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FTA 맺어
대미수출 우회로 열리나
대미수출 우회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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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체결로 우리 경제 영토가 중미 지역으로 넓혀진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로 대(對)미 수출길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북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우회로가 일부 마련된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맺은 협상인 터라 수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앞서 중미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마련됐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중미 5개국(코스타리카ㆍ엘살바도르ㆍ니카라과ㆍ온두라스ㆍ파나마)과 FTA를 정식서명했다. 김 본부장은 “한-중미 FTA를 통해 한국과 중미간 보다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이들 5개국과 동시에 FTA를 맺게 됐다.
양측은 2015년 6월 협상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가서명을 한뒤 공식적으로 서명했다. 정부는 향후 국회보고 및 비준 동의를 거친뒤 내년 상반기때 발효를 목표로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미 5개국은 자동차, 철강 등 한국 수출품의 약 95%(품목 수 기준)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중소기업 품목의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쌀, 고추, 마늘, 양파 등 우리 주요 민감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고, 쇠고기(19년), 돼지고기(10~16년), 냉동새우(TRQ) 등 일부품목들은 관세를 장기철폐하는 등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산업부는 평가했다.
아울러 서비스 시장을 세계무역기구(WTO)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는 한편, 체계적인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S)를 도입하고, 투자 기업의 자유로운 송금을 보장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인 중미 국가의 정부조달 시장을 개방해 에너지, 인프라, 건설 시장에 우리 기업의 진출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코스타리카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대한 관세를 FTA 발효 즉시 없앤다. 기존에 코스타리카가 맺은 미국, EU FTA(10년 비선형철폐)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나머지 국가도 발효 후 5~10년 안에 한국 자동차에 물렸던 관세를 순차적으로 철폐한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에 따르면 한-중미 FTA를 발효할 경우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02%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6억9000만달러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는 2534개가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과 중미 5개국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25억3500만 달러다. 2012년(58억2200만 달러) 이후 5년째 감소세다. 한-중미FTA가 체결되면 제조업 분야에서는 발효이후 15년간 5억8000만달러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2조5700억원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진 FTA협상총괄과장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정을 통해 이익의 균형을 이루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냈다”면서 “아시아에서 최초로 맺은 만큼 일본, 중국 등 경쟁국보다 앞서 중미 지역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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