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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y 31, 2016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파괴하고 있다?

5월15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찾았다. 청와대는 인도네시아와 최대 67억 달러(약 8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산림분야 협력이다. 5월16일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탄지란 나뭇가지와 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된 토지를 말한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인 코린도그룹이 열대우림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는 의혹이 해외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 그간 대규모 조림사업과 산림훼손방지 탄소배출권(REDD) 사업 참여로 해외 친환경 자원 개발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던 코린도그룹의 ‘두 얼굴’을 고발한 것이다. 코린도그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rdiles Rante/Greenpeace : 2013년 3월26일,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위치한 농장 안에서 베어진 나무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다. 이곳은 코린도그룹의 계열사 PT BCA가 운영하는 산림 개발 지역이다.
ⓒArdiles Rante/Greenpeace : 2013년 3월26일,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위치한 농장 안에서 베어진 나무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다. 이곳은 코린도그룹의 계열사 PT BCA가 운영하는 산림 개발 지역이다.
미국 시민단체 ‘왁스먼 스트래티지(Wax-man Strategy)’는 코린도그룹이 2010년 이후 팜 야자 농장 5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 3만500㏊를 훼손했으며, 이 과정에서 땅을 정리하기 위해 고의적인 화재를 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시사IN>에 제공했다.
이 보고서는 왁스먼 스트래티지가 글로벌 환경 연구 비영리 자문회사인 에이드인바이런먼트(Aidenvironment)에 코린도그룹의 개발지에 대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물이다. 에이드인바이런먼트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과 인도네시아 산림청 발간 산림 지도를 바탕으로 2010년 말부터 2016년 3월까지 해당 개발지의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의 결론은, 2010년부터 한 번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일차림 1만800㏊와 이차림 1만9700㏊가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합치면 서울 면적의 절반 정도에 달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이드인바이런먼트의 앨버트 텐 케이트 팜유 지속가능성 조사관은 <시사IN>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것은 정부 기록에 근거한 보수적인 추계로, 실제 훼손된 열대우림은 더 넓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과 갈등도 불거져'
열대우림이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면 심각한 환경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최근엔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열대우림의 탄소 저장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유엔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0%가 산림 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습한 열대우림은 1㏊당 평균 248t의 탄소를 저장한다. 반면, 팜 야자 농장의 탄소 저장 능력은 열대우림의 35% 수준이다.
생물 다양성 훼손 문제도 심각하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의 오랑우탄, 수마트라 호랑이 등은 팜 야자 농장 확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코린도그룹의 팜 야자 농장 대부분이 위치한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서식하는 나무캥거루 역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열대우림의 경제가치가 1㏊당 약 128달러로 팜 야자 농장(91달러)보다 40% 이상 높다고 보도했다. 농작물로 인한 수익을 포함해서 계산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화재를 이용한 팜 야자 농장 확대는 산불 위험과 추가적인 공기 오염,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최악의 방식이다. 열대우림 보존 캠페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열대우림을 팜 야자 농장으로 바꾸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직사각형 모양의 도로를 낸다. 벌목에 필요한 중장비가 오갈 수 있는 통로다. 다음으로 1차 벌목을 통해 목재 가치가 있는 나무를 획득한다. 마지막인 토지 정리 단계에서는 목재 가치가 없는 나무며 밑둥, 뿌리를 제거한다. 이로써 팜 야자를 심을 준비가 완료되는 것이다.
ⓒNASA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또 다른 지역의 화재 모습.
ⓒNASA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또 다른 지역의 화재 모습.
문제는 토지 정리 단계다. 원칙적으로는 중장비를 동원해서 작업해야 한다. 그러나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불을 지르는 경우도 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불을 이용한 토지 정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한다. 환경을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이 나라엔 불을 이용한 토지 정리 때문에 ‘연기 위기(haze crisis)’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공기 오염이 발생했다.
