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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7, 2016

삼성전자에서 ‘부장님’이 사라진다 인사제도 개편 내년 3월 시행… 연공주의 타파 “스타트업처럼”

직급 7→4단계 줄이고 직원간 ‘~님’ 호칭

눈치성 야근 없애고 회의는 1시간 안에

2만6000명 의견 수렴 ‘다운톱’ 결정

오늘부터 반바지 출근 허용도

“홍길동님, 반바지가 아주 멋진데 어디서 산 거야?”
“지난 3주 간 유럽 여행 중 구했죠. 제임스, 내일 회의는 저랑 상관이 없어 불참할게요.”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흔히 듣게 될 가상의 대화다. 반면 ‘부장님’, ‘과장님’과 같은 호칭은 들을 수 없게 된다.
상사가 퇴근을 하지 않았다고 굳이 사무실을 지킬 필요도 없어진다.
삼성전자는 27일 직급 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 도입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신생 창업 기업(스타트업)처럼 활력이 넘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한 데 따른 실행 방안이다.
우선 지금까지 7단계(사원1ㆍ2ㆍ3, 대리, 과장, 차장, 부장)로 나뉘었던 수직적 직급 체계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 1~4로 바뀐다. 고졸과 전문대졸 사원인 기존 사원 1ㆍ2는 CL1, 대졸 사원인 사원3과 대리급은 CL2, 과장ㆍ차장급은 CL3, 부장급은 CL4로 묶이는 식이다. 일단 현재 직급을 기준으로 내년 3월 일괄적으로 새 직급을 부여 받고, 이후부터 바뀐 체계에 따라 승진이 이뤄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 자체가 네 단계로 줄었기 때문에 능력이 좋은 직원은 지금보다 빨리 승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은 ‘홍길동님’처럼 ‘님’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대신 ‘프로’나 영어 이름 등을 부를 수도 있다. 단 각 조직을 이끄는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 등은 직책에 ‘님’을 붙여 ‘팀장님’식으로 부른다.
회의ㆍ보고 문화도 개선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꼭 필요한 인원만 참석한다. 또 전원 발언하는 것을 원칙으로 1시간 안에 결론을 내도록 했다. 이와 함께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보고할 때는 직급을 순차적으로 거치지 않고 해당 보고와 관련 있는 모든 상사에게 동시에 보고하는 방식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이나 습관성 잔업ㆍ특근 등을 없애고 휴가 역시 자신의 연간 휴가 계획을 자유롭게 수립해 원할 때 떠나는 문화를 조성하기로 했다. 당장 28일부터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도 허용된다.
이번 인사제도는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수립됐다. 지난해 7월 사내 아이디어 공유 인터넷망인 ‘모자이크’에서 열린 대토론회에선 2만6,000여 명의 임직원이 1,200여 건의 제안과 댓글을 올렸다. 재계에선 변화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방식이 위에서 정해 아래로 전파하는 ‘톱-다운’ 형태에서 ‘다운-톱’ 형태로 바뀐 것이라는 해석도 내 놨다. 재계 관계자는 “미 실리콘밸리식 창의적 사고와 수평적 기업 문화를 지향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며 “다른 기업으로 확산 여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성과주의의 도입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새 인사제가 성과주의를 내세우긴 했지만 여전히 시간이 지나면 승진하고 연봉도 올라가는 연공제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회사를 위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 변화가 있어야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조직 문화 조성이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Thursday, June 23, 2016

두 해운사 엇갈리는 희비..현대 '회생 탄력' VS. 한진 '발동동'

