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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29, 2016

악재 연속 '자라'..촛불폄훼 불매 번지고 미국선 죽은 쥐 망신

논란 더 키운 "학생은 공부" 해명.."이완용 경고문과 유사"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이 1일 CJ대한통운 지식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16.4.4.© News1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의 사과문 전문©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여러분이 시위에 나가 있을 때 참여 안 한 4900만명은 뭔가를 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미래는 여러분이 책임져야 합니다."(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
국내 시장에서 유독 맥을 못 추던 SPA브랜드 자라가 이봉진 지사장의 '촛불집회 폄훼 논란'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까지 만나 흔들리고 있다.
가격과 품질 모두 유니클로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데 이어 정치적 발언 논란에 휩싸여 '불매 직격탄'까지 맞게 됐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죽은 쥐의 다리가 자라 원피스 솔기 속에서 발견되는 '해외토픽'으로 전파되면서 전 세계적 망신도 당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 즉각 해명 나섰지만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이 한 대학교 특강에서 촛불집회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같은 문제의 발언을 외부에 알리며 "참여자들은 우리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논란이 일자 긴 분량의 사과문을 내고 해명했다. 그는 "지금의 정치 상황이 매우 부당하고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라고 생각한다"면서 "집회 참여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진 "각자 자기 위치에서 직장인은 일에, 기업은 사업에, 그리고 학생은 공부에 최선을 다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문장은 오히려 누리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들은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 중 "시위는 힘없는 자들이 하는 것이므로 공부를 해서 힘을 키워라" "아무리 시위해도 소용없다" 등의 내용과 이 사장의 발언이 흡사하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쇼핑정보 카페에서 한 누리꾼은 "해명글이 더 어처구니없다"면서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의 경고문과 딱 맞아떨어져 소름이 돋는다. 자라 사장도 우리를 '개돼지'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 News1
◇민감한 시기에 200만 촛불집회 폄훼…타격 불가피
한 블로거는 '이제부터 자라 불매운동 시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높으신 분들이 요즘 분위기를 파악 못해 불매운동을 해달라고 용을 쓰고 있다"면서 "강연하러 다니지 마시고 그냥 '자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각 포털 사이트에서 '자라 불매'를 검색하면 '불매운동' 관련 카페와 블로거 포스팅이 셀 수 없이 올라 있다.
기사 댓글에도 "이완용과 같은 생각이라니 소름" "자라 본사는 저 발언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얼마나 타격받았는지 알까" "천호식품에 이어 자라도 불매" 등의 비난글이 수백개에서 수천개씩 달렸다.
심지어 자라 브랜드를 전개하는 스페인 인디텍스그룹 본사에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불매운동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자라코리아 측은 "이 사장은 이번 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에게 사과를 전하고 있다"며 "특정 선택을 비난하고자 했던 의도가 아니며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 불매운동에 대한 입장과 대응에 대해서는 "아무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 News1
자라는 미국에서도 옷에서 죽은 쥐가 발견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망가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사는 케일리 피셀(24)은 자라 매장에서 구매한 원피스 솔기 속에서 죽은 쥐가 나오자 자라를 주의의무 위반혐의로 고소했다. 40달러(약 4만6000원) 상당의 검은색 원피스를 어깨 쪽 솔기에서 6㎝ 크기의 죽은 쥐가 발견된 것,
피셀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솔기 사이로 나온 작은 발을 봤을 때 정말 소름 돋았다"면서 "너무 무서워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피셀 변호사 측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몸에 발진도 생겼다고 주장하며 자라를 압박하고 있다.
◇'유니클로'에 경쟁 밀린 '자라'…"안 그래도 힘들텐데"
패션업계에서는 자라가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대형 악재를 연속으로 맞은 만큼 실질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 SPA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과 빠른 출점 전략으로 승승장구해 패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지만 자라는 유니클로에 밀리고 토종 SPA브랜드들에 치여 성장이 더딘 상태다.
유니클로는 지난해(회계연도 2014년 9월~2015년 8월) 기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1169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 2905억원에 그쳤다.
또한 자라는 2012년 106억원, 2013년 118억원으로 100억원 대 영업익을 올리다 2014년 80억원 적자를 냈고 지난해 다시 흑자전환하는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자라는 급성장 중인 토종 SPA 브랜드 데이즈에도 밀려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데이즈는 2014년 35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엔 45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불황의 장기화로 의류를 구매할 때 '가성비(가격대비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접근성이 높은 대형마트 내 의류브랜드가 고성장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라는 유니클로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난 이후 강점이던 디자인 측면서도 좋은 평가를 못받고 있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 사장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져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사장의 발언 관련해서는 대체로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SPA브랜드들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자라는 디자인과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다"며 "시기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휘말린 만큼 영향이 없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장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81학번으로 1986년(SK 네트웍스)에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1996년 한국까르푸에서 11년 동안 근무해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7년 자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사장직을 맡고 있다.
스페인 인디텍스그룹과 롯데쇼핑은 2007년 합작법인 자라리테일코리아(인디텍스 80%·롯데 20%)를 설립했다. 현재 국내에 40여개 매장이 있다.