에이드인바이런먼트 보고서는 2013~ 2015년에 코린도그룹의 산림 이용 허가지 안에서 화재가 최소 894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직사각형의 구획(도로)이 그어진 뒤, 주변의 짙은 녹색 구역(숲)이 연두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관찰된다. 토지 정리 작업이다. 이 시기를 전후해 같은 지점에서 화재가 빈발하는 모습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파푸아 섬의 코린도그룹 계열사 PT PAL(Papua Agro Lest) 농장에서는 도로를 따라 화재 패턴이 포착됐다. 또 다른 계열사인 PT TSE(Tunas Sawa Erma) 농장에서는 2015년 3월부터 12월 사이에 토지 정리 작업이 개시된 뒤 몇 달이 지나면 화재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역시 코린도 계열사인 PT BCA(Berkat Cipta Abadi) 농장에서도, 팜 야자 재배지가 화재 발생 영역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관찰되었다.
일부 농장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코린도그룹 계열사 PT GMM (Gelora Mandiri Membangun)이 운영하는 북말루쿠 지역의 팜 야자 농장이 대표적이다. 5월1일부터 6일까지 이곳을 답사한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N)의 톰 피킨 씨는 <시사IN>과 통화하면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지역 공동체의 관습적 소유권이 인정되는 땅이 코린도에 의해 허락 없이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피킨 씨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열대우림 내에 과일나무나 고무나무를 재배하는 전통적 농법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코린도그룹이 열대우림을 팜 야자 농장으로 바꾸면서 현지 주민들의 농장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현지 법에 따르면, 코린도그룹은 반드시 지역 공동체와 협의해 토지 이용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5월17일, 인근 지역 15개 마을 주민들은 인도네시아 산림청에 코린도그룹의 토지 이용을 거부하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 피킨 씨는 '복수의 주민들이 코린도그룹의 체계적인 방화를 통한 팜 야자 농장 확대를 확인해줬다. 땅의 권리를 둘러싼 주민들과의 소송전도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코린도 측 '방화해서 얻을 이익이 없다'
코린도그룹은 목재·제지·팜유·중공업 등 다양한 부문에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이다. 2010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영림공사(국유림을 관리하는 공기업)와 ‘한국·인도네시아 양국 간의 산림훼손방지 탄소배출권(REDD) 시범사업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코린도는 이탄지 보존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모델 사업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사업이 상당히 높게 평가받아 이번에 한국 산림청과 인도네시아의 확장된 MOU 체결이 있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코린도그룹이 ‘해외 친환경 자원 개발’의 첨병으로 주요 매체에 보도되어온 배경이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위적인 방화를 통한 농장 조성을 하지 않았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제시된 위성사진에 관해 이 관계자는 '불이 난 지역은 이미 구획 정리가 되어 옅은 녹색을 띠고 있다. 토지 정리가 끝나고 팜 야자가 심어진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사로서는 매우 소중한 자산인 팜 야자가 심어져 있는 곳에 스스로 방화해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미 팜 야자가 재배되고 있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 지난 5월16일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맨 오른쪽)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맨 왼쪽)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 MOU를 체결했다.
ⓒ연합뉴스 : 지난 5월16일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맨 오른쪽)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맨 왼쪽)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에이드인바이런먼트의 케이트 조사관은 코린도 측이 팜 야자를 심기 전 단계인 토지 정리 과정에서 화재가 목격되었다고 주장한다. 근거도 제시했다. 2013년 3월25일, 코린도 계열사인 PT BCA 농장에서 불이 났다. 다음날 글로벌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사진가는 해당 농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이에 따르면 화재는 팜 야자를 심기 전 단계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그린피스의 사진을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모든 근거가 토지 정리 작업에 화재가 체계적으로 이용됐음을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지정된 지역에서 적법하게 농장을 조성하고 있으므로 무분별한 개발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팜 야자 농장 개발을 위한 산림 훼손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린도그룹 홈페이지에 공개된 승은호 회장의 인사말에는 '원시림을 베는 대신 나무를 기르고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특히 조림사업과 팜유 비즈니스 경쟁력은 세계 최고를 자부한다'라고 적혀 있다.

