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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1, 2017

LG전자 '11% 영업益' 비밀은.. 10배 늘어난 생산량

[축구장 2.5배 창원2공장 가보니]
라인마다 11초당 1대씩 완제품.. 박스 포장까지 15분 만에 끝내
1만번 이상 문을 열고 닫아도 문제 없어야 품질테스트 통과
- 탁월한 실적 '이유' 있었네
자동화율 60%로 생산 효율화.. 모듈화로 표준화.. 원가 낮춰
트윈워시 등 혁신제품 시장 압도
지난 3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산동 LG전자 창원 2공장. 신뢰성시험동 2층 도어(door·문) 개폐 시험실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35㎡(약 10평) 넓이 시험실에서는 테스트 장비가 드럼 세탁기 2대를 비롯해 통돌이 세탁기, 건조기, 의류 관리기 등 제품 14개의 문짝을 쉴 새 없이 여닫고 있었다. 김철융 LG전자 상무는 "사용자가 문을 잡고 아래로 힘을 주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이렇게 1만번 이상 여닫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가혹한 시험이 미국 신뢰성 1위를 지키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소비자 평가지 컨슈머리포트는 10년 넘게 LG전자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신뢰성 1위 제품으로 평가했다.
지난 31일 LG전자 창원 2공장 A1동에서 직원들이 드럼세탁기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를 마친 제품은 박스 포장까지 마무리한 뒤 곧바로 컨테이너에 실린다. LG전자는 이 공장에서 세탁기, 건조기, 의류 관리기 등을 11초에 한 대씩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사상 첫 두자릿수 영업 이익률
198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창원 2공장 A1동은 세탁기, 건조기, 의류 관리기 등을 생산하는 LG전자의 주력 공장이다. 축구장 2개 반 넓이에 이르는 1만8200㎡ 작업장에서는 드럼 세탁기, 의류 건조기, 통돌이 세탁기로 나뉜 라인마다 11초에 한 대씩 완제품을 내놓고 있었다. 라인 입구에서 'ㄷ'자 모양 틀만 겨우 갖췄던 세탁기와 건조기는 15분이 채 안 돼 상자 포장까지 거쳐 컨테이너에 실렸다. 140m 길이 라인마다 1~2m 간격으로 늘어선 작업자들은 조립부터 품질 검사까지 각자 위치에서 빠르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건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생산 라인을 2개로 확대했다"며 "올해 국내 건조기 판매량이 드럼 세탁기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는 작년의 6배인 60만대로 예상된다.
건조기와 의류 관리기 등 새로운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1분기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매출 4조6387억원, 영업이익 5208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사상 첫 두 자릿수인 11.2%를 기록했다. 미국 월풀,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세계적 가전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5%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뛰어난 실적이다.
재고 없는 공장과 혁신 제품 출시가 비결
높은 수익성의 배경으로 꼽히는 생산 효율화는 공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정나라 LG전자 차장은 "창고를 없애는 대신 대형 부품은 30분, 중형은 2시간, 소형은 4시간 분량 재고만 라인 앞에 비치해 공간 낭비를 막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무인 전동차와 지하 컨베이어, 천장을 오가는 운반 장비(트롤리) 등 다양한 자동화 기기를 적용해 자동화율을 60%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실제 이 공장에는 하루에 5t 트럭 기준 950대 분량의 부품이 들어오지만, 도착 때부터 부품을 내리고 빠져나갈 때까지 모든 과정이 25분 만에 끝날 정도로 시스템은 체계적이다. 이 덕분에 30년 전 공장 가동 초기 연간 세탁기 50만대였던 생산 능력은 같은 공간에서 500만대로 커졌다. 김영수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 연구소장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여러 부품을 묶어서 조립하는 모듈화도 제품 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통돌이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합친 개념의 트윈 워시(2015년), 열풍 방식이 아닌 제습기 원리를 이용한 전기식 의류 건조기(2016년), 세탁기와 건조기 기술을 적용한 의류 관리기(2011년) 등 연달아 혁신적 제품을 출시한 것도 높은 수익성을 낳은 배경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을 계속 내놓다 보니 유통 업체들이 마진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우리 제품을 확보하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류재철 LG전자 전무는 "중국 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따라오고 있지만, 아직 핵심 기술은 모방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많은 소비자가 LG전자 제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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