신의 큰조카인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제1 왕세자, 친아들인 빈살만을 제2 왕세자로 지명했다. 왕위 계승이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에서 62년 만에 손자 세대로 넘어간 것이다.
이 구도도 다시 요동을 쳤다. 빈살만이 지난 6월 친위 부대를 동원해 사촌형인 빈나예프를 감금하고 '왕세자'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1차 왕자의 난'이다.
이후 빈살만은 권력 강화에 올인하며 방어에 나섰다. 초대 국왕의 유언을 깨고 왕위를 부자 세습하는 첫 인물인 데다 사촌형의 세자 자리까지 빼앗으며 연장자 우선의 왕위 계승 전통을 깬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정보 기관을 장악한 그는 이달 들어 공격 태세로 전환했다. 지난 4일 정예군을 동원해 잠재적 정적(政敵)인 사촌형 왕자들과 그의 측근들을 부패 혐의로 대거 체포하는 '선제공격'에 나섰다. '2차 왕자의 난'이다.
빈살만이 이렇게 기존 세력을 일거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초대 국왕의 여덟째 부인이자 유력 왕비인 수다이리의 손자인 점이 유리하게작용했다. 초대 국왕은 22명의 왕비를 뒀고 왕비들이 각각 여러 자식을 낳았기 때문에 왕실은 왕비별로 정치적 파벌이 형성됐다. 수다이리파(派)는 5·7대 등 두 국왕을 배출했고, 그 과정에서 정부 요직을 독식해 가장 힘센 세력이 됐다.
빈살만은 호전적인 성격의 야심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손자병법' 등 병법서를 즐겨 읽었다. 세계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보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독일 정보부 외교전문을 인용해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을 결정한 인물이 바로 빈살만"이라고 했다. 살만 국왕도 2015년 그가 30세일 때 핵심 보직인 국방장관으로 발탁해 군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에서 줄곧 학창 시절을 보낸 국내파이지만 국가개조 정책을 추진해 성공시킨 아랍에미리트(UAE)의 왕세제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을 멘토로 삼을 정도로 개혁·개방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살만이 여성 운전 허용, 비키니 착용 가능 관광특구 설치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도 두바이·아부다비 모델을 참고한 것이다. 반면 50·60대의 왕실 기성세대에 퍼져 있는 이슬람원리주의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국제 정치 감각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왕자의 난을 앞두고도 쿠슈너와 이 문제를 상의해 미국의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사우디 정부 소식통을 통해 "사우디 정부가 체포한 왕자들의 개인 은행계좌 1200여개를 동결했다"면서 "부패 혐의를 단속해 8000억달러(약 892조3200억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Monday, November 6, 2017