Monday, May 30, 2016

[열심히 일한 죄-조선·해운 6대 도시 ‘하청의 비명’]2만명 중 7000명이 떠났다···다음은 나일지 모른다

ㆍ"정치권도 빅3만 찾고 중소 조선사 외면" "나가도 갈 데 없어"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안벽에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오른쪽)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시추선 계약을 취소하면서 바다 위에서 8개월째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제공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안벽에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오른쪽)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시추선 계약을 취소하면서 바다 위에서 8개월째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제공
“왱~.”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해상 작업장(도크·dock)의 컨테이너선에선 용접한 부위를 매끄럽게 가는 갈개(그라인더) 소리가 들려왔다. 현대삼호중공업엔 해상 도크 2개, 육상 도크 1개가 있는데 빈 도크는 보이지 않았다. 수주한 일감이 아직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최대 2만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일하다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물량이 사라지며 7000여명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곳에서 예전 같은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양플랜트 물량이 두 건 있던 지난해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밀려드는 통에 주차장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조선소 외부에 차를 대기도 해 경찰이 ‘딱지’를 끊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김성웅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교선부장이 전하는 지난해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미 하청 노동자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조선소 안벽엔 주인을 찾지 못한 반잠수식 석유시추선만 덩그러니 계류돼 있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현대삼호중공업 측에 시추선 계약 취소를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조선소의 감기는 사외 협력업체의 독감으로 이어진다. 선박 블록공장과 조선 기자재 공장이 모여 있는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불산단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에서 하청 용접공으로 일해온 김태호씨(55·가명)는 “이곳에 있던 하청 노동자들 중 일부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짓는 반도체단지 공사 현장 등으로 옮겨갔다”면서 “지난해 17만~18만원가량 하던 베테랑 용접공 일당이 올해 들어 13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인 데다 일감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24~26일 금속노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와 함께 군산, 목포, 통영·고성, 거제, 부산, 울산 등 주요 조선·해양 6대 도시를 돌며 조선소의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조선업 세계 1위를 만들어낸 ‘비결’이었지만 일감이 줄어들면 언제든 손쉽게 쳐낼 수 있는 이들은, 벼랑 끝 조선업의 뱃머리에서 가장 먼저 칼바람을 맞고 있었다.
“지금 군산 지역에선 경기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 좋다고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4일 군산시청에서 만난 서동완 군산시의원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울산조선소로 흡수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흉흉한 분위기를 전했다.
군산시의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군산조선소, 사내하청, 사외협력사 등에서 일했던 노동자는 5960명이다. 하지만 올해 2월 말 현재 전체 노동자 수는 3700명으로 줄어들었다. 울산(현대중공업 본사)이 기침하자 군산은 탈진 위기에 처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차로 20분 남짓 달려 도착한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의 분위기도 무겁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선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뿐 아니라 통영·고성의 성동조선·SPP·STX조선, 울산의 현대미포조선 등에 선박 블록, 기자재 등을 납품한다.
이곳에서 만난 조기형 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장은 “조선 호황기 때는 생산직 100%가 비정규직이어서 생산단가가 낮은 대불산단 업체에 조선소들이 선박 블록 제작 등을 맡겼다”며 “하지만 최근 불황이 찾아오면서 일감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통영·고성 등지에 몰려 있는 중소형 조선소들은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가려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찾은 SPP 통영조선소 입구에는 ‘SPP’라는 알파벳 대문자가 선명했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탱크선(석유화학제품선)이 주력인 성동조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일감만 확보돼, 다음달까지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부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기성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장은 “정치권에서 최근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 노조 등을 만나고 돌아갔는데 더 열악한 중소형 조선소는 소외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중소형 조선소는 비정규직이 75%이기 때문에 위기가 왔을 때 하청 노동자가 받는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25일 오후엔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우울한 뉴스를 접하며 거제로 향했다. 이날 저녁 거제에서 만난 삼성중공업·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갈 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는 물량을 따라 울산, 목포, 거제 등지로 옮겨다녔지만 조선경기 불황으로 앞으론 일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퇴근 뒤 곧장 나와 작업복을 입고 있던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 김형근씨(45·가명)는 “하청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금 나가봐도 갈 데가 없다는 이야기가 돈다”며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만큼 향후 임금 삭감 등 근로조건이 후퇴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1년 희망버스가 다녀간 부산 한진중공업에서도 하청 노동자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됐고 또 예고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채권단과 상선 분야를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특수선에 집중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6일 영도조선소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박민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지난해 2000명 규모였던 하청 노동자가 1500명으로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된 상선 물량이 정리되면 상선 분야 정규직이 특수선 분야로 이동하면서 하청 노동자 구조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도시’로 불리는 울산 동구에서 만난 하청 노동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6일 저녁 만난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지난해가 기성(원청이 하청업체에 주는 도급비) 삭감의 해였다면, 올해는 임금 삭감의 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3만2569명으로 2014년 10월 말보다 8661명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피한 노동자라 해도 임금 삭감의 칼날은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하청 노동자 변기원씨(가명)는 “미포조선은 2008~2009년 중소형 조선소가 무너진 이후 이들 업체가 주로 만들던 벌크선을 대거 수주했다”며 “하청 노동자가 많이 유입됐고 밥 먹을 때 줄 서는 게 짜증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14년 초 9000명에 이르던 하청 노동자 수는 현재 7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오가며 20년가량 물량팀으로 일해온 정형수씨(가명)는 2000년 당시 일당 15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6만원이던 일당은 올해 들어 1만원씩 깎이더니 이달 현재 13만원으로 줄었다.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오르긴커녕 조선경기 불황으로 되레 일당이 깎인 것이다. 정씨는 “20년간 일을 해왔지만 근로계약서 한 장 받아본 적 없었다”며 “혹자는 일당이 세다고 하지만 고용이 불안하고 성과급도 없는 데다 산재 처리를 정식으로 요구하지도 못할 만큼 ‘을’의 지위”라고 말했다.