현대상선,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 가입 가시화
'순항'하던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연체 등으로 난항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생존위기에서 회생돌파구 마련에 전력을 쏟고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희비가 최근 엇갈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반면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문제가 벽에 부딪히는 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이어 해운동맹 가입 문제도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함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진해운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인 2M과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단순히 가입을 문의하는 것이 아니라 2M 측이 공식적으로 협력 의사를 밝혀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만큼 현대상선의 2M 합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얘기다.
이 부분만 잘 해결된다면 현대상선은 조만간 경영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완벽히 마련하게 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진행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해운동맹 가입을 내걸었다.
앞서 용선료 협상은 20% 가량을 낮추는 수준으로 매듭을 지었다.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84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도 전액 재조정에 성공했다.
최대 현안이었던 해운동맹 가입만 남은 상황이었는데 그간 추진해오던 제3 해운동맹인 디(THE)얼라이언스 가입은 별 다른 진척이 없었으나 2M과의 접촉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채권단은 늦어도 오는 7월 안으로는 이 문제를 완결하라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은 채권단으로부터 7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2000%대이던 부채비율도 400% 아래로 낮아지면서 정부가 조성한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 펀드를 이용해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가능하게 된다.
반면 한진해운의 분위기는 현대상선과 상반된다. 애초에는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분위기가 훨씬 좋았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했고 사채권자 채무조정도 순차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다.
문제는 용선료 부분이다. 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고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연체 문제로도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주요 용선주인 캐나다 시스팬은 한진해운 측의 용선료 인하 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게리 왕 시스팬 회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130억여원을 연체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현재 약 2000억여원의 용선료를 연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이같은 문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크선 1척을 억류당한 적도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들어 화물을 담는 컨테이너 박스를 빌려쓰는 비용까지도 수십억원 가량 연체하고 있다. 컨테이너 리스비 연체는 해운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시세로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박스 1대를 하루 빌리는 금액은 약 300원 정도다. 한진해운의 경우는 과거 시황이 높았을 때 계약을 해 한 달에 약 100억원 정도를 리스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aturday, June 11, 2016

세계 경기 어려워도 고급소비재 수출은 '쑥쑥' 5년간 연평균 증가율 12.1%.."선진국보다 수출규모는 여전히 작아"

5년간 연평균 증가율 12.1%…"선진국보다 수출규모는 여전히 작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세계 경기 침체로 우리나라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고급소비재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고급소비재로 새 수출길을 연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급소비재 수출액은 61억달러(약 7조1천100억원)로 전년보다 1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2011~2015년 우리나라 고급소비재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2.1%로 같은 기간 소비재 수출 증가율 2.9%를 크게 웃돌았다. 전체 소비재 수출에서 고급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4.6%에서 지난해 7.4%로 급증했다.
고급소비재는 소비재 중에서 희소성, 탁월한 품질, 높은 가격 등의 조건을 갖춘 품목으로 뷰티제품, 패션의류, 주얼리, 고급 식기류, 고급 주류 등을 포함한다.
품목별로는 뷰티제품이 2011~2015년간 연평균 29.2%씩 수출이 늘었다. 2014년부터는 패션의류를 제치고 최대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의류, 핸드백·신발 등의 수출도 같은 기간 각각 6.8%, 17.4% 증가했다.
하지만 고급소비재 수출규모는 다른 주요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고급소비재의 지난해 수출액은 총수출 가운데 1.2%를 차지했는데 이탈리아(13.6%), 프랑스(10.4%), 홍콩(9.5%) 등에 비하면 크게 뒤졌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심혜정 연구원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프리미엄 제품과 글로벌 브랜드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세계 최대 고급소비재 시장인 중국에서도 우리 제품의 비중은 이탈리아, 프랑스의 5분의1에서 3분의1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고급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프리미엄 소비재를 발굴하고 인디브랜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 연구원은 "온라인 판매 증가 등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구성하면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우리도 스토리, 온라인 유통 플랫폼, 우수 디자이너 등 명품 소비재를 성장시킬 충분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cool@yna.co.kr

