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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29, 2017

애플, 다음달 12일 '스티브 잡스 극장'서 아이폰8 공개?..갤노트8⋅V30과 진검승부

애플의 새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8(가칭)’이 다음달 12일 공개된다. 아이폰8은 지난 2007년 고(故) 스티브잡스 애플 창업자가 처음 선보인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한 제품이다. 이 폰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혁신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아이폰8 추정 제품의 모습(왼쪽),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가운데), LG전자 V30(오른쪽) /조선DB
아이폰8 공개 후 3일 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이 전 세계 출시된다. 또 31일 독일 가전박람회(IFA)에서는 LG전자가 V30을 공개하는 등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예정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정부가 다음달 15일부터 추진한다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25% 제도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말기 보조금이 적은 애플 아이폰8의 경우 단말기를 구입한 뒤 선택약정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할인율 상향은 애플 아이폰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이폰8 vs 갤럭시노트8 vs V30…누가 웃을까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다음달 12일 ‘아이폰 8’, ‘아이폰 7S’와 ‘애플워치’ ‘애플TV’ 등을 공개한다.
아이폰8으로 추정되는 컴퓨터그래픽 이미지
애플은 이번 아이폰8부터 처음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홈버튼을 없앤 전면 풀 스크린 디자인, 강력한 성능의 신형 ‘A11’ 프로세서, 3차원(3D) 안면인식 기능 등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8에 들어가는 OLED의 초기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일정 시간 이후에는 애플이 삼성과 LG 등 OLED 공급처를 다각화할 것 전망된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아이폰8을 구입하겠다고 스마트폰 구입을 미루는 대기 수요만 24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5.8인치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8은 아이폰7보다 크지만 아이폰7 플러스보다는 작은 크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64기가바이트(GB), 256GB, 512GB 옵션으로 출시될 것이 유력하다.
이 밖에 아이폰8은 무선충전이 지원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다만 무선충전에서 고속충전이 지원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정보기술(IT)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아이폰8의 무선충전 지원이 15와트(W)가 아닌, 7.5와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7.5와트면 충전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는 뜻이다. 나아가 후면 패널 소재가 알루미늄에서 글라스로 변경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8에 대한 가격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매체에서는 최고급 모델이 1300달러(약 146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다른 매체에서는 아이폰8의 최대 가격이 999달러(약 112만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아이폰7s는 649달러(약 73만원), 아이폰7s 플러스는 769달러(약 86만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3일 공개한 갤럭시노트8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갤럭시노트8는 사상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다. 덕분에 인물사진 촬영에 최적화된 ‘라이브 포커스’가 가능하다. 라이브 포커스는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면서 인물 표현은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갤럭시노트8에는 광학적 영상 흔들림방지(OIS) 기능도 탑재돼 있다.
LG전자(066570)의 V30은 18대 9 화면비에 2880×1440 OLED 디스플레이를 제품 전면부에 꽉 채운 ‘올레드 풀비전’ 제품이다. OLED를 적용한 V시리즈 제품은 V30가 처음이다. 후면 듀얼 카메라의 표준렌즈에는 지금까지 공개된 스마트폰 카메라 중 최고 수준인 F1.6의 조리갯값을 구현했다. 오디오는 터치 한 번으로 선호하는 음색만을 골라 들을 수 있도록 한 ‘사운드 프리셋’ 기능을 적용했다.
◆ 애플,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공개하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하는 모습 /조선DB
외신들은 일제히 애플의 아이폰8 공개일을 9월 12일로 확정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12일을 꼭찝어 얘기하는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아이폰 공개 시점을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통상 애플은 아이폰 공개를 9월 초·중순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진행해왔다. 2016년 아이폰7은 9월 7일 수요일에 발표됐고 아이폰6S는 같은달 9일 수요일, 아이폰6는 9일 화요일, 5S는 10일 화요일에 발표됐다.
예상대로 9월 12일에 아이폰8이 나온다면 정식 출시일은 같은 주 금요일인 15일이나 그 다음주 금요일인 22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은 1차 출시국이 아닐 가능성은 높다. 보통 한국은 3차 출시국에 포함된다. 아이폰8도 10월~11월에 한국에 출시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을 공개하는 장소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2년 동안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그레이엄 시민회관’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건설 중인 신사옥 애플파크의 대강당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이뤄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스티브잡스 극장의 시설과 내부 모습이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다.
공사중인 스티브잡스 극장의 모습 /9to맥 캡처
많은 외신들은 “스티브잡스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극장에서 아이폰8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다만,신사옥 애플파크의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완공 일정에 따라 행사 장소나 시간이 변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딴 ‘스티브잡스 극장’은 사옥 부지 언덕 위에 자리한 1000석 규모의 대회의장이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거나 기자회견 등에 쓰기 위해 짓고 있다. 극장은 지하에 본회의장이 있고 지상에는 탄소섬유 지붕과 원통 모양의 유리벽으로 만들어진 로비가 있다.
총 1만2000명 직원이 일하게 될 애플파크에는 지난 4월부터 연구·개발 인력 2000명을 시작으로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하고 있다.