잘 팔리는데 리콜은 무슨.. 오만한 벤츠

[세계 5위 시장에서 '배짱 영업']
- 수백명 죽고 다친 에어백
8개 차종 1만8724대 리콜 대상
한국선 1년이 넘도록 버티기.. 중국에선 35만대 리콜 시작
- 배출가스 조작 무상수리
300만대 자발적 리콜 나섰지만 한국에선 석달째 감감무소식
"늦출수록 소비자만 위험" 지적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에서 연일 판매량 신기록을 경신하면서도 차량 결함에 대한 리콜 등은 제때에 하지 않는 등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벤츠가 현재 거부하고 있는 리콜은 전 세계적으로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다카타 에어백' 관련이다. 이 때문에 벤츠가 소비자의 안전문제를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츠는 올해 1~10월 국내에서 역대 최대인 5만8606대를 팔며 국내 수입차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벤츠 차량이 세계에서 다섯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고, E클래스와 S클래스 등 고가 차종에서는 중국, 미국에 이어 셋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다.
◇다카타 에어백 리콜 않는 벤츠
일본의 다카타사(社)가 만든 에어백을 장착한 자동차는 2013년부터 전 세계에서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 충돌 시 에어백이 작동되면서 내부 금속 파편이 튀어나와 운전자가 다칠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9명이 사망했고, 200여명이 다쳤다.
우리나라도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 11만대를 단계적으로 리콜하고 있다. 다카타 에어백을 사용하지 않는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요청을 받았고 이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국GM, 지엠코리아 등 3개 업체는 리콜을 거부 중이다. 특히 벤츠코리아는 "벤츠 차량 중 다카타 에어백 관련 결함이 보고된 것이 없고, 문제가 된 다카타 에어백과 벤츠에 달린 에어백은 설계와 생산 공정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에어백이 장착돼 국내에 팔린 벤츠 차량은 2012년 전에 만들어진 C클래스 1만3811대, E클래스 138대, E클래스 쿠페 810대 등 8개 차종 1만8724대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했지만, 실제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업체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리콜을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벤츠 측은 리콜 요청을 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리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리콜하면서, 한국에서는 배짱
벤츠는 현재 다카타 에어백 관련 전면 리콜은 보류한 채, 차량을 판매한 국가별로 일정 대수를 리콜해 독일 본사에서 자체 에어백 안전도를 평가하고 있다. 이후 글로벌 전면 리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SLK·M클래스 284대를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제로 리콜이 추진된 것은 137대에 불과하다.
문제는 벤츠가 중국에서는 지난달 15일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 35만1218대에 대한 리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해당 차종은 2006~2012년 생산된 SLK클래스와 A클래스로, 국내에 팔리고 있는 차와 같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현지 업체와 합작해 사업하는 벤츠 입장에서 중국에서 리콜을 안 하고 버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벤츠가 한·중 간 차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바른정당)은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과 한국 시장의 규모 차이로 인한 차별적 리콜 정책이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국 소비자는 고객이고, 한국 소비자는 호갱이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배출가스 조작 건에 대한 무상 수리도 시행 안 해
벤츠의 '리콜 배짱'은 지난 7월 불거진 '배출가스 조작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7월 벤츠 본사는 배출가스 조작 혐의를 받자 유로5와 유로6(환경기준) 디젤 차량 약 300만대에 대해 자발적 서비스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도 한국에서 판 차량 약 11만대에 대해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석 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리콜 차종 지정이나 리콜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또 환경부 자체 예비검사 결과 배출가스가 기준보다 많이 나온 차종에 대한 리콜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 정부가 벤츠의 차량 결함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리콜을 요청했었는데 그때도 벤츠코리아는 '한국에서만 먼저 리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리콜을 안 해도 국내 소비자가 벤츠를 사주니 한국 정부와 국내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특히 다카타 에어백은 문제가 드러난 지 4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리콜을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벤츠가 리콜을 늦출수록 국내 소비자는 주행 중 생명의 위협을 더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반대하던 중국의 돌변, 비밀코드는 일대일로(一帶一路)