Tuesday, May 24, 2016

STX조선, 6조원 퍼붓고도 왜 못 살렸나

STX조선, 2016년 수주 단 한 건도 없어
회생가능성 없는 회사 자율협약 논란도
자율협약 1년만에 완전 자본잠식…상폐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STX조선해양에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지원됐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회사의 운명을 법원에 맡기기로 했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이 맺어진지 3년만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4조원을 투입했고, 무역보험공사가 600억원을 보탰다. 농협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도 1조9000억원을 지원했다.
5조9600억원이라는 금융권의 전폭적 유동성 지원에도 회사는 살아나지 못했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명맥을 유지하거나 파산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청산됐어야 할 회사를 길게 끌고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TX조선은 조선업 호황기에 저가수주를 주도했고, 무리한 투자도 병행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업계가 불황을 맞이하자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을 찾았을 때도 대부분의 은행은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법정관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STX조선이 무너질 경우 근로자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이로인한 지역경제의 불황 등도 우려됐다.
결국 일부 채권단의 반대에도 STX조선의 자율협약이 시작됐다. 자율협약에도 불구하고 STX조선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4년 4월 상장폐지됐다.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진해의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탱커선과 해상 액화천연가스(LNG)주유터미널(LNGB) 등 선종을 특화하는 중형 조선소로의 다운사이징도 추진됐다.
이번엔 수주가 발목을 잡았다. STX조선은 다운사이징을 선언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했지만 이 회사에 선박 제작을 맡기는 업체는 없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빅3도 수주가뭄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STX조선이라고 나을 리 없다"며 "결국 수주가 없어 더 이상 운영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채권단, STX조선 법정관리 확정.."이달말 부도예상돼 불가피"

임종룡 "STX조선 청산 여부, 법정관리 들어가봐야 알 것”
SPP, 대선, 성동조선 등 중소 조선사 운명 내달초까지 결정
[헤럴드경제=정순식ㆍ김재현ㆍ황혜진 기자]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까지 올랐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확정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달말 STX의 부도가 예상돼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STX조선은 업황이 장기 부진에 빠지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에 나선  여파로 재무여건이 악화돼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38개월 동안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STX조선은 2013년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8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산업은행은 “신규 수주가 불가능하고 부족자금이 계속 증가하는 등 조선사로서 계속기업 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족한 자금을 추가 지원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다”며 “회생절차로 전환해 생존 기반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달말까지 최종 논의를 거쳐 자율협약 종료 후 법정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한다.
STX의 법정관리 방침 확정은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사들 처리의 신호탄으로 인식되며 금융권의 충당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단의 조선업종에 대한 총 여신은 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STX의 법정관리에 대해 “여러 가지 파장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STX조선의 청산 여부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에 대한 책임론에 불거지는 데 대해 임 위원장은 “(2013년 4월 자율협약을 결정하고, 4조원을 지원하기로 판단한)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되돌아서 짚어보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조선업체들의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즉시즉시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에 이어 기타 중소 조선사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한다. 금융당국은 이달말까지 개별 조선사에 대한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안전성 평가)나 실사결과를 토대로 내달초까지 SPP조선과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소 처리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 매각 여부도 이번주 결론이 날 전망이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우선협상대상인 SM그룹에 이번주까지 매각체결 여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처럼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 시동을 걸면서 80조에 달하는 금융권의 조선업 여신이 금융권의 충당금 ‘폭탄’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등 조선 3사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만 50조원이 넘는다. 대우조선만 해도 23조 5000억원 대의 여신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17조4000억원, 삼성중공업은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7조가 넘는 STX조선해양, 4조가 넘는 성동조선해양, 3조에 가까운 SPP조선, 1조에 육박하는 대선조선 등을 합치면 조선업계 전체의 대출규모는 78조 7756억여원 수준이다.
80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여신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금융권의 충당금 적립은 미진해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 여신은 대부분의 채권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국민은행만 이를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 상태다.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부실채권은 고정 이하 여신을 의미한다. 정상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부터는 상당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특히 여신의 대부분이 몰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많게는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지만 이들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최악의 경우 30조원이 넘는 부실이 생길 수 있다”라며 “국책은행에 대해 최대 1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대부분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Monday, May 23, 2016