한국 ICT 수출 8개월째↓..휴대전화·디스플레이 부진 휴대폰 미국 외 대다수 시장서 고전..디스플레이 24.7% 하락

휴대폰 미국 외 대다수 시장서 고전…디스플레이 24.7%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한국의 주력 산업인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수출이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대표 품목의 부진으로 8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5월 ICT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9.9% 줄어든 131억3천만달러였다고 12일 밝혔다.
월 ICT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8번째다.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1.6%, 11월 -7.0%, 12월 -14.7%, 올해 1월 -17.8%였고 2월 -9.8%, 3월 -5.0%, 4월 -14.3%였다.
휴대전화 전체(완제품+부품)의 수출은 22억9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6%가 감소했다. 완제품은 26.5%, 부품은 8.5% 각각 하락했다.
오래간만에 나온 인기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 S7도 상황 역전에는 도움이 못 됐다. 고가폰 비중이 큰 미국 시장에서만 갤럭시 S7 효과 덕에 휴대전화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10.6% 늘었을 뿐이다. 중국·유럽 등 다른 주요 국가에서는 반대로 매출이 대폭 떨어져 마이너스 성장 기조가 굳어졌다.
디스플레이도 패널의 수요 감소와 중국산 공급 과잉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액 22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4.7%가 줄었다.
반도체는 휴대전화·디스플레이보다는 하락 폭이 적어 전년 동월보다 4.4%가 감소했다. 총 수출액은 48억9천만달러다. 품목별로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이 7.4% 늘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수요 악화 탓에 25.6% 줄었다.
디지털 TV는 작년 동월보다 14.1% 늘어난 3억6천만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다. 올해 브라질 올림픽을 앞두고 UHD TV(초고화질TV)같은 고급 제품의 수요가 커진 영향이 컸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5억9천만달러 어치를 수출해 작년 5월보다 0.7% 줄었다.
올 5월 ICT 분야의 수입은 70억5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2.4%가 늘었다.
반도체(29억4천만달러)·컴퓨터 및 주변기기(6억8천만달러)·디지털TV(5천만달러)가 수입이 늘어난데 반해 휴대전화(7억4천만달러)·디스플레이(3억7천만달러)·접속부품(3억1천만달러) 등은 수입이 감소했다.
5월 ICT 수지(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것)는 60억8천만달러 흑자로 한국 전체 무역수지 흑자(70억8천만달러)에서 비중이 약 85.9%에 달했다.
tae@yna.co.kr

Tuesday, May 31, 2016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파괴하고 있다?