"반(反)사드 요지부동 중국 한순간 입장 바꿔"
시진핑 대표 정책 브랜드 일대일로 영향 분석
일대일로,'사드보다 더 큰 사활적 국익' 판단
일대일로 인접국 중국 위상·리더십 예의주시
미·중 갈등 첨예할수록 정책실행 불확실성 커져
중국,일대일로 무시했던 美측 관심 표명 기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불거진 한중 갈등이 봉합 형식으로 일단락됐지만 이른바 3노(NO)를 둘러싼 새로운 파장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총력을 다해 반대해오다 지난달 말 전광석화처럼 입장을 뒤집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인정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①추가로 사드를 배치할 계획이 없고②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편입하지 않으며③한·미·일 군사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현재 기준의 입장 표명을 받아냈다.
중국 CCTV 등 관영 매체들은 31일 한중 관계 개선 발표문이 나오자 주한미군 사드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의 해빙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3노는 확정적인 것이 아니고 한국 정부가 주권을 포기할 것인지 회의적이라고 밝히면서 암초를 만났다. 세 사안 모두 미국과 관련된 안보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선 이상 중국도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밀어붙이기엔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인 지난달10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을 맞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군(軍) 당국이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공정식]
정황상 3노는 사드로 인한 갈등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명분용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뭘까.
이와관련 외교 소식통은 6일 “중국이 사드 문제의 봉합에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 16개월 동안 한국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었던 중국 당국의 입장이 한순간 돌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드 봉합의 배경으로 중국의 통제권에서 벗어나려는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라는 해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 죌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풀이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이 결부된 안보 사안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반대 입장을 접고 출구전략을 구사하기에는 전략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따라서 중국의 사드 봉합 결정 이면에는 사드 반대를 철회하는 때 입는 안보상 손실보다 더 큰 국익이 걸려 있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를 홍보하고 있다. [바이두 제공]
가장 유력한 현안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브랜드가 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유라시아를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 정책)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세종연구소 정재흥 박사는 “기존 일대일로 구상에는 한반도가 빠져 있었는데 당대회 이후 육상ㆍ해상에서 남북한과 일대일로를 연결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책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19대 중국 공산당 당대회 이후 정책 방향과 노선에 대해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대일로 육상,해상 노선
일대일로는 중국 당국이 “유라시아판 마셜 플랜”이라고 포장하는 시진핑 주석의 핵심 주력 대외정책이다. 마셜 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재건 계획을 일컫는다. 일대일로 규모는 마셜 플랜의 100배가 넘는다.
일대일로는 19대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 당헌에 들어갔다. 최소한 향후 5년간 이 정책에 당과 국가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중국 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 국경으로 이어지는 314번 국도 보수 현장.
일대일로는 도로ㆍ철로ㆍ항만ㆍ공항 등 대규모 인프라를 지렛대로 삼아 유라시아 대륙ㆍ동남아ㆍ인도양ㆍ아프리카 지역에 정치ㆍ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 주변국 전략의 핵심 축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국은 이번 당대회에서 이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새로운 안보옵션을 제시해 자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대외 정책 기조를 공개했다.
전략적 도전도 만만찮다. 일대일로의 육상 노선이 러시아의 앞마당인 중앙아시아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러시아와 전략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해상 노선은 미국ㆍ인도ㆍ일본ㆍ호주의 세력권을 망라하고 있어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인도·호주와 연합해 중국을 포위하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일대일로의 바닷길 출발지인 광둥성 취안저우 해양교통사박물관 [사진 중앙포토]
일대일로에 연결되는 국가들로선 중국이 이 전략 경쟁에서 어떤 위상과 리더십을 보여주는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사드 문제로 미국과 물밑 갈등을 벌이면서 한국에 경제 보복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외 이미지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압박에 시달리면서 '채찍을 든 조련사 앞에서 꾀를 부릴 수 없게 된 판다'의 처지가 된 중국의 위상은 중앙아시아ㆍ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전략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권오중 외교국방연구소 연구실장은 “새로운 안보 옵션으로서 중국과의 협력을 고려하는 나라들 앞에서 중국의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다.
자본금 1000억 달러인 AIIB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재원조달 창구다. [사진 중앙포토]
특히 핵ㆍ미사일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북한은 공공연히 차이나 패싱을 시사하며 미국과 직접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전에 답전을 보냈지만 북한은 추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중국의 애를 끓이고 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의 실체가 그대로 노출되는 당혹스런 상황이다. 집토끼 단속이 위태로워지면서 산토끼(일대일로) 사냥에 악영향을 미치는 비상 국면인 것이다.
게다가 중국 국내외에서 일대일로 사업의 수익성을 둘러싸고 회의론이 일면서 자금난에 불거지는 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1월 1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개소식에서 ’AIIB가 세계경제 부양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중앙포토]
이렇게 복잡다단한 국내외 압박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실마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사드 문제를 서둘러 봉합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조치를 지렛대로 8일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의 관심 또는 공감 표명을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동안 미국은 일대일로의 재정 기반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지 않는 등 이 정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연세대 국제대학원 한석희 교수는 “장기적으로 미ㆍ중간 전략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현시점에선 미국 우위의 국제 질서에 중국이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라고 선을 그었다. 한 교수는 “미ㆍ중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은 선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현 정부의 미ㆍ중 균형 외교가 자칫 양다리 걸치기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Saturday, November 4, 2017

MB의 '탐욕'이 부른 다스 실소유주 논쟁

(사진=자료사진)
다스의 실소유주는 진정 누구란 말인가. 이 논란은 도대체 언제나 끝날 것인가.