[취재파일] '차이나머니'의 습격..제주 찍고 서울로


● 제주도 땅 1.1% 외국인 소유
최근 몇년간 외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가 급증했습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영향이 큽니다. 제주의 경우 외국인이 5억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한 뒤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주는 내용의 투자이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투자이민제 시작 이후 2013년 한 해에만 4,500억 원의 외국 자본이 제주에 몰렸습니다. 이 가운데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게 바로 '중국 자본'입니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 외국인 소유 토지 면적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1.1%에 달하는 2059만㎡입니다. 외국인 소유 면적이 1%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인데, 국적별로 살펴보니 중국인이 914만㎡로 44.4%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5억 원 이상 콘도 등을 분양받아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한 거주자격(F-2)를 받은 외국인은 총 1,300명 가까이 되는데, 이 가운데 98% 이상이 중국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인 투자와 관광객이 급증하다보니 제주도에는 중국인 거리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중국 건강용품 업체 바오젠 기업의 임직원 1만1천 명이 방문한 것을 기념해 제주 연동의 로데오거리가 '바오젠 거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중국자본의 바람이 거셉니다.
● '차이나머니' 제주 찍고 서울로
그런데 이렇게 제주에 몰렸던 '차이나 머니'가 이젠 서울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촌과 홍대 등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대학가 부동산이 주요 투자 대상입니다.
중국인의 서울 토지 보유 현황만 봐도 중국 자본이 얼마나 몰려드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014년 1분기  1,686 필지였던 중국인 소유 토지는 올해 1분기 3,685 필지로 필지 기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물론 국내 거주중인 화교들의 투자도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자본도 급증하고 있다는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입니다.
홍대가 있는 마포구의 경우 2014년 18건이던 중국인 부동산 거래 건수가 지난해 43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4월까지 13건이 거래됐습니다. 신촌 대학가가 속한 서대문구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13건이던 부동산 거래는 올해 4월까지만 14건이 거래됐습니다.
'차이나 머니'가 서울로 몰리는 이유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주 지역의 부동산 개발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그렇다보니 투자이민제라는 제주도의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서울도심 수익 부동산으로 중국 자본이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 '미니면세점'·'게스트하우스'…중국인 상대 영업 성황
최근 중국 자본이 가장 많이 몰린 분야는 '미니 면세점'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 상대 상품 판매장입니다. 마포구와 서대문구 지역에 특히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을 중국 단체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만 10여 곳이 성업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문을 연 마포구의 한 상품 판매장은 200억 원의 중국 자본이 들어와 토지를 매입한 뒤 판매장을 지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다보니 종업원들도 대부분 중국 출신들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대의 관광버스가 중국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국인들이 많이 투자하는 아이템이 바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단독주택을 매입해 게스트하우스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역시 대상은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들입니다. '유커'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다보니 이런 수요를 중국 자본이 흡수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중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라 말도 잘 통하고 한국 숙박업소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외국 나가서 한국인 민박집을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인거죠.
제가 취재한 홍대 인근의 중국인 운영 게스트하우스도 중국인들로 만실이었습니다. 수요가 많다보니 중국인들의 게스트하우스 투자도 점점 늘고 있다는게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사들의 설명입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러다간 우리나라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 특수를 중국 자본이 고스란히 회수해 가는 거 아냐?"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미 중국 자본은 깊숙이 파고들고 있었습니다.
이런 영업 목적의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주거용 아파트 거래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 부동산 중개사는 서울에서 유학하는 자녀를 위해 아파트를 사 주거나 월세 임대를 위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홍대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사는 "중국인에게 아파트 5채 정도를 팔았는데,  한 중국인은 현찰로 7억 원을 싸들고와서 일일이 돈을 세다가 포기하고 은행가서 세어 왔다"는 일화도 전했습니다.
● '왕서방'의 해외 부동산 식탐…거침이 없다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매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930억 달러, 우리돈 110조 원 규모의 중국 자본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향후 5년간 투자 규모가 더 늘어 약 2,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호주에서는 최근 중국의 펑신 그룹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국토 전체 면적의 1%에 달하는 11만㎢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 기업을 인수하려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합니다. 호주 정부의 반대로 인수 직전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질랜드 토지 정보에 따르면 올해 1~3월 거래된 주택 1만 1,955건 가운데 272건이 중국인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체 외국인 구매 건수 474건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또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밴쿠버 부동산에 투자된 차이나머니만 해도 127억 캐나다 달러, 우리돈 약 11조2,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액의 33%를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이 외에도 영국, 인도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망입니다. 우리나라가 투자이민제를 시행하는 것처럼 세계 각국도 차이나머니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을 주고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따른 자본의 해외 도피 성격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 국내 경기침체로 인한 해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부동산 경기 활성화" VS "부동산 거품, 임대료 상승 부작용"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적지 않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문제는 막강한 자본력으로 백화점 쇼핑하듯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인은 "옆에 비슷한 건물이 30억에 팔렸으면 31억이나 32억 정도를 주고 살 수도 있지만 중국인들은 35억 40억 까지도 기꺼이 지불하기도 한다"며 "대륙 사람들은 좀 다른 거 같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주변 상권의 부동산 시세가 덩달아 상승할 수 밖에 없고, 고스란히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영세상인들이 밀려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겠죠.
또 난개발의 문제도 있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부동산이민제 시행이 외국인 투자유치에 기여한 점이 있는 반면, 난개발 문제가 발생하면서 투자이민 대상 지역을 제주 전역에서 지정된 '관광지와 관광단지'로 제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 고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중국 거리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의 관련 정책이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에만 목적이 있었다면, 이제는 이미 나타나고 있거나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고려도 필요해 보입니다.

Sunday, May 22, 2016

한진해운도 초긴장..협상 상대 더 많고, 용선주 형태도 다양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쉽지 않은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한진해운도 협상 과정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진해운은 이제 현대상선이 지난 3개월간 벌여온 협상 과정을 고스란히 밟아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 보다 1곳 많은 23곳과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조디악, 다나오스 등 일부 겹치는 선사도 있지만, 한진해운은 주로 독일국적의 중소규모 용선주들과 다양한 형태로 용선 계약을 맺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해운업계와 각 용선주별 홈페이지 게재 내용을 취합한 결과, 한진해운은 그리스의 다나오스로부터 가장 많은 배를 빌려왔다. 