'10주년 아이폰' 공개 앞둔 애플, '가격 설정' 놓고 고민 깊어

가격 1000달러 이상으로 설정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비싸다는 여론에 부담
갤럭시노트8 929달러와도 비교돼···낮출시 영업익 하락 우려에 고심 거듭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애플이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이폰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가격을 1000달러 이상으로 설정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비싸다는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먼저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노트8(64GB) 공기계의 가격을 929달러에 설정했다. 스펙에서 아이폰이 갤노트8에 비해 눈에 띄는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에서는 밀리는 형국이다.
30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영국 증권사 바클레이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이폰8이 10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설정되면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소비자의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현재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층의 구매 의사는 18%로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바클레이는 "아이폰8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될 아이폰7S에 수요가 더 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신제품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1000달러 이상의 고가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가격이 100만원이 되면 심리적 부담이 크다. 가급적 앞의 숫자가 1이 되는 것은 안 보려고 한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함께 한다.
아이폰8에는 5.8인치 OLED 풀디스플레이, 전면 가상 홈버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에 특화된 전·후면 듀얼카메라, 안면인식 3D센서, IP68등급 방수·방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애플 A11, 무선·급속 충전 기능 등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는 아이폰8 64GB는 1100달러, 256GB는 1200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999달러(64GB 제품)로 낮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속된 여론의 압박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하지만 가격을 낮출수록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져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폰7 모델이 649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8 가격은 전작에 비해 350달러나 상승한 수치다. 내부용량을 높인 제품의 경우 999달러에 비해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달 24일부터 9월24일까지 갤노트8을 구매하면 삼성 기어 360 카메라(약 26만원) 등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어 브랜드 부문에서 애플이 우위에 있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는 밀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품을 출시하기 전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가격 결정"이라며 "시장의 상황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함으로써 경쟁력을 더 확보하려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forgetmenot@newsis.com