5월15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찾았다. 청와대는 인도네시아와 최대 67억 달러(약 8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산림분야 협력이다. 5월16일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탄지란 나뭇가지와 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된 토지를 말한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대기업인 코린도그룹이 열대우림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는 의혹이 해외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 그간 대규모 조림사업과 산림훼손방지 탄소배출권(REDD) 사업 참여로 해외 친환경 자원 개발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던 코린도그룹의 ‘두 얼굴’을 고발한 것이다. 코린도그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rdiles Rante/Greenpeace : 2013년 3월26일,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위치한 농장 안에서 베어진 나무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다. 이곳은 코린도그룹의 계열사 PT BCA가 운영하는 산림 개발 지역이다.
ⓒArdiles Rante/Greenpeace : 2013년 3월26일,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위치한 농장 안에서 베어진 나무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다. 이곳은 코린도그룹의 계열사 PT BCA가 운영하는 산림 개발 지역이다.
미국 시민단체 ‘왁스먼 스트래티지(Wax-man Strategy)’는 코린도그룹이 2010년 이후 팜 야자 농장 5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 3만500㏊를 훼손했으며, 이 과정에서 땅을 정리하기 위해 고의적인 화재를 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시사IN>에 제공했다.
이 보고서는 왁스먼 스트래티지가 글로벌 환경 연구 비영리 자문회사인 에이드인바이런먼트(Aidenvironment)에 코린도그룹의 개발지에 대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물이다. 에이드인바이런먼트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과 인도네시아 산림청 발간 산림 지도를 바탕으로 2010년 말부터 2016년 3월까지 해당 개발지의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의 결론은, 2010년부터 한 번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일차림 1만800㏊와 이차림 1만9700㏊가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합치면 서울 면적의 절반 정도에 달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이드인바이런먼트의 앨버트 텐 케이트 팜유 지속가능성 조사관은 <시사IN>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것은 정부 기록에 근거한 보수적인 추계로, 실제 훼손된 열대우림은 더 넓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과 갈등도 불거져'
열대우림이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면 심각한 환경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최근엔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열대우림의 탄소 저장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유엔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0%가 산림 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습한 열대우림은 1㏊당 평균 248t의 탄소를 저장한다. 반면, 팜 야자 농장의 탄소 저장 능력은 열대우림의 35% 수준이다.
생물 다양성 훼손 문제도 심각하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의 오랑우탄, 수마트라 호랑이 등은 팜 야자 농장 확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코린도그룹의 팜 야자 농장 대부분이 위치한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 서식하는 나무캥거루 역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열대우림의 경제가치가 1㏊당 약 128달러로 팜 야자 농장(91달러)보다 40% 이상 높다고 보도했다. 농작물로 인한 수익을 포함해서 계산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화재를 이용한 팜 야자 농장 확대는 산불 위험과 추가적인 공기 오염,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최악의 방식이다. 열대우림 보존 캠페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열대우림을 팜 야자 농장으로 바꾸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직사각형 모양의 도로를 낸다. 벌목에 필요한 중장비가 오갈 수 있는 통로다. 다음으로 1차 벌목을 통해 목재 가치가 있는 나무를 획득한다. 마지막인 토지 정리 단계에서는 목재 가치가 없는 나무며 밑둥, 뿌리를 제거한다. 이로써 팜 야자를 심을 준비가 완료되는 것이다.
ⓒNASA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또 다른 지역의 화재 모습.
ⓒNASA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또 다른 지역의 화재 모습.
문제는 토지 정리 단계다. 원칙적으로는 중장비를 동원해서 작업해야 한다. 그러나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불을 지르는 경우도 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불을 이용한 토지 정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한다. 환경을 크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이 나라엔 불을 이용한 토지 정리 때문에 ‘연기 위기(haze crisis)’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공기 오염이 발생했다.
에이드인바이런먼트 보고서는 2013~ 2015년에 코린도그룹의 산림 이용 허가지 안에서 화재가 최소 894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직사각형의 구획(도로)이 그어진 뒤, 주변의 짙은 녹색 구역(숲)이 연두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관찰된다. 토지 정리 작업이다. 이 시기를 전후해 같은 지점에서 화재가 빈발하는 모습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파푸아 섬의 코린도그룹 계열사 PT PAL(Papua Agro Lest) 농장에서는 도로를 따라 화재 패턴이 포착됐다. 또 다른 계열사인 PT TSE(Tunas Sawa Erma) 농장에서는 2015년 3월부터 12월 사이에 토지 정리 작업이 개시된 뒤 몇 달이 지나면 화재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역시 코린도 계열사인 PT BCA(Berkat Cipta Abadi) 농장에서도, 팜 야자 재배지가 화재 발생 영역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관찰되었다.
일부 농장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코린도그룹 계열사 PT GMM (Gelora Mandiri Membangun)이 운영하는 북말루쿠 지역의 팜 야자 농장이 대표적이다. 5월1일부터 6일까지 이곳을 답사한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N)의 톰 피킨 씨는 <시사IN>과 통화하면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지역 공동체의 관습적 소유권이 인정되는 땅이 코린도에 의해 허락 없이 팜 야자 농장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피킨 씨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열대우림 내에 과일나무나 고무나무를 재배하는 전통적 농법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코린도그룹이 열대우림을 팜 야자 농장으로 바꾸면서 현지 주민들의 농장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현지 법에 따르면, 코린도그룹은 반드시 지역 공동체와 협의해 토지 이용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5월17일, 인근 지역 15개 마을 주민들은 인도네시아 산림청에 코린도그룹의 토지 이용을 거부하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 피킨 씨는 '복수의 주민들이 코린도그룹의 체계적인 방화를 통한 팜 야자 농장 확대를 확인해줬다. 땅의 권리를 둘러싼 주민들과의 소송전도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코린도 측 '방화해서 얻을 이익이 없다'
코린도그룹은 목재·제지·팜유·중공업 등 다양한 부문에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이다. 2010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영림공사(국유림을 관리하는 공기업)와 ‘한국·인도네시아 양국 간의 산림훼손방지 탄소배출권(REDD) 시범사업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코린도는 이탄지 보존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모델 사업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사업이 상당히 높게 평가받아 이번에 한국 산림청과 인도네시아의 확장된 MOU 체결이 있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코린도그룹이 ‘해외 친환경 자원 개발’의 첨병으로 주요 매체에 보도되어온 배경이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위적인 방화를 통한 농장 조성을 하지 않았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제시된 위성사진에 관해 이 관계자는 '불이 난 지역은 이미 구획 정리가 되어 옅은 녹색을 띠고 있다. 토지 정리가 끝나고 팜 야자가 심어진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사로서는 매우 소중한 자산인 팜 야자가 심어져 있는 곳에 스스로 방화해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미 팜 야자가 재배되고 있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 지난 5월16일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맨 오른쪽)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맨 왼쪽)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 MOU를 체결했다.
ⓒ연합뉴스 : 지난 5월16일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신원섭 산림청장(맨 오른쪽)과 레트노 프리안사리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맨 왼쪽)이 이탄지 복원 및 산불방지 협력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에이드인바이런먼트의 케이트 조사관은 코린도 측이 팜 야자를 심기 전 단계인 토지 정리 과정에서 화재가 목격되었다고 주장한다. 근거도 제시했다. 2013년 3월25일, 코린도 계열사인 PT BCA 농장에서 불이 났다. 다음날 글로벌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사진가는 해당 농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이에 따르면 화재는 팜 야자를 심기 전 단계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그린피스의 사진을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모든 근거가 토지 정리 작업에 화재가 체계적으로 이용됐음을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코린도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지정된 지역에서 적법하게 농장을 조성하고 있으므로 무분별한 개발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팜 야자 농장 개발을 위한 산림 훼손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린도그룹 홈페이지에 공개된 승은호 회장의 인사말에는 '원시림을 베는 대신 나무를 기르고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특히 조림사업과 팜유 비즈니스 경쟁력은 세계 최고를 자부한다'라고 적혀 있다.