다나오스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1만TEU급 3척과 3000TEU급 5척을 용선 계약한 상태다. 다음으로는 캐나다 용선주인 시스팬으로부터 1만 TEU급 7척을 빌려왔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시스팬은 일일 4만3000달러의 고정 요율로 10년간 배를 빌려주고 있다. 그외 독일 국적의 콘티(Conti Reederei)사와 6척의 용선 계약을 체결했고, 독일의 피터 돌레(Peter Dohle), 일본의 산토쿠, 터키의 지네르 등에서 배를 빌려쓰고 있다.
현대상선이 현재 협상중인 용선주와는 3곳 정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에 이어 그리스의 다나오스, 영국의 조디악, 그리스의 나비오스와 용선료 협상을 벌여야 한다. 다만 현대상선이 끝까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디악으로부터는 1척의 배만 빌려, 상대적으로 협상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용선주들의 구성이 다양하다. 현대상선은 그리스 선주들 위주로 배를 빌린 반면, 한진해운은 주로 독일에서 중소규모의 용선주들로부터 배를 빌려왔고 캐나다, 터키, 일본, 영국,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 용선주들이 포진했다. 한진해운 협상팀 입장에선 전세계를 넘나들면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용선주 중에는 싱가포르의 선박펀드인 RMT(Rickmers Maritime Trust)도 포함돼 있었다. RTM은 4250TEU의 선박 4척을 용선해주고 있다.
시스팬과의 용선 형태도 복잡하다. 3척은 시스팬이 소유한 선박이고, 4척은 시스팬과 다른 2곳의 투자자들이 설립한 투자사 ‘GCI(Greater China Intermodal Investments)’를 대신해 시스팬이 관리하고 있는 형태다. 표면적으로는 시스팬 1곳과의 협상이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보다 복잡한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소규모의 용선주를 상대로 다양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여건이 시간상으로는 불리하지만 협상 측면에서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7월말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대형 용선주들보단 중소 규모의 용선주들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떠앉을 여력이 없어서 협상이 수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용선료 협상을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진행을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으로 앞세웠다. 데드라인은 7월말~8월초로 거론된다. 만일 용선료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무조건 법정관리라는 원칙을 정해놓은 상태다.
때문에 한진해운이 나머지 조건인 해운동맹 가입과 채무재조정에 성공한다해도, 용선료 협상이 불발되면 무용지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라는건 전세계 해운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일”이라며 “과거 이스라엘 해운사 ZIM이 유일하게 인하에 성공한적 있지만, 일부 선주들과의 조정이었지 우리처럼 22개, 23개 선주들과 협상을 이뤄내야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협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Friday, May 20, 2016

Samsung Pay, Alipay join hands in China

Samsung Electronics confirmed Thursday it has teamed up with China’s e-commerce giant Alibaba to further tap into the soaring Chinese mobile payments market. 

Under the strategic partnership that is expected to be announced Friday, Samsung Pay, the Korean tech giant’s mobile payments system, will include Alibaba’s Alipay within its platform as one of its payment methods. 


After fingerprint verification, Samsung Pay users are required to choose a payment method among credit cards and membership points. Now the QR code-based Alipay has become another option. 

Currently, some 450 million people use Alipay in China alone. 

Following its debut in Korea in August and in the U.S. in September last year, Samsung Pay was launched in China in March this year. By teaming up with China’s most-used mobile payments service, Samsung aims to take on Apple, which started its Apple Pay service in February. 

“Securing more Samsung Pay users is crucial to elevate our smartphone sales in the longer-term,” said a Samsung executive on condition of anonymity. “Because the service is now offered in premium phones only, we are also considering adopting the service in low-end, cheaper phones.

Samsung, the world’s largest smartphone maker, has struggled in China in recent years with its market share continuing to fall in the important market. According to market research firm Counterpoint Technology Research, Samsung owned a tiny 7.7 percent market share in China last year, down from 12.8 percent a year ago. The previously No. 2 market leader barely secured the sixth position. 

Samsung said Samsung Pay has hit the 1 trillion won ($847 million) mark in terms of accumulative transactions made in Korea over the past nine months. It has more than 5 million users globally, including 2.5 million in Korea. 

Profits of Samsung, SK hynix fall on weak chip demand


Korean chipmakers, hit hard by falling prices and stiffer competition, are struggling to restore profits from their dynamic random access memory chip sales. 

According to the data compiled by industry tracker DRAMeXchange, Samsung Electronics, the nation’s largest chipmaker, logged $3.97 billion in its first quarter sales, down 16.6 percent from the previous quarter. 

Sales of SK hynix also fell 19.2 percent to $2.32 billion during the same period. 

Samsung’s market share remained flat at 46.6 percent, while the figure for SK hynix decreased 0.8 percent to 27.9 percent. U.S.-based Micron Technology came in third with an 18.5 percent share. 

Other smaller Taiwanese players, such as Nanya Technology with 3.9 percent and Winbond Electronics with 1.8 percent, increased their combined market share slightly in the first quarter. 

“While there was some demand from smartphone inventory restocking in China, the first quarter is traditionally a slow period, and downward revisions on notebooks and iPhone shipment estimates further exacerbated the oversupply problem in the DRAM market,” the tracker said. 