Sunday, August 27, 2017

[한진해운 사태 1년] ① 세계7위 선사 공중분해..'해운 약소국' 전락 위기

국적선사 선복량 105만→39만TEU..미주노선 점유율도 '반토막'
글로벌 경쟁 선사들 M&A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중장기 지원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김동규 기자 = 국내 1위, 세계 7위 글로벌 해운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년이 지났다.
시장 논리로만 보면 글로벌 해운업 불황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침몰한 셈이지만, 전체 해운 산업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많다.
세계 해운 강국들이 해운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하고 자국 선사의 생존을 위해 팔을 걷고 지원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국내 최대 선사의 파산으로 한때 세계 해운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은 이제 변방으로 밀려날 위기를 맞았다.
국내 유일의 메이저급 선사로 남은 현대상선(글로벌 13위)이 고군분투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 한진해운 선박·노선·네트워크 '공중분해'
지난해 8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글로벌 해운업계는 이를 충격이라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반겼다.
선복량(화물적재 능력) 공급 과잉으로 '치킨 게임'이라 불릴 정도의 저가 운임 경쟁이 계속되던 세계 해운 시장에서 7위 선사의 침몰은 남은 선사들에겐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 시장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공급과잉 문제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최근 계절적 요인과 겹쳐 운임이 상승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선사들 사이에서는 한국 정부가 강력한 경쟁자를 제거해 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파산 전까지 한진해운이 운영하던 컨테이너선 100척과 벌크선 44척 등 144척 규모의 선대는 공중분해 됐다.
금융 당국의 기대대로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이를 일부 인수하긴 했지만, 핵심 자산인 1만3천TEU급 선박 9척은 덴마크의 머스크(6척)와 스위스의 MSC(3척) 등 외국 선사가 나눠 가졌다.
한진해운이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노선도 국내 선사가 온전히 물려받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북미 20개를 비롯해 아시아 30개, 유럽 13개, 호주 4개, 남미 3개, 대서양 1개 등 총 71개 노선을 운영했다.
이 가운데 미주·아시아 노선은 SM상선에 인수됐지만, 유럽 노선 등은 청산됐다.
한진해운 국내외 전용 터미널의 경우도 현대상선과 SM상선이 10곳을 나눠 인수했다. 그러나 '알짜'로 꼽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스위스의 MSC 손에 넘어갔다.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현지 신뢰를 쌓은 지역본부와 지점과 대리점 등 네트워크 165개도 이제는 활용할 수 없는 자산이 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8일 "앞으로 한진해운 규모의 선사를 다시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업 측면에서 잃은 유무형 자산이 많다"며 "정부가 해운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금융논리를 앞세워 파산을 결정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신항 공용장치장에서 파산한 한진해운이 사용했던 컨테이너 외부에 붙은 로고와 심벌을 떼어내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2017.3.30 lyh9502@yna.co.kr
◇ 글로벌 경쟁사, 선복량 키우려 M&A '집중'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가 해운업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재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각종 지표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글로벌 선사의 전체 선복량은 작년 8월 105만TEU(한진해운+현대상선)에서 올해 8월 39만TEU(현대상선+SM상선)로 63%나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상위 선사들이 선복량을 늘리려 인수합병(M&A)과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해운업계는 맥 없이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한진해운 파산 이후로 세계 해운사들은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는 독일 함부르크 쥐트를 4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일본 3대 선사인 NYK(니폰유센), K라인(가와사키기센), MOL(미쓰이OSK)은 컨테이너 부문을 합쳤다. 프랑스 CMA-CGM은 싱가포르 선사 넵튠오리엔트 라인을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달 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는 홍콩 OOCL을 인수하면서 머스크, MSC에 이어 세계 3위 선사로 우뚝 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시 업계에서도 1·2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재무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상선이 100만TEU급 대형 선사를 꿈꾸며 선박 신조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당분간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컨테이너선을 발주해도 건조 후 인도까지 3∼4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에 가장 중요한 지표인 미주노선 점유율도 1년 새 반 토막이 났다.
미국의 유력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의 자회사인 '피어스'(PIERS)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선사의 미주 점유율은 작년 6월 10.9%(한진해운 7.1%+현대상선 3.8%)에서 올해 6월 5.8%(현대상선)로 5.1%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상선 점유율만 보면 2%포인트 늘어난 것이지만, 한진해운 물량을 일부 확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상선이 흡수하지 못한 5% 가량은 다른 경쟁 선사들이 나눠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주 서안의 점유율만 놓고 보면 현대상선은 올해 6월 7.4%로 작년 같은 달(4.1%)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순위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4위로 7계단 상승했다.
정부도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해운업 재건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새 정부 출범 후 100대 국정과제로 '해운강국 건설'을 선정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다.
국내 14개 선사가 결성한 한국해운연합(KSP) 출범을 측면 지원하고, 내년 6월 목표로 금융·정책 지원을 맡을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을 준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거둘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운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해운업계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해운업 특성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dkkim@yna.co.kr