Monday, May 30, 2016

[열심히 일한 죄-조선·해운 6대 도시 ‘하청의 비명’]2만명 중 7000명이 떠났다···다음은 나일지 모른다

ㆍ"정치권도 빅3만 찾고 중소 조선사 외면" "나가도 갈 데 없어"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안벽에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오른쪽)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시추선 계약을 취소하면서 바다 위에서 8개월째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제공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안벽에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오른쪽)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시추선 계약을 취소하면서 바다 위에서 8개월째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제공
“왱~.” 지난 24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해상 작업장(도크·dock)의 컨테이너선에선 용접한 부위를 매끄럽게 가는 갈개(그라인더) 소리가 들려왔다. 현대삼호중공업엔 해상 도크 2개, 육상 도크 1개가 있는데 빈 도크는 보이지 않았다. 수주한 일감이 아직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최대 2만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일하다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물량이 사라지며 7000여명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곳에서 예전 같은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해양플랜트 물량이 두 건 있던 지난해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밀려드는 통에 주차장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조선소 외부에 차를 대기도 해 경찰이 ‘딱지’를 끊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김성웅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교선부장이 전하는 지난해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미 하청 노동자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조선소 안벽엔 주인을 찾지 못한 반잠수식 석유시추선만 덩그러니 계류돼 있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이 현대삼호중공업 측에 시추선 계약 취소를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조선소의 감기는 사외 협력업체의 독감으로 이어진다. 선박 블록공장과 조선 기자재 공장이 모여 있는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불산단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에서 하청 용접공으로 일해온 김태호씨(55·가명)는 “이곳에 있던 하청 노동자들 중 일부는 삼성전자가 평택에 짓는 반도체단지 공사 현장 등으로 옮겨갔다”면서 “지난해 17만~18만원가량 하던 베테랑 용접공 일당이 올해 들어 13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인 데다 일감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24~26일 금속노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와 함께 군산, 목포, 통영·고성, 거제, 부산, 울산 등 주요 조선·해양 6대 도시를 돌며 조선소의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조선업 세계 1위를 만들어낸 ‘비결’이었지만 일감이 줄어들면 언제든 손쉽게 쳐낼 수 있는 이들은, 벼랑 끝 조선업의 뱃머리에서 가장 먼저 칼바람을 맞고 있었다.
“지금 군산 지역에선 경기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 좋다고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4일 군산시청에서 만난 서동완 군산시의원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울산조선소로 흡수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흉흉한 분위기를 전했다.
군산시의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군산조선소, 사내하청, 사외협력사 등에서 일했던 노동자는 5960명이다. 하지만 올해 2월 말 현재 전체 노동자 수는 3700명으로 줄어들었다. 울산(현대중공업 본사)이 기침하자 군산은 탈진 위기에 처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차로 20분 남짓 달려 도착한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의 분위기도 무겁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선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뿐 아니라 통영·고성의 성동조선·SPP·STX조선, 울산의 현대미포조선 등에 선박 블록, 기자재 등을 납품한다.
이곳에서 만난 조기형 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장은 “조선 호황기 때는 생산직 100%가 비정규직이어서 생산단가가 낮은 대불산단 업체에 조선소들이 선박 블록 제작 등을 맡겼다”며 “하지만 최근 불황이 찾아오면서 일감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통영·고성 등지에 몰려 있는 중소형 조선소들은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가려 주목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찾은 SPP 통영조선소 입구에는 ‘SPP’라는 알파벳 대문자가 선명했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탱크선(석유화학제품선)이 주력인 성동조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일감만 확보돼, 다음달까지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부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기성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장은 “정치권에서 최근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 노조 등을 만나고 돌아갔는데 더 열악한 중소형 조선소는 소외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중소형 조선소는 비정규직이 75%이기 때문에 위기가 왔을 때 하청 노동자가 받는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25일 오후엔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우울한 뉴스를 접하며 거제로 향했다. 이날 저녁 거제에서 만난 삼성중공업·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갈 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는 물량을 따라 울산, 목포, 거제 등지로 옮겨다녔지만 조선경기 불황으로 앞으론 일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퇴근 뒤 곧장 나와 작업복을 입고 있던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 김형근씨(45·가명)는 “하청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금 나가봐도 갈 데가 없다는 이야기가 돈다”며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만큼 향후 임금 삭감 등 근로조건이 후퇴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1년 희망버스가 다녀간 부산 한진중공업에서도 하청 노동자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됐고 또 예고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채권단과 상선 분야를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특수선에 집중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6일 영도조선소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박민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지난해 2000명 규모였던 하청 노동자가 1500명으로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된 상선 물량이 정리되면 상선 분야 정규직이 특수선 분야로 이동하면서 하청 노동자 구조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도시’로 불리는 울산 동구에서 만난 하청 노동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6일 저녁 만난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지난해가 기성(원청이 하청업체에 주는 도급비) 삭감의 해였다면, 올해는 임금 삭감의 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3만2569명으로 2014년 10월 말보다 8661명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피한 노동자라 해도 임금 삭감의 칼날은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하청 노동자 변기원씨(가명)는 “미포조선은 2008~2009년 중소형 조선소가 무너진 이후 이들 업체가 주로 만들던 벌크선을 대거 수주했다”며 “하청 노동자가 많이 유입됐고 밥 먹을 때 줄 서는 게 짜증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14년 초 9000명에 이르던 하청 노동자 수는 현재 7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오가며 20년가량 물량팀으로 일해온 정형수씨(가명)는 2000년 당시 일당 15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6만원이던 일당은 올해 들어 1만원씩 깎이더니 이달 현재 13만원으로 줄었다.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오르긴커녕 조선경기 불황으로 되레 일당이 깎인 것이다. 정씨는 “20년간 일을 해왔지만 근로계약서 한 장 받아본 적 없었다”며 “혹자는 일당이 세다고 하지만 고용이 불안하고 성과급도 없는 데다 산재 처리를 정식으로 요구하지도 못할 만큼 ‘을’의 지위”라고 말했다.