It said in terms of first-quarter operating margins, Samsung and SK hynix fared relatively well, coming in at 40 percent and 14 percent, respectively.

Sunday, May 15, 2016

생사 갈림길 현대상선, 서울서 용선료 최종담판 짓는다

이번주중 해외선주 5,6곳 초청

채권단, 금융당국도 지원 사격 검토

협상 실패시 청산 가능성 높아져



용선료 협상 마감 시한을 불과 5일 앞둔 현대상선이 이번 주중 협상 상대인 해외선주들을 서울로 불러 최종 담판을 짓기로 했다. 이번 담판은 현대상선의 생사를 결정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여 채권단은 물론 금융당국까지 지원 사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번 주중 대형 해외선주 수 곳을 서울로 초청해 용선료 인하 필요성을 설명하기로 했다. 해운업황 악화로 20분기 연속 적자를 낸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월부터 해외선주 22곳과 개별적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여 왔다. 이후 정부가 제시한 용선료 협상 시한이 이달 20일로 다가오면서 현대상선은 지난 4일 해외선주 전체에 용선료 약 30% 인하를 요청하는 최종 협상안을 보냈다. 이에 일부 선주들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보다 용선료를 깎아주고 계약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지만, 나머지 선주 5, 6곳은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은 100%에 가까운 선주들이 용선료를 30%정도 낮춰줘야 용선료 협상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서울에서 열릴 협상 테이블에 참석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역시 협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채권단이 당국에 요청한다면 이에 응해 해외선사들이 궁금해 하는 정부 입장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정부가 개별 기업 문제에 나서는 것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배 소지가 있는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만약 용선료 인하에 실패할 경우 현대상선은 기업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한진해운과 달리 제3의 해운동맹(얼라이언스) 합류가 좌절된 현대상선은 오는 9월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해 추가 합류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용선료 인하 협상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운동맹 합류는 더 멀어지게 된다. 이 경우 법원은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Saturday, May 14, 2016

"진화하는 종이"..제지업계, 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 등으로 일반 종이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제지업계가 미래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이들 기업이 주목하는 것은 고부가가치를 내는 '특수지'다.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성장세가 뚜렷하고,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15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책이나 잡지에 쓰이는 일반 인쇄종이 수요는 감소세지만, 특수지를 비롯한 기타 용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수지는 일반 종이의 성질을 바꾼 기능성 용지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이다. 영수증이나 ATM 용지에 쓰이는 감열지가 대표적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인쇄용지 소비는 2010년 224만톤에서 2014년 211만톤으로 5.8% 감소했다. 반면 기타 용지는 연간 81만톤에서 94만톤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수출에서도 기타 용지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 8만톤에서 2014년 12만톤으로 50% 성장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일반 인쇄용지 수요는 감소세지만, 고급 포장지 같은 특수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의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높다"며 "시대 흐름에 따라 새 기능성을 갖춘 종이의 소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제지기업들은 고급 용지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는 사업군에서 특수지 비중을 높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다.
하이테크 종이소재 사업과 글로벌 마켓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6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수지 매출은 현재 3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조원까지 성장시킬 예정이다.
특히 특수약품을 처리해 열을 가하면 글자나 이미지가 표현되는 '감열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감열지 가공업체 덴마크의 샤데스(Schades), 네덜란드 라벨 가공업체 텔롤(Telrol), 유럽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R+S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꾸준한 투자 개발의 결과로 '나일론 섬유 프린팅용 특수지'를 세계 최초 개발, 출시했다. 디자인을 해당 특수지에 인쇄한 뒤 열을 가하고 다시 섬유 소재에 옮기는 방식이다. 수영복 같은 의류에 무늬를 넣을 수 있다.
업계 2위인 무림(무림페이퍼·무림SP·무림P&P)도 고부가가치를 내는 종이류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무림SP는 지난해 CCP(Cast Coated Paper) 제작을 위한 설비 향상을 완료했다. 이 용지는 고급 화장품이나 의약품 같은 고급 케이스에 사용된다. 특히 화장품 한류로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가 높다.
무림페이퍼는 디지털지, 라벨지 같은 산업용 인쇄용지의 생산 설비 투자를 끝냈다. 최근 간편한 디지털 인쇄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사용되는 '디지털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무림은 고급 패키지용 종이부터 불에 타지 않는 난연지, 먼지를 내지 않는 무진지, 식품용지나 투표용지 등 70여종의 고부가가치 특수지 라인을 구축했다.
백판지 등 포장재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깨끗한나라도 '투자확대와 R&D 강화', '해외 신시장 개척'을 전략 과제로 삼고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수 포장용기의 고급화 등 신제품 개발을 추진해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종이 수요가 감소하면서 제지업계가 특수 기능을 가진 특수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투자 개발을 늘리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Friday, May 13, 2016

