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000원짜리 치킨, 생닭 공급가는 1,300원....안사먹으면 정답인데....튀기자 직접 ~~

■닭고기 원가 첫 공개
도매상·프랜차이즈본사 거치며
원래 가격의 10배 이상 치솟아
"가격 투명화" "정부 간섭 과도"
공개효과 놓고는 시선 엇갈려

농림축산식품부가 1일부터 ‘닭고기 가격공시’를 시행한 가운데 이날 한 소비자가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 닭고기 코너를 찾아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치킨 가게에서 사 먹는 치킨 한 마리 값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평균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가량이다. 그렇다면 생닭(닭고기)의 처음 공급가는 어떻게 될까. 한 마리(소 기준) 가격은 1,300원 안팎이다. 한 마리에 1,300원대인 생닭이 도매상과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을 거치면서 배송비, 인건비, 매장 임차료 등이 추가돼 10배 이상 뛰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1일부터 공개한 닭고기 원가 공개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번 원가 공개에 대해 가격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과 함께 정부가 가격 결정에 대해 시시콜콜 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원가는 육계 사업자가 농가로부터 생계를 매입하는 위탁생계가격, 닭을 도축(도계)한 후 판매하는 도매가격 등이다. 공시된 가격을 보면 육계 업체의 위탁생계가격은 ‘소’ 규격(1.4㎏ 미만)의 경우 지난달 31일 기준 ㎏당 1,308원이다.

도매상들은 1,308원의 생닭을 사서 프랜차이즈 업체에 2,665원에 납품한다. 프랜차이즈 납품 과정에서 1,300원가량 마진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닭고기 업체들은 도계 및 가공·포장 등에 들어간 비용과 마진이 붙어서 가격이 올라갔다고 설명한다. 육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양계 농가로부터 생계를 공급 받으면 도축을 한 다음 여러 단계에 걸쳐 가공한다”며 “먼저 죽은 닭의 깃털 등 겉을 정리하고 큰 규모로 절단한 후 2단계로 자세한 부위별로 잘라낸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납품 받은 생닭과 튀김가루·상자·소스 등 부재료를 가맹점에 보낸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3,500~4,000원선에 닭을 공급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치킨 가격은 원재료 외에도 가맹점 운영 비용까지 더해져 더욱 높아진다. 배송비·임차료 등을 더해 한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에 팔리는 셈이다.

즉 1,308원 하는 닭이 도매상과 프랜차이즈 본사 등을 거치면서 1만원대에서 높게는 2만원대의 소비자가격이 형성되는 셈이다.

한편 닭고기 원가 공개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환영과 우려가 상존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계 농가와 육계 공급업체들이 예전부터 가격을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벌여왔다”며 “폭리를 얻는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한 관계자도 “얼마 전까지 생닭 공급 가격이 1,000원 안팎이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이번에 도계 비용 등을 감안하면 닭고기 원가가 생각보다 높음을 소비자들도 알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정부가 닭고기 원가를 토대로 가격 산정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치킨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 인식이 확산될까 두렵다”며 “배달비용에 임차료·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돈은 2,000~3,000원 내외인데 산지 가격만 치킨 가격에 연동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박준호·박윤선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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