드라마처럼..47년 제지업체 집어삼킨 40대 여인

[컴퍼니 인사이드]영풍제지
창업주 두 아들 갑자기 물러난 뒤
부회장으로 새 부인이 깜짝 취임
창업주 보유주식 전량 증여받고
11개월만에 경영권 완전 장악
회사 독차지 2년 11개월 만에
지분 보유한 사모펀드에 매각
빌린돈 갚고 증여세 납부 등 사용
추후 다시 경영에 나설 가능성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중 한 장면. JTBC 제공
2012년 8월. 중견 제지회사 영풍제지 주요 주주명단에 당시 44세의 노미정 씨가 이름을 올린다. 노 씨는 그해 2월 영풍제지 부회장에 깜작 취임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회사 주식 9만6,730주(4.4%)를 취득하며 회사 경영권 핵심에 누구보다 가깝게 다가선다.
당시 영풍제지는 창업주 이무진 회장(84)의 두 아들이 경영 일선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난 후, 이 회장이 회사에 복귀해 경영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회사 경영권 승계 구도에 중요 변화가 생긴 것이다. 2세를 제치고 유력 후계자로 떠오른 노미정 부회장이 누구인지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영풍제지는 노 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꺼렸다. 다만 공시를 통해 두 사람이 특수관계인임(친인척 관계)을 밝히고 있을 뿐이었다.
취재결과 노 씨는 이 회장의 친척이 아니라 법률상의 정식 부인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노 씨가 등기임원과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2012년 당시, 두 사람 사이에는 태어난 지 3년 된 쌍둥이 남매도 있었다. 이 회장의 장남 A씨와 배다른 쌍둥이 동생들의 나이 차이는 52년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을 맡아오던 이 회장 아들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마자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노미정 부회장이었다”며 “당시 노 씨의 회사 지분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그가 이 회장의 부인이라는 것이 알려진 뒤 영풍제지 경영권이 노 씨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와 흡사한 사건이 5년 전 실제로 벌어졌던 것이다.
영풍제지 평택 공장. 네이버 지도
새 부인이 바꿔놓은 회사 운명
영풍제지는 1970년 설립된 후 주로 면방업계에서 쓰이는 ‘섬유봉’과 골판지 상자용 ‘라이나원지’ 등을 반세기 가까이 생산해 온 중견 제지업체다.
라이나원지 시장은 인쇄용지에 비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영풍제지는 수십년 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세를 불릴 수 있었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아도 늘 수익을 내는 회사였기에 제지업계의 부러움을 받는 업체 중 한 곳이기도 했다.
노미정 씨가 등장하기 전 영풍제지는 여느 중견 기업과 다름없는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이 회장의 장남 A씨는 상무와 전무를 거치는 엘리트 후계 수업을 받고 2002년 회사 대표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A씨가 아버지를 대신해 대표이사로 회사를 직접 경영한 기간도 7년에 달한다. 하지만 A씨는 2009년 3월 대표 이사직은 물론 등기 이사직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난다. 이후에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3%도 매각하며 회사와 관계를 아예 단절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장남이 물러난 뒤 회사 경영을 맡은 사람은 창업주 이 회장이었다.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차남 B씨를 등기 이사에 앉히며 차남에게 후계 수업을 다시 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B씨도 2012년 3월 임기 만료와 함께 등기 이사직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나고 만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노미정 씨다. 노씨는 B씨가 회사를 떠나기 직전인 2012년 2월 등기 이사진에 이름을 올림과 동시에 회사 2인자 자리인 부회장직에 취임한다. 또 7개월 후인 2012년 8월에는 자기 자금 5억원과 우리은행에서 빌린 돈 10억원으로 회사 주식 4.4%를 취득하며 주요주주 명단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긴다. 재계의 예상처럼 노 씨의 주식 취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5개월 뒤인 2013년 1월에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이던 영풍제지 주식 전량(51.28%)이 노 부회장에게 넘어간다. 