Thursday, November 10, 2016

트럼프 "아이폰 공장 美로 옮겨라" 압박.. 애플의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애플의 향후 행보에 IT(정보기술)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월부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애플이 아이폰과 컴퓨터를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애플을 압박해 왔다. 이에 더해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45% 관세를 물리겠다고 수차례 엄포를 놓기도 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애플이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면 임금과 부품 비용 상승으로 아이폰의 가격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애플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세금 문제에서 '당근'을 제시할 경우 애플이 전향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으로 옮기면 아이폰 가격 최소 30~40달러 상승"
애플은 현재 대만의 폭스콘·페가트론에 아이폰 조립을 위탁해 중국 6곳, 브라질 1곳 등 7개 해외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은 IHS에 따르면 판매 가격인 749달러(86만원)인 아이폰 6S의 부품 가격은 약 230달러로 추산되고, 조립 비용은 4~10달러 수준이다.
미국으로 공장을 옮길 경우 우선 비싼 임금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시넷에 따르면 폭스콘 중국 공장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약 400달러(약 46만원)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국에선 주(州)별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더라도 최소 2배, 많게는 3배가 더 든다. 부품 공급 비용도 대폭 오른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올해 기준 애플의 협력업체는 28개국 766개 업체에 달한다. 중국(346개, 전체 45%), 일본(126개·16%)과 대만(41개·5%) 등 대부분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미국 기업은 9%(69개)에 불과하다.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아시아 지역에서 만든 상당수 부품을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옮겨야 하는 것이다.
미국 시러큐스대 제이슨 데드릭 교수는 "임금 상승과 부품 운반 비용만 고려하더라도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 대당 가격이 30~40달러는 상승할 것"이라며 "여기에 부품까지 아시아가 아닌 미국에서 생산해야 할 상황이 오면 아이폰 생산 비용은 100달러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초기에도 애플은 아이폰 생산 공장의 미국 이전 압박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에게 "왜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잡스는 이에 대해 "단지 임금이 싸기 때문이 아니다. 중국에는 숙련된 노동자가 많고, 중국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시장 상황에 따른 생산량 조절에도 훨씬 유연하다"고 반박했었다.
애플 입장에선 중국 공장 철수로 비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애플은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중국에서 5위권으로 밀려나자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올해에만 세 번씩 중국을 공식 방문해 베이징과 선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겠다고 약속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밀려 생산 공장을 옮길 경우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애플이 폭스콘을 통해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거나 브라질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타협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근과 채찍 든 트럼프, 애플 압박할까
애플은 현재까지 공장 이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세금이나 관세 문제를 당근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인세 감면을 통해 애플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해외에 쌓아놓은 역외 자금 2000억달러(229조7000억원)를 미국 내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애플의 고민은 역외 자금을 들여오면 미국 연방정부에만 35% 법인세를 내야 한다는 것.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미국 기업들의 우려를 감안한 듯 지난 9월 "미국 기업이 역외 자금을 가지고 오면 법인세를 35%에서 10%로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세금 감면 혜택이 현실화된다면 애플의 미국 내 공장 설립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김동원 기업분석부장은 "세금 감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애플이 미국에 추가로 생산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공장을 미국 현지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