Tuesday, May 24, 2016

STX조선, 6조원 퍼붓고도 왜 못 살렸나

STX조선, 2016년 수주 단 한 건도 없어
회생가능성 없는 회사 자율협약 논란도
자율협약 1년만에 완전 자본잠식…상폐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STX조선해양에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지원됐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회사의 운명을 법원에 맡기기로 했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이 맺어진지 3년만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4조원을 투입했고, 무역보험공사가 600억원을 보탰다. 농협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도 1조9000억원을 지원했다.
5조9600억원이라는 금융권의 전폭적 유동성 지원에도 회사는 살아나지 못했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명맥을 유지하거나 파산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청산됐어야 할 회사를 길게 끌고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TX조선은 조선업 호황기에 저가수주를 주도했고, 무리한 투자도 병행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업계가 불황을 맞이하자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을 찾았을 때도 대부분의 은행은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법정관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STX조선이 무너질 경우 근로자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이로인한 지역경제의 불황 등도 우려됐다.
결국 일부 채권단의 반대에도 STX조선의 자율협약이 시작됐다. 자율협약에도 불구하고 STX조선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4년 4월 상장폐지됐다.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진해의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탱커선과 해상 액화천연가스(LNG)주유터미널(LNGB) 등 선종을 특화하는 중형 조선소로의 다운사이징도 추진됐다.
이번엔 수주가 발목을 잡았다. STX조선은 다운사이징을 선언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했지만 이 회사에 선박 제작을 맡기는 업체는 없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빅3도 수주가뭄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STX조선이라고 나을 리 없다"며 "결국 수주가 없어 더 이상 운영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