이 회장이 부인인 노 씨에게 자신이 보유한 주식 전량을 증여한 것이다. 이로써 노 부회장은 회사 주요 임원으로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지 11개월 만에 최대주주 자리도 꿰차며 회사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제지 업계 관계자는 “노 부회장이 유력한 경영권 승계 후보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단기간에 이 회장 지분이 통째로 넘어갈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당시 언론 보도로 세간의 관심이 쏠리자 지분 증여와 경영권 승계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는 추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통속 드라마 같은 비극적 가정사
노미정 부회장의 등장으로 세간에 밝혀진 영풍제지 가족의 비극적 가정사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회장 장남 A씨 주장에 따르면 노 부회장이 이 회장과 내연 관계를 맺고 자식을 낳으면서 집안의 평화가 급속히 깨졌다. A씨는 이 회장의 부인이던 C씨가 이 회장의 외도와 혼외자식 존재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C씨는 A씨의 친모는 아니었지만 C씨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그를 30여 년 간 그의 뒷바라지 해온 영풍제지 가의 명실상부한 안 주인이었다.
이무진 회장이 70세가 넘은 나이에 얻은 쌍둥이 남매의 존재도 논란이 됐다. A씨는 쌍둥이 남매가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났다고 밝히며 시술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난임 부부 등을 위한 특수 의료 시술로 기본적으로 부부관계가 아니면 허가되지 않는다. 실제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해는 2009년으로 노 부회장과 이 회장이 혼인신고를 한 2011년보다 2년이 앞선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이 회장의 법적인 부인은 C씨였다.
A씨 측은 이에 불법 시술을 한 ‘ㅇ’병원을 고소했고 법원은 병원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C씨 사망 후 이뤄진 두 사람의 혼인 신고 효력과 노미정 씨에게 넘어간 회사 경영권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3년 만에 남의 손에 넘어간 회사
2013년 1월 회사 경영권을 장악한 노 부회장은 2015년 12월 영풍제지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회사를 독차지한 지 불과 2년 11개월 만이다.
노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영풍제지 주식 1,122만1,730주(50.54%)를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투자목적 회사 ‘그로쓰제일호‘에 매각하고 회사경영에서 손을 뗀다. 매각가는 650억원에 달했다. 노 부회장은 매각 대금으로 회사 주식을 취득하느라 빌렸던 차입금 상환과 증여세 납부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부회장이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회사 실적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그가 경영일선에 나섰던 2012년 1,134억원을 기록했던 회사 매출은 해마다 줄어 2015년 767억원으로 3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5억원에서 21억원 적자로 전환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인수한 영풍제지는 1년 만에 매출을 100억원 가까이 늘리며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제지업계가 노 부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을 거론하는 이유다.
지난 14일 공개된 영풍제지 반기보고서를 보면 이무진 회장 일가 중 회사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노미정 부회장이 유일하다. 노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영풍제지 주식 3.9%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인 그로쓰제일호 투자목적회사 지분도 34.48% 가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노 부회장은 지분 매각 후 개명한 것으로 안다”며 “사모펀드와 계약 조건에 따라 노 부회장이 다시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Friday, August 25, 2017

