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마트폰 배달 앱 화면입니다. 당연히 앱 화면 상단에 있는 음식점들에 주문이 몰리겠죠. 이렇게 좋은 자리는 경매 방식, 그러니까 돈을 많이 내는 음식점에 배정됩니다. 일률적으로 받던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매달 최고가를 써낸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인데, 음식점들은 부담이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부터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는 요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지난달 스마트폰 배달 앱에 낸 광고비가 1백80만 원으로, 1년여 사이 4~5배 늘어난 겁니다.
[박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서 이걸 계속하긴 해야 하는데, 수수료 부분이나 이런 부분이 너무 과도하니까 손해 본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광고비 폭등의 원인은 배달 앱 업체 '배달의 민족'이 1년 전쯤 도입한 경매제 때문입니다.
'수퍼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눈에 잘 띄는 윗줄에 업소명을 최우선 배치하는 걸 도입했는데, 구역마다 업종별로 매달 경매를 통해 최고가를 낸 업체 3곳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2년 전 업주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며 매출의 9% 정도인 수수료를 폐지했는데, 최근엔 이 경매제로 부담이 더 늘었다는 게 업주들 주장입니다.
[남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경매 참여) 안 하면 안 하는대로 손해고, 하면 진짜 힘들게 일해가지고 저희가 번 돈을 다 갖다 주고도 적자를 보는 거죠.]
또 다른 배달 앱 업체 '요기요'도 1년 전쯤 화면 상단에 '우리동네 플러스'라는 걸 도입했는데, 여기선 입찰자의 입찰가를 계속 보여주면서 이른바 '입찰 레이스'를 유도합니다.
[박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배달 어플들이 생기면서 초반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좀 많은 효과를 줬는데. 지금은 그 비용이 (매출의) 15% 이상이 되다 보니까.]
배달 앱 업체들은 경매제는 희망하는 업주들이 자율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잘 보이는 곳에 노출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업주들의 부담 증대로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이호건 기자hog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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