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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y 14, 2016

"진화하는 종이"..제지업계, 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 등으로 일반 종이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제지업계가 미래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이들 기업이 주목하는 것은 고부가가치를 내는 '특수지'다.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성장세가 뚜렷하고,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15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책이나 잡지에 쓰이는 일반 인쇄종이 수요는 감소세지만, 특수지를 비롯한 기타 용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수지는 일반 종이의 성질을 바꾼 기능성 용지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이다. 영수증이나 ATM 용지에 쓰이는 감열지가 대표적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인쇄용지 소비는 2010년 224만톤에서 2014년 211만톤으로 5.8% 감소했다. 반면 기타 용지는 연간 81만톤에서 94만톤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수출에서도 기타 용지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 8만톤에서 2014년 12만톤으로 50% 성장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일반 인쇄용지 수요는 감소세지만, 고급 포장지 같은 특수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의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높다"며 "시대 흐름에 따라 새 기능성을 갖춘 종이의 소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제지기업들은 고급 용지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는 사업군에서 특수지 비중을 높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다.
하이테크 종이소재 사업과 글로벌 마켓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6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수지 매출은 현재 3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원까지 성장시킬 예정이다.
특히 특수약품을 처리해 열을 가하면 글자나 이미지가 표현되는 '감열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감열지 가공업체 덴마크의 샤데스(Schades), 네덜란드 라벨 가공업체 텔롤(Telrol), 유럽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R+S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꾸준한 투자 개발의 결과로 '나일론 섬유 프린팅용 특수지'를 세계 최초 개발, 출시했다. 디자인을 해당 특수지에 인쇄한 뒤 열을 가하고 다시 섬유 소재에 옮기는 방식이다. 수영복 같은 의류에 무늬를 넣을 수 있다.
업계 2위인 무림(무림페이퍼·무림SP·무림P&P)도 고부가가치를 내는 종이류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무림SP는 지난해 CCP(Cast Coated Paper) 제작을 위한 설비 향상을 완료했다. 이 용지는 고급 화장품이나 의약품 같은 고급 케이스에 사용된다. 특히 화장품 한류로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가 높다.
무림페이퍼는 디지털지, 라벨지 같은 산업용 인쇄용지의 생산 설비 투자를 끝냈다. 최근 간편한 디지털 인쇄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사용되는 '디지털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무림은 고급 패키지용 종이부터 불에 타지 않는 난연지, 먼지를 내지 않는 무진지, 식품용지나 투표용지 등 70여종의 고부가가치 특수지 라인을 구축했다.
백판지 등 포장재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깨끗한나라도 '투자확대와 R&D 강화', '해외 신시장 개척'을 전략 과제로 삼고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수 포장용기의 고급화 등 신제품 개발을 추진해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종이 수요가 감소하면서 제지업계가 특수 기능을 가진 특수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투자 개발을 늘리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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