주방생활용품 기업 락앤락 6천293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종합)

김준일 회장 등 지분 63.56% 어피너티에 전량 양도..경영권도 넘겨
임직원 고용은 보장.."김 회장 건강 무리·혁신적 경영체제 필요"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내 밀폐용기 1위 업체인 락앤락의 김준일이 회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락앤락의 6천억원 규모 최대주주 변경 주식 양수도 계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조민정 기자 = 주방생활용품 기업인 ㈜락앤락이 6천293억원에 사모투자펀드에 팔린다.
락앤락은 25일 최대주주인 김준일과 특수관계인 김창호의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지분 63.56% 전량을 사모투자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도 주식은 김준일 2천903만5천919주(52.79%), 김창호 592만5천348주(10.77%)다. 각각 5천226억원, 1천66억원에 주식을 매도했다. 주당 매도 가격은 1만8천원이다.
락앤락은 "계약은 오늘(25일) 체결됐으며 향후 거래 선행조건이 충족되어 대금지급과 주식 인도가 완료되면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1978년 회사를 설립한 창업주로, 신개념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 및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주방생활용품을 통해 ㈜락앤락을 전 세계 177개국에 수출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회장은 이번 지분 양도 이후에도 재투자를 통해 락앤락의 주요 주주로 남아 회사 경영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다.
락앤락은 "김 회장이 39년 동안 경영일선에 있으면서 최근 몇년간 1년에 240일의 해외출장을 다니는 등 건강에 무리가 온 상황이었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락앤락은 "회사가 글로벌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영향력을 배제한 새로운 비전과 역량을 갖춘 투자자와 혁신적인 경영체제의 도입이 필요한 때라고 김 회장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지분양도 금액의 일부를 아시아발전재단에 출연해 한국 내 다문화가정지원 및 해외동포학생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아시아발전재단은 김 회장이 2016년 3월 사재 2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락앤락은 최근 2년간의 체질개선을 거쳐 실적 턴어라운드가 달성돼 매각 이후에도 임직원에 대한 고용 보장은 계속 이뤄진다고 밝혔다.
어피너티는 8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 약 130억 달러에 해당하는 투자를 했다. 기존 경영진 및 직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앤락 김준일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sungjinpark@yna.co.kr

Sunday, August 20, 2017

인터넷소비 늘수록 저임금 확산..한국도 '아마존 쇼크'

인터넷쇼핑 5년새 9%→14%
소매가격 출혈경쟁 갈수록 치열
자금력 약한 영세 중기·자영업
저임금 일자리 양산 부작용 불러
[서울경제] 한국 경제에서 인터넷 쇼핑이 늘어나며 저임금 일자리가 양산되는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의 최하위에 있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저임금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개인들이 인터넷 쇼핑(모바일·홈쇼핑 포함)에 쓴 금액은 5조4,955억원을 기록해 200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최대를 기록했다. 2010년 월평균 2조원을 기록했던 인터넷 쇼핑액은 올해 5조원을 넘어섰고 개인 신용카드 매출액의 9.3%(2012년)에 불과했던 인터넷 쇼핑의 비중은 올해 14%까지 뛰었다. 신용카드는 일반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지만 2015년 10월 역전돼 인터넷 쇼핑이 압도적인 소비처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증가한 인터넷 쇼핑으로 우리 경제에 ‘아마존 효과’가 나타나는 사실이다. 아마존 효과는 인터넷 쇼핑 공룡인 아마존이 소매업을 대체하면서 상품가격 하락과 저임금 노동자 양상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상품비교가 가능한 인터넷 공간에서 업체들은 강도 높은 가격경쟁에 노출돼 상품가격의 하락 압력을 받는다. 마진율이 낮아진 기업들은 임금을 낮추거나 줄이고 퇴출된 노동자는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경제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뛰는 것을 막아 ‘무한경쟁→상품가격 하락→저임금 노동 양성→실질임금 정체→물가 정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
우리 경제도 인터넷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2013년부터 상품가격지수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생산자가 상품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내 상품가격지수는 최근 몇 년간 기준선(2010년 100) 아래에 있다. 우리나라 실질임금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3%)을 웃돌았던 실질임금 상승률(3.1%)은 2013년 이후 하락했다. 2013~2015년 실질임금은 성장률을 밑돌았고 지난해(2.8%)에 와서야 성장률과 같아졌다.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 역시 2012년 6.1%에서 지난해 0.6%로 급락했다. 물가 상승의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가격 제외)도 물가안정목표치(2%)를 밑도는 1%대에 머물고 있다. ‘실질임금 감소→인터넷 쇼핑 증가 →상품가격 하락→저임금 고착→물가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양질의 일자리가 수출 대기업에서 생기는 구조다. 반면 최근 11번가 같은 오픈마켓과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의 경우 경쟁이 심화되며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는커녕 영업이익률만 하락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파는 자영업자와 영세 소매업체에 고스란히 전해져 가격경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료품에서 전자기기, 심지어 숙박도 모바일 가격경쟁에 무차별로 노출되고 있다”며 “상품가격이 정체되면 임금을 높일 수 없고 비정규직 등 저임금 일자리가 양산되는 영향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구경우·빈난새기자 bluesquare@sedaily.com