한진해운 제3의 글로벌 해운동맹 합류..현대상선 제외(종합) 독일·일본·대만 선사들과 'THE 얼라이언스' 결성

독일·일본·대만 선사들과 'THE 얼라이언스' 결성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따라 독일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해운동맹에 한진해운은 포함되고 현대상선은 제외됐다.
한진해운은 13일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NYK, MOL, K-LINE, 대만의 양밍 등 5개사와 제3의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THE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선사들은 상호 기본계약서에 서명을 완료했고 2017년 4월 1일부터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등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공동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독일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해운동맹에 포함된 한진해운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해운동맹에 포함된 한진해운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해운동맹에 제외된 현대상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해운동맹에 제외된 현대상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진해운을 비롯한 6개 선사 간의 해운동맹 결성은 그동안 컨테이너선 시장을 주도해오던 4개 해운동맹 중 CKHYE 그룹과 G6 그룹 선사들의 제휴로 이뤄졌다.
THE 얼라이언스는 앞으로 '2M', '오션 얼라이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이번 동맹 결성으로 하팍로이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UASC가 합병하게 될 경우 THE 얼라이언스의 전체 선복 공급량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동맹으로 THE 얼라이언스는 620척 이상의 선박을 확보하게 됐고 선복량 규모는 약 3백5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4월 현재 해운업계 전체 선복량 가운데 2M의 점유율이 27.7%로 가장 높고 오션 얼라이언스가 26.1%를 차지한다.
THE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의 점유율은 16.8%인데 UASC까지 포함할 경우 19.5%로 높아진다.
THE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오는 10월 말까지 운영 상세 계약서(OA) 협상 및 체결을 완료하고 국가별 규제 당국에 신고를 마친 뒤 내년 4월 1일부터 공동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이번 한진해운의 해운동맹 참여를 확정 짓는 데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진해운 측은 밝혔다.
조 회장은 꾸준히 국제적인 대외활동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선사 간 전략적 제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박스클럽(Box Club)에 참석해 세계 주요 해운업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해운동맹 결성을 위해 힘썼다는 설명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시장의 재편에 대비해 그동안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6개 선사가 참여하는 전락적 제휴에 합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THE 얼라이언스 참여는 글로벌 해운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방법으로 이번 얼라이언스 재편을 기회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번 해운동맹 결성을 계기로 "재무적 상황 개선, 고객과의 신뢰유지 및 서비스 안정화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onday, May 2, 2016

[한·이란 정상회담]“에너지·철도 수주” 30건 중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 6건뿐

ㆍ인프라·플랜트 사업 추진…청 “구두 합의까지 52조원”
ㆍ이란 재정 고갈·저유가…무산되거나 액수 줄어들 수도
<b>“한국 제품 사주세요”</b> 2일 이란 테헤란 에빈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무역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제품 사주세요” 2일 이란 테헤란 에빈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무역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을 계기로 8000만명의 내수를 갖춘 시장을 선점하고,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는 초석을 다졌다고 밝혔다. 인프라·에너지 재건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MOU)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371억달러를 수주할 수 있으며, 구두합의 사업까지 합치면 수주액은 456억달러(52조원)에 달한다고 안종범 경제수석은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모두 66건의 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이 참여한다고 청와대가 밝힌 주요 사업은 철도 노반 건설 및 차량 공급을 담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사업, 테헤란과 카스피해(海)를 연결하는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사업 등이다. 대(對)이란 경제제재로 중단됐던 사우스파 LNG 플랜트 건설 사업은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 콘크리트 아치댐 및 1000㎿ 수력발전 건설을 담은 박티아리 수력발전 등도 포함됐다. 보건·의료 분야에선 17억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 등이 추진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포스코건설은 이란 교원연기금공사와 한류 문화복합공간인 ‘K-Tower’를 설립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란 측이 서울에 ‘I-타워’ 설립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977년 양국이 테헤란 시장의 서울 방문을 계기로 서울·테헤란 거리를 각각 ‘테헤란로’와 ‘서울로’로 명명한 데서 아이디어를 빌린 것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50억달러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체결을 두고 청와대가 성과를 부풀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청와대가 371억달러 수주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30개 프로젝트를 뜯어보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가계약 2건(이스파한·아와즈 철도 사업, 박티아리 수력발전)과 일괄 정부계약(GA·government agreement) 1건, 업무협력 합의각서(HOA) 3건 등 30개 프로젝트 중 6건에 불과하다. 대다수 사업은 구속력이 없는 MOU(13건), 합의각서(MOA·4건) 등이었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액수까지 첨부해 “역대 최대 경제외교 성과를 창출했다”(안종범 경제수석)고 홍보하는 것은 부풀리기라는 것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도 자원외교 등으로 96건의 MOU를 맺었다고 선전했지만, 이 중 본계약으로 이행된 것은 16건에 불과해 ‘뻥튀기 자원외교’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이란이 37년간 경제제재로 재정이 고갈되는 등 경제상황이 바닥이어서 최종 계약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MOU 체결 이후에도 협상 과정에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