도곡동 땅과 다스 그리고 BBK 관계는 마치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미로와 같다. 오죽했으면 "그래서 다스는 누구꺼?'라는 온라인 유행어가 만들어지고 "'다스는 누구 겁니까' A부터 Z까지 세상 쉬운 설명"이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을까.

그러나 다스 이야기는 너무나 복잡하다. 독자들도 설명을 들을 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결론부에 이르면 난마처럼 얽힌 이야기에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만다. 이것이 다스 실소유주 논쟁의 한계라 할 것이다.

1987년 처음 만들어진 다스의 매출 역사를 보면 '폭풍 성장'을 할 때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2005-2006년 MB가 서울시장을 역임했을 때이다. 공교롭게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시에서 양재동 신사옥 증축을 허가받았을 때와 겹친다. 

2천억원에 불과하던 다스 매출은 MB가 현대차 양재사옥을 도운 뒤 2배로 폭발했다.
원래 그 땅가운데 일부는 유통시설부지였다. 따라서 현대차가 지금과 같은 업무용 건물을 짓는다는 건 불가능한 땅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규칙'을 개정하고 '연구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사옥 증축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당시 현대차 그룹은 연구개발 인력이 충남 아산시 등 전국에 흩어져 통합이 절실했다.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일자리 창출 기여라는 명목으로 비켜갔다. 

사실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는 확증은 아직 없지만 의심은 차고 넘친다. 다스가 BBK 김경준에게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MB측근인 김재수 전 LA총영사를 동원했다는 의혹, 그리고 다스 아산공장 공장장 출신 인사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돼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셀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정황'과 '사실'들만이 다스 실소유 의혹을 키운 건 아니다. 오히려 의혹을 잠재우지 못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본인 탓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큰 몫을 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탐욕'이다.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 아니면 그의 형 이상득씨 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스가 'MB집안 소유'라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 

MB집안은 다스로 엄청난 '떼돈'을 벌었다. 다스는 1987년 수십억원에 불과한 회사였다. 오늘날에는 2조원을 훨씬 넘는 중견기업이 됐다. 지분 하나 없지만 이 전 대통령 아들은 다스 핵심 계열사 몇곳에서 사장 노릇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MB 집안은 몇백억, 몇천억원을 벌고도 만족하지 못했다. 옵셔널벤처스의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140억원까지 중간에서 거머 쥔 것이다. 다스로 번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돈이다. 

미국법원은 2011년 2월 소액 주주들에게 '김경준으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고를 코 앞에 두고 갑자기 김경준이 140억원을 다스에 준것이다.  

투자자들은 석달 전 사전 선고 결과를 예고해주는 미국 사법제도와 청와대 권력을 악용해 다스가 이 돈을 중간에서 가로채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MB나 MB집안이 소액 주주들에게 돌아갈 140억원을 탐내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양보를 했다면 소액주주들이 정권이 바뀌어 고발을 했을리 없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아흔아홉 가진 사람이 하나 가진 사람보고 백 개 채워달라 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MB를 두고 하는 말일지 모르겠다. 가진자가 더 가지려는 인간의 탐심은 반드시 뒤탈을 수반한다.  

투자자들에게 그때 140억원을 양보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쟁은 다시 점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 비서관들이 다스를 위해 돈빼주는 일에 관여한 권력남용 사건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불행하나 다스 실소유주 사건은 이미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단계가 돼버렸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871548#csidx9d0057a41c671cd910f73ff8abb0d5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