배달 앱 수수료 폐지했다더니 '경매'.."부담 가중"


<앵커>
스마트폰 배달 앱 화면입니다. 당연히 앱 화면 상단에 있는 음식점들에 주문이 몰리겠죠. 이렇게 좋은 자리는 경매 방식, 그러니까 돈을 많이 내는 음식점에 배정됩니다. 일률적으로 받던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매달 최고가를 써낸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인데, 음식점들은 부담이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부터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는 요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지난달 스마트폰 배달 앱에 낸 광고비가 1백80만 원으로, 1년여 사이 4~5배 늘어난 겁니다.
[박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서 이걸 계속하긴 해야 하는데, 수수료 부분이나 이런 부분이 너무 과도하니까 손해 본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광고비 폭등의 원인은 배달 앱 업체 '배달의 민족'이 1년 전쯤 도입한 경매제 때문입니다.
'수퍼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눈에 잘 띄는 윗줄에 업소명을 최우선 배치하는 걸 도입했는데, 구역마다 업종별로 매달 경매를 통해 최고가를 낸 업체 3곳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2년 전 업주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며 매출의 9% 정도인 수수료를 폐지했는데, 최근엔 이 경매제로 부담이 더 늘었다는 게 업주들 주장입니다.
[남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경매 참여) 안 하면 안 하는대로 손해고, 하면 진짜 힘들게 일해가지고 저희가 번 돈을 다 갖다 주고도 적자를 보는 거죠.]
또 다른 배달 앱 업체 '요기요'도 1년 전쯤 화면 상단에 '우리동네 플러스'라는 걸 도입했는데, 여기선 입찰자의 입찰가를 계속 보여주면서 이른바 '입찰 레이스'를 유도합니다.
[박 모씨/'배달 앱 이용' 업주 : 배달 어플들이 생기면서 초반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좀 많은 효과를 줬는데. 지금은 그 비용이 (매출의) 15% 이상이 되다 보니까.]
배달 앱 업체들은 경매제는 희망하는 업주들이 자율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잘 보이는 곳에 노출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업주들의 부담 증대로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이호건 기자hogeni@sbs.co.kr

Monday, August 7, 2017

1000원짜리 팔아 올해 매출 '2조 육박' 다이소의 성장 비결은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을 파는 다이소가 급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인 올해 매출 1조8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불황으로 인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강해지면서 다이소 같은 ‘1000원숍’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다이소 전 점포에서 팔리는 상품수는 약 10억개다.
다이소 강남 고속터미널점 전경/다이소 제공
8일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상반기(1~6월)에 연간 매출 목표치(1조8700억원)의 절반인 9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에 첫 점포의 문을 연 다이소의 매출은 최근 몇 년동안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1년 5100억원이던 매출액은 2015년 1조493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1조30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5년만에 두배반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2012년 1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도 2015년 842억원, 지난해 1131억원으로 불어났다.
유통업계에서는 다이소가 빠르게 점포수를 늘리고 물류센터를 짓는 등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내년 매출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 예상대로라면 다이소는 2015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지 3년만에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 셈이다.
① 무엇이든 ‘다 있소’...취급 상품수 3만개 넘어
다이소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보다 상품의 다양성이다. 점포당 취급 상품수는 평균 약 3만개다. 점포 크기가 작은 곳은 2만개 수준이고 큰 곳은 3만개를 넘어선다. 이는 육류, 과일, 가공식품, 조미료 등 식품까지 취급하는 대형마트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대형마트는 점포 규모에 따라 5만~6만개의 품목을 취급하는데 이 가운데 식품을 제외하고 생활용품, 의류, 생필품, 가전 등의 품목수는 약 3만~4만개다. 식음료를 위주로 판매하는 편의점은 취급 품목수가 2000~3000개로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 전문점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 업체들이 품목수로 경쟁하는 이유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려 ‘여기 가면 다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라고 분석했다.
다이소는 단순히 품목수가 많은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가 찾는 상품의 다양성도 높였다. 예를 들어 신발의 안창과 발뒤꿈치가 닿는 부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신발에 붙이는 ‘발 뒤꿈치 패드’를 사러 가면, 종류와 디자인, 소재, 가격에 따라 여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1000원짜리 1종, 2000원짜리 2종, 3000원짜리 2종, 고급 소재로 만들어져 발목까지 감아주는 보호패드(5000원 이상) 2종 등 최소 7~8가지의 선택권이 주어진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선 가장 기본적인 제품 2~3가지 정도가 진열된다.
다이소 부산 연제점 전경/다이소 제공
② 잘 만드는 나라가서 싸게 사온다...취급품 절반 해외에서 공수
다양한 품목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다이소는 국내외 협력사들과 손잡고 매달 600여가지 신상품을 기획·공급한다. 이 중에는 다이소가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 하는 상품도 있지만 국내 생산 제품들은 인건비가 비싸 단가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상당수 제품은 가장 싸게 잘 만드는 나라에 가서 직접 공수해온다. 이 과정에서 원가가 크게 절감되고 ‘가성비’를 확보할 수 있다. 해외에서 공수하는 제품들은 다이소가 진열 중인 전체 품목 중 절반을 차지한다.
예를 들면 스테인리스를 원재료로 하는 식기구나 주방용품, 면으로 된 생활용품은 인도, 고무로 된 제품은 말레이시아, 유리 제품들은 러시아, 크기가 아주 작은 식기구, 예쁜 반찬통, 물통 같은 제품은 일본에서 각각 가져오는 식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을 낮추면서도 ‘품질’은 좋아야 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그 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협력사들을 찾아다닌다”고 설명했다.
③ 소비자가격 먼저 정한 뒤 생산...‘현금’으로 ‘대량 주문’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생산 단계부터 ‘1000원’ ‘2000원’으로 가격을 정해놓는다. 통상 기업들은 제품 원가에 이윤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정하는데 이와 달리, 소비자 가격을 먼저 정한 다음 다양한 방법으로 단가를 낮춘다. 예를 들어 협력사 간에 경쟁을 시켜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포장을 줄이고 디자인을 바꾼다. 대신 협력사들이 손해보지 않게 하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하고 현금으로 결제한다.
다이소가 진열하는 제품 중 절반은 수입산, 절반은 국산이지만 실제로 팔려나가는 품목은 국산 제품 비중이 70%로 높다.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고, 같은 가격이면 국산 제품을 사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이소 측은 “국내 공장은 단가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번 주문할 때 대량 주문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낮추고 디자인, 홍보처럼 본사(다이소)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와 서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이소 제공
다이소는 국내 600여개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시장 조사, 상품 발굴, 상품 디자인, 품평회, 홍보 등 상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이소 브랜드의 옷걸이, 종이컵, 물티슈, 화장도구 등 히트 상품도 개발했다.
다이소는 총 품목의 절반을 3000원 미만 가격에 팔고 있다. 3만여개 제품 중 50%가 1000원, 30%가 2000원으로 어느 점포에 가든지 균일한 가격에 팔린다.
④ 점포 1190개, 물류센터 확대...유통비용 낮춰
다이소는 유통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체 물류센터도 운영 중이다. 현재 용인, 기흥, 경남 양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특히 용인에 위치한 다이소 허브센터는 상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부산 물류센터를 착공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점포수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2001년 100개, 2010년 500개이던 다이소 매장수는 2017년 7월 기준 1190개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500여곳은 가맹점이다. 다이소 측은 “상권 중에 가장 핵심지역만 골라서 입점하고 있고 가맹주들 간의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점포 간에 최소 1km의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다”며 “평균 매장 면적을 100평~300평까지 키워 손님들이 편히 와서 놀고 구경하고 쇼핑하는 쾌적한 점